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언론을 원했던 다산
공정한 언론을 원했던 다산
  • 박석무
  • 승인 2020.03.16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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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현재의 정권 앞 두 정권 시절에는 거대 방송사인 지상파 3개 매체조차 권력에 짓눌려 움츠리면서 제대로 권력을 비판하거나 성토하는 일은 감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큰 언론사의 보도는 국민의 외면을 당했고, 오히려 규모가 작은 종편의 방송사가 국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시청률이 높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른바 진보쪽이라는 몇 신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류신문들은 권력의 잘못을 비판하거나 성토하지 못했던 것이 그때의 실상입니다. 

이제 세상이 온통 변했습니다. 거의 모든 매체가 두려움과 거리낌 없이 권력을 비판하고 성토하는 일에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잘못하는 정권을 비판하는 일이야 언론의 본령이지만 트집과 꼬투리를 잡아 과장하고 왜곡하는 내용으로 권력을 비난하는 일이 이제는 상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쪽이라는 신문이나 방송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부의 잘못과 과실을 나열하여 비난을 위한 비난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본디 진실을 밝혀서 왜곡하는 일이나 거짓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정부도 비판하고 권력도 비판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많은 언론 매체는 무한대로 획득한 언론자유를 방패삼아 권력을 성토하고 비판하는 일에서 벗어나 현 정부와 권력을 증오하고 저주하는 수준에 이르렀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잘못하는 정부와 권력이 잘하도록 비판하고 독려해주는 일이야 당연하지만, 비난을 넘어 저주와 증오의 수준으로 욕하고만 있다면, 그것은 언론의 정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그렇게도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짓밟히고 있을 때, 그들 언론이 했던 일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을 다 알게 됩니다. 

200년 전에 다산은 언론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글로 남겼습니다. “언관(言官:사간원과 사헌부에 속하여 임금의 잘못을 간(諫)하고, 모든 관리들의 비행을 규탄하던 벼슬아치, 오늘의 언론인)의 지위에 있을 때에는 아무쪼록 날마다 적절하고 공정한 의론[讜論]을 올려서 위로는 임금의 잘못을 공격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숨겨진 고통을 알리도록 해야 한다. 혹 사악한 관리를 공격하여 제거해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극히 공정한 마음(至公之心)’으로 해야 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한 경우에는 탐욕스럽고 비루하고 음탕하고 사치스러운 점만 지적해야지 편파적으로 의리(義理)에만 의거하여 자기와 뜻이 같은 사람이면 편들어주고, 뜻이 다른 사람이면 공격해서 함정에 몰아넣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示學淵家誡)”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언론인은 우선 지공지심(至公之心), 지극히 공정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한쪽의 의리에만 치우쳐서도 안 됩니다. 당동벌이(黨同伐異), 즉 같은 무리라면 무조건 편들어주고 다른 무리이면 공격해서 함정에 빠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산의 주장이니, 바로 오늘의 언론인들에게 해주는 이야기 같습니다. 민생의 미래나 국가의 장래는 내팽개치고, 오직 뜻을 같이하는 무리들의 비위에 맞춰 이득이나 취하려는 그런 과장과 선동의 언론은 국익에는 너무나 해로운 언론입니다. 관에 항의하고, 임금의 잘못을 공격하는 일이야 옳지만, 털끝만큼의 잘못이라도 트집 잡아 미워하기만 해서는 언론의 정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언론인들, 다산의 뜻을 새겨봅시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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