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습정
[신간] 습정
  • 이주리 기자
  • 승인 2020.02.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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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지음/ 김영사
ⓒ위클리서울/김영사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다함이 없는 보물’ 같은 한문학 문헌들에 담긴 전통의 가치를 현대의 언어로 되살려온 고전학자 정민 교수가 《습정》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펴낸 《일침》《조심》《석복》《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에 이은 ‘세설신어(世說新語)’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낮추는 법 없이 제 할 말만 한다. 듣기를 거부하는 소음의 언어로 세상은 갈수록 시끄럽다. 거짓 정보, 가짜 뉴스에 덩달아 일희일비하며 정신없이 흔들리는 사이, 정작 소중한 것들이 내 안에서 빛바래 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습정(習靜)’의 자세. 침묵과 고요를 익히는 연습이다.

이 책은 고요히 자신과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네 글자 행간에 담아냈다.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부터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까지, 풍부한 식견과 정치한 언어로 폭넓게 사유한다.

세상은 항상 덕을 채워나가는 쪽과 제 복을 털어내고 덜어내는 쪽의 길항으로 움직인다. 마음 간수가 어느 때보다 절박하고 절실하다. 날마다 조금씩 쌓아가는 것들의 소중함에 눈을 뜨고, 진실의 목소리에 더 낮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침묵이 주는 힘, 고요함이 빚어내는 무늬를 잊어버린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귀중한 지침이다.

이 책은 100편의 글을 ‘마음의 소식’, ‘공부의 자세’, ‘세간의 시비’, ‘성쇠와 흥망’으로 나눠 묶었다.

제1부 〈마음의 소식〉은 세상의 파고에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마음을 지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일에 닥쳐 아등바등 발만 구르며 사는 일은 고해(苦海) 그 자체다. 바깥으로 쏠리는 마음을 거두어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낙담하지 않고 곧 지나가겠지 한다. 누가 돈을 많이 버는 수가 있다고 꼬드기면 못 들을 말을 들은 듯이 몸을 움츠린다.

제2부는 늘 반듯한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공부의 자세〉이다. 말을 아껴야 안에 고이는 것이 있다는 ‘득구불토(得句不吐)’, 부족해도 안 되고 넘쳐도 못쓴다는 ‘약이불로(略而不露)’, 깊이는 여러 차례의 붓질이 쌓여야 생긴다는 ‘유천입농(由淺入濃)’ 모두 말은 달라도 결국 의미는 같다. 

제3부는 〈세간의 시비〉이다. 말이 가장 무섭다는 ‘가외자언(可畏者言)’, 마땅히 갖춰야 할 열 가지 처세법 ‘처세십당(處世十當)’, 취한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취몽환성(醉夢喚醒)’이 이어진다.

제4부 〈성쇠와 흥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한 대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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