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리니까 좋다
[신간] 그리니까 좋다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0.02.0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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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석 그림/ 창비
ⓒ위클리서울/창비
ⓒ위클리서울/창비

[위클리서울=이유리 기자]  '그리니까 좋다'는 15년 여간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해 온 김중석의 그림 에세이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그려 온 괴물 그림과 함께 ‘그림 그리기’에 대한 작가의 재치 있는 단상을 담았다. 

김중석 작가는 특유의 담백하고 친근한 그림체로 우리 아동 문학의 주인공들을 그려 왔다. 가족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아 가는 '엄마 사용법'의 현수,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의 명랑한 캐릭터들은 그의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기억된다. 또한 그림책 '나오니까 좋다'의 캠핑하는 고릴라와 고슴도치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의 사랑까지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작가는 전업 작가로 일하면서 본인이 그렇게 사랑하던 그림 그리기를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의뢰 받은 그림을 마감에 맞춰 힘겹게 그렸고, 틀에 갇힌 그림만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는 어느 날부터 목적 없이,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동안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기상천외한 모습의 괴물들이 그려졌다. 이렇게 탄생한 55점의 괴물 그림들을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 ‘괴물’이라고는 하지만 무섭거나 기괴하지 않고 오히려 엉뚱하고 발랄한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기까지 한다. 작가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저 신나게 그린 그림들은 독자에게도 즐거움과 해방감을 선사한다.     

제각각 개성이 넘치는 괴물 그림을 통해 예술가가 어떻게 상상하고 표현하는지 엿볼 수 있는 것 또한 '그리니까 좋다'의 매력이다. 김중석 작가는 동그라미 하나, 선 몇 개를 그린 다음 상상에 상상을 더해 괴물들을 만들어 내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을 함께 쓰면서 우연히 만들어지는 효과들을 즐긴다. ‘입시 미술’을 하며 익힌 원근법, 명압법 등의 법칙을 무시한 그림을 그리면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작가는 어떤 대상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독자에게 느낌대로, 마음껏 그려 보기를 권한다. 

펜, 오일 파스텔, 동양화 물감, 과슈 등 여러 재료와 도구들을 사용하여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가운데 딱풀, 실, 수세미, 병뚜껑 같은 수상한 재료들로 표현된 그림들에서는 작가만의 유머와 재치가 드러나 무릎을 치게 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누구나 쉽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하나씩 풀어놓는데, ‘힘을 빼고 설렁설렁 그린다‘ ‘우연히 시작하고 갑자기 끝낸다’ ‘스케치는 필요 없다’ ‘손에 잡히는 재료로 시작한다’ ‘과감하게 망쳐 본다’ ‘배운 것과 반대로 해 본다’ 등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그림 그리기를 어렵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상상을 담은 창의적인 세계를 만들어 내는 기쁨과 성취감을 전한다.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있는 성인 독자, 그리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린이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부모와 교사 들에게 유용한 팁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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