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한선교’ 갈등에 보수 정치권 ‘화들짝’
‘황교안-한선교’ 갈등에 보수 정치권 ‘화들짝’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3.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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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붕 한 가족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코로나19의 어수선한 상황속에서도 정치권은 4월 총선 준비가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한바탕 불협화음에 휩싸였다.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갈등을 빚은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뽑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모두 당선권 밖으로 밀린게 화근이 됐다. 뒤늦게 통합당이 반발해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이미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빚어진 통합당 내 갈등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김용주 기자

종로 선거 하나만으로도 버거운데 황교안 대표에게 또 하나의 악재가 터져나왔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를 열어 전날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의결하려 했지만 다른 최고위원들이 모두 참석을 거부하면서 보류되는 파장을 겪었다.

김성찬 이종명 정운천 최고위원은 같은 날 별도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제점이 있는 분들을 검토 중이다. 의견을 모아서 보충을 하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명단 수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 대표는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내도 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미래한국당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아마 미래한국당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별개 정당인 만큼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순번 조정 등에 관여할 경우 정당법 위반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없지 않다. 당 일각에서는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의원들을 복귀시켜 한 대표를 압박하거나 아예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내자는 말까지 나왔다.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 대표는 지난 18일 공관위에 재심의를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전 태도에 비해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는 “원칙대로 한 것”이라는 주장을 꺾지 않았다.

 

불편한 ‘선 긋기’

전날 발표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한 대표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돌출 행보에 대해 황 대표에 대한 ‘선 긋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과 향후 정치적 지분 챙기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공 위원장도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언론에 발표된 이후에야 황 대표가 순위를 보고받은 것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일”이라며 “한 대표조차 회의가 끝날 때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단 양측의 갈등은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빚었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 가운데 5명 이상을 바꾸도록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함으로써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최고위는 회의를 열어 공관위가 지난 16일 마련한 46명(공천 40명, 순위계승 예비 6명)의 명단 가운데 ‘당선권’에 해당하는 20번 이하 명단에 대한 일부 재의를 의결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5명 이상 재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 위원장은 1명 정도 교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고위의 설득 끝에 교체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잘 해결할 것이다. 생각을 같이하고 있으니까”라며 한 대표와의 갈등설 수습에 나선 분위기다.

처음 미래한국당이 발표한 통합당의 ‘영입 인재’들은 20번대 초반이나 순위 계승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총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율을 얻어야 당선되거나, 기존 비례대표 의원이 궐위됐을 때 물려받는 순번이어서 통합당이 발칵 뒤집혔다.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22번),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26번), 박대성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32번),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의 지성호 대표이사(승계 4번) 등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비례대표를 신청했지만 추천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통합당의 예상 지지율을 미래한국당이 그대로 정당득표로 가져갈 경우 최대 20석 가까이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조수진(47·여)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 신원식(61·남)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을 각각 추천했다.

봉합 국면에 들어갔지만 이번 사태를 놓고 ‘웃지 못할 희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뒤늦게 통합당 측 인사들을 염두에 두고 일부 수정에 들어간 과정도 석연치 않다. 이미 보수진영 내 갈등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총괄 선대위원장의 깃발을 든 황 대표는 최측근으로 여겼던 한 대표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측의 신뢰에 금이 간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 대표는 황 대표의 성균관대 동문으로서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직후 첫 사무총장을 맡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하지만 황 대표가 한 때 미래한국당 최고위 해체를 고민할 만큼 분노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통합당에서 영입한 후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일부 한국당 차원에서 받은 인사들로 비례대표를 채우는 게 통합당의 '상식'이었지만 기대는 처음부터 삐긋했다.

꼼수라는 비판을 뚫고 만든 정당에 배신당했다는 불명예도 씻을 수 없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치 신인 황교안이 노련한 한선교에게 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총선 이후에도 한 대표가 독자 노선을 추진할 경우 제어장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통합당과 한국당 내 갈등 상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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