나를 위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나를 위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 김준아 기자
  • 승인 2020.01.31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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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나 캐나다 소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토론토 사람들의 반응
뉴스가 진행되는 동안 토론토 공공 병원 번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에어캐나다에서 중국행 비행기 전부 취소했다고 하던데 들었어?”

“중국인들은 정말 역겨워.”

“하지만 모든 중국인들이 그런 건 아니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하지 마. 언론에서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해 과장 하는 거야. 그들은 그런 걸 즐기거든.”

너무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나라이기에 그럴까? 생각지도 못한 반응부터 중국인을 넘어 아시아인 혐오 발언까지 나타나고 있는 토론토이다.

토론토는 지난 1월 25일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초 확진자가 나왔으며 현재 그의 아내까지 양성 반응이 나왔다. 두 사람은 1월 22일 광저우에서 토론토로 들어왔으며, 개인차를 이용해 자택까지 이동 했다고 밝혔다. 그 후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이 감염 될 확률은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모든 토론토 뉴스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매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평소 같았으면 북적일 시간인데 손님이 하나도 없는 토론토에 위치한 한식당 모습.
평소 같았으면 북적일 시간인데 손님이 하나도 없는 토론토에 위치한 한식당 모습.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평소 대기 명단까지 있던 한 한식당은 저녁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한 대학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마스크를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정보를 나누고, 중국계 학생이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혐오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현재 한국보다 감염자는 적은데 이상하게도 한국보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하기 힘들다. (물론 한국도 현재 힘든 상황이라고 들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마스크를 구입할 수는 없는데 막상 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보다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거다. 그러면 그 많은 마스크는 어디로 간 것 일까?

현재 토론토의 인구는 약 270만 명. 그 중 중국인이 60만 명이 넘는다. 우스갯소리로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이 한국 인구보다 많을 거라는 말이 있다. 그들이 마스크를 전부 구입해서 중국으로 보냈다는 소리도 나온다.

 

마스크 구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토 한 대학의 단체 채팅방.
마스크 구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토 한 대학의 단체 채팅방.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중국계 학생이 있는 채팅방에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학생들.
중국계 학생이 있는 채팅방에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학생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한 한국인 부모는 아이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예정 되어 있어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도매상까지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입하지 못해서 친구한테 받은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국할 예정이다. 걱정되지만 일정을 취소할 수도 없고, 지금 당장 마스크를 구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토론토 사람들은 약속을 미루고, 여행을 취소하고, 만남을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심각하게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소리가 나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이 사태는 나를 위해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조심해야 한다. 한국보다 감염자가 적지만 한국보다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토론토. 경각심이 없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혹시나 더 크게 그리고 더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인해 대화의 주제도, 하루의 생활도 전부 달라진 토론토. 하루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김준아는...
- 연극배우
- 여행가가 되고 싶은 여행자
- Instagram.com/juna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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