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엄지원, 최하얀 지음/ 철수와영희

ⓒ위클리서울/
ⓒ위클리서울/ 철수와영희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이 책은 100년 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당시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가상의 ‘지하신문’을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생생하게 알려 준다. 생동감 있는 1919년사의 복원을 통해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을 올바르게 담고 계승하려는 시도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난 것처럼 느껴지는 기사 형식의 구성을 통해 1919년 당시 민중과 독립운동가부터 친일파, 지배자인 일본인까지 당시를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담았다. 독립운동사와 함께 국제 정세는 물론 사회문화상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 기사들은 당시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10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식민지 조선인들이 빼