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 외침 컸지만, 내부적 사회변혁 이끌지 못해”
“‘촛불혁명’ 외침 컸지만, 내부적 사회변혁 이끌지 못해”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3.04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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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강경선 21세기 공화주의클럽 대표-3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강경선 21세기 공화주의클럽 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우리의 헌법,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평가하나.

▲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 헌법의 내용을 지속해서 충족시켜 가야 한다. 헌법에 정상(頂上)이라는 게 있다면, 대체로 3분의 2 또는 4분의 3까지 도달했다고 본다.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주의 분야에서 많이 컸지만 사회복지국가 분야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사회복지 국가의 달성은 복지 분야에 대한 예산 투입뿐만 아니라 그와 부합하는 공무원과 시민문화 모든 것들이 사회복지 국가의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 자율사회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법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 마지막 단계가 중요한데.

▲ 지금까지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많은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했다. 그 결과 헌법의 3분의 2까지 등정한 것이다. 우리가 가야 할 나머지 ‘3분의 1’은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이전처럼 금방 표시가 드러나지 않는 길에 들어섰다. 마지막 등산 단계에서 숨이 꽉꽉 차오르는 것과 같다. 8부, 9부 능선을 넘으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진짜 선진국, 진짜 공화국이 보인다. 그것이 민주공화국 완성이다.

 

- 공화주의 완성 어떻게 해야 가능한가.

▲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 한 것에 너무 기뻤다.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받은 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오스카상은 영화계 노벨상과 같다. 지금 영화뿐 아니라, 우리는 각 부문에서 세계 정상에 도달한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업의 기술 분야나 손흥민 선수, 김연아, BTS 등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듯이 헌법도 정상에 이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공화국을 완성하는 것이다. 더욱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신인도가 국제적으로 급전직하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동양 3국 모두 신용이 떨어졌다. 특히 서양국가들에 의해서 동양인들이 다시 얕잡아 보이게 되었다. 아쉬운 일이다. 하루빨리 보다 더 견고한 국가를 만들어서 국가의 격을 높여야 하리라고 본다.

 

- 종합예술에 비유된다.

▲ 영화는 음악과 미술, 분장, 디자인, 각본, 편집 등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종합예술이다. 한 분야만 잘해도 안 된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노력도 있었다.

작품성도 높았지만, 뛰어난 번역 등 부수적 뒷받침이 주효했다. 영화제작사가 영화홍보에 3천만 달러를 들였다 한다. 이렇듯 전문성과 자본 등의 분업과 협업을 금자탑을 쌓았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자. 시민과 사회 전체의 수준 상승이 공화국을 이룬다.

 

- 문화국가 시대를 강조했는데.

▲ 사회복지 국가는 국가와 법의 차원에서 최상위 발전단계다. 모든 국민이 각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것이다. 전문가란 자신의 분야에 경지를 느끼게 된다. 진, 선, 미와 같은 맛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문화와 예술이 꽃을 피우게 된다. 각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서 장인(master)이 되고 희열을 느낀다. 공화국은 문화국가로 연결된다. 가장 관료화된 공무원사회나 가장 기계화된 노동자 작업장조차 문화국가 원리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 세계 지도국인 미국과 영국이 오늘날 강대국이 된 핵심요인을 분석한다면.

▲ 세계 지도국가가 된 나라들은 경제나 군사력에서도 최상위였지만 동시에 최고의 보편규범 국가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민주주의와 산업혁명의 선두에 섰던 영국은 동시에 가장 발달된 헌법국가였던 것이다.

오늘날 유럽국가와 미국도 최상의 헌법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지도국가가 된 것이다. 우리도 세계 지도국을 꿈꾸기 위해서는 보편규범으로서의 헌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헌법발전은 곧 이상적 국가의 실현으로 직결되고 이것이 공화국을 만드는 길이다.

 

- 개헌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 촛불 정부가 2년 전부터 개헌작업을 시작했는데, 나는 그 부분에서 약간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촛불혁명이 일어났다. 개헌해야 할 시점에 온 것이다. 맞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개헌은 헌법전의 교체를 뜻했다.

나는 그런 개헌에는 반대했다. 헌법은 국가 체질을 바꾸는 일이다. 그것이 실질적 의미의 개헌이다. 헌법전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선진국형 개헌이란 상향식 개헌, 즉 선 개혁(=실질적 개헌), 후 개헌(=형식적 개헌)이다.

