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타인의 해석
[신간] 타인의 해석
  • 이주리 기자
  • 승인 2020.03.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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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영사
ⓒ위클리서울/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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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티핑포인트》 《블링크》 《아웃라이어》 《다윗과 골리앗》 등 발표한 책을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린 최고의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이 신작 《타인의 해석》(원제: Talking to Strangers)을 들고 귀환했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선데이타임스〉 그리고 아마존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시카고트리뷴〉 각각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작을 뛰어넘는 또 한 권의 역작 탄생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천재적인 글쓰기와 독보적인 통찰력으로 세계적인 경영사상가로 평가받는다. 이번에도 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6년 만의 신작 《타인의 해석》은 공통점이 없는 사례들을 하나의 논점으로 꿰뚫는 예리한 시선,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반전을 거듭하는 지적 유희, 호기심을 자극하는 능수능란한 글쓰기, 신화를 뒤집는 파격적인 결론으로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이번 주제는 ‘소통과 이해’다.

왜 우리는 타인을 파악하는 데 서투른가?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고, 판사는 ‘죄 지은’ 사람을 석방한다. 믿었던 외교관은 타국에 ‘기밀’을 팔고,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는 투자자에게 ‘사기’를 친다. 눈앞의 단서를 놓쳐서 피해가 커진 범죄부터 피의자가 뒤바뀐 판결, 죽음을 부른 일상적인 교통단속까지,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이런 사례를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조목조목 짚은 다음, 그 이유를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내고,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당신이 만나는 타인을 이해하는 법에 대한 이보다 더 강력한 조언은 없을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사건은 백인 남자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라는 흑인 여자 운전자의 차를 멈춰 세우면서 시작된다. 차선 변경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담뱃불을 붙였다. 감정이 고조되고 입씨름은 거북할 만큼 장시간 이어진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경찰차 계기반 위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 녹화됐는데, 유튜브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를 차 밖으로 끌어내는 장면에서 끝난다. 그로부터 사흘 뒤, 샌드라 블랜드는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비극의 시작은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지면서”였다. 이처럼 최악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의 사례는 무수하다. 우리는 매일같이 타인과 만나고 그를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전문 설계사와 상담한 후에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면접을 치러서 직원을 뽑는다. 그 펀드는 고수익을 냈는가? 면접 점수가 높았던 구직자가 더 능력 있는 팀원이었는가? 이 질문들에 하나라도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당신도 타인을 파악하는 데 서툰 사람이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그렇다면 이 3가지 전략을 철회할 것인가? 답이 그렇게 간단하다면 오해와 갈등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선택했던 전략 모두가 틀렸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관점과 배경을 이해하고 자신과 다른 타인에게 말을 거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낯선 사람이 아는 사람이 되기까지 대가나 희생을 치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고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는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 관해 ‘진실하다’고 믿는 최선의 가정은 현대사회를 만들어낸 속성이다. 타인을 신뢰하는 우리의 본성은 때때로 비극을 만든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신뢰를 포기하는 것은 더 나쁘다. “모든 코치가 소아성애자라고 가정되면, 어떤 부모도 아이가 집 밖을 나가게 하지 않을 것이며,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아무도 코치를 맡겠다고 자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결정이 아무리 끔찍한 위험을 수반하더라도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는다. 그러지 않으면 사회가 굴러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알아야 할 단 하나의 진실은 이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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