상향식 개헌이란 헌법전 개헌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부터 착수하는 것이다. 어떤 정부라도 모든 개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주요 개혁과제를 선정하고 그것에 2~3년 집중해서 성과를 얻게 되면 그것이 실질적 개헌인 것이다.

예컨대 국회 개혁을 하거나 지방자치를 부분적으로 성공시키거나 대학개혁을 한다거나, 공무원들을 개혁하게 되면 헌법전은 그대로 지만 우리나라 헌법이 실질적 내용이 바꾸는 것이다. 이런 개혁을 하다 보면 현행 헌법의 조문을 불가피하게 수정할 필요를 느낄 수 있다.

바로 그때 원, 투 포인트 개헌을 하면 효율적인 개헌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실질적 개헌이요, 상향식 개헌이다. 현 정부는 형식적 개헌에 골몰하다가 귀중한 초기 1년을 허비했다. 현 정부의 개헌기회는 물 건너갔다.

현 정부의 낡은 사고방식이 드러난 셈이다. 우리도 개발도상국, 외적 성장을 필요로 했을 때는 형식적 개헌을 통한 하향식 개혁을 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지금은 질적 성장과 내실화를 기하는 사회복지 국가를 만들 때다.

그렇다면 실질적 개헌의 사고방식으로 접근했어야 한다고 본다. 개헌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이미 과거지사가 되었기 때문에 말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현 정부는 촛불정신을 계승하겠노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지만, 촛불정신을 잘못 파악하였고, 그래서 편향된 역사의식을 가진 결과로 성과 없이 지난 3년을 보내게 되었다. 헌법에 대한 이해와 인식 부족이 나은 결과이다.

 

- 동북아 국가 중 유독 한국만 민주적 역동성이 강하다.

▲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중국, 이들 세 나라는 수천 년 동안 유교 체제 속에 살았다. 왕조문화 역사도 매우 깊다. 아직도 그런 전통이 곳곳에 남아 있다.

여기서 유독 한국만 특별히 다른데, 중국, 일본과 다르게 민주주의 역동성이 아주 강하다. 천황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도 왕조문화에 젖어 있고, 중국도 유교적 왕조문화와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만 민주주의 정신과 저항권이 컸고, 그 결과 국민주권의식도 세 나라 중 가장 강하다.

아쉬운 점은, 2017년 광화문 촛불광장에서의 거대한 외침이 또 하나의 저항권 행사에 그치고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저항권은 몇 차례 이미 성공한 터다. 이번의 촛불은 저항권을 넘어서 우리 사회에 곳곳에서 그 불을 켰어야 했다.

그 점에서는 매우 부족했다. 정권교체만 있었지 사회체질 변화를 하지 못했다. 가족, 직장, 모든 결사체 속속들이 촛불을 켜서 시민의식을 활성화했어야 했다. 현 정부가 그것을 했어야 했는데, 오로지 적폐청산에만 매달리다 허송세월했다.

 

- 변화 없는 ‘공허한 외침’만 있었다는 말인데.

▲ 촛불은 계속되고 있다. 현 정부가 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가 하면 되는 것이다. 촛불혁명은 공화주의 혁명이었다. 결코, 연장된 민주주의 혁명으로 즉 민주정부로의 교체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정권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위기에 몰린 국가의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절실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문제의식만 가져서도 안 된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갖추어야 한다. 비록 불명확하더라도 헌법에 의존해서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 공화주의적 자세라 말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시민과 정부에 전할 말이 있다면.

▲ 공화국 선진국이 되려면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이 시민의 덕성과 시민문화를 갖추어야 한다. 시민의 덕성을 나는 ‘주권자적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정리하였다. 헌법의식을 가진 시민을 말한다. 이는 권리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진 주권자가 되는 것이다.

자신과 가족과 가까운 친지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공적인 의식을 쌓아 가는 사람이 주권자적 인간인 것이다. 대체로 그는 정직할 것이며, 자주적이며, 자조적일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일에서 전문가가 되고 어느 정도 재산을 축적하는 성공도 거둘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와 국가와 인류를 생각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생활 수준을 그에 맞추어 살아갈 것이다. 때로 공직에 불려 나가면 공직을 충실하게 맡고, 일이 끝나면 다시 자신의 본업에 돌아와 소탈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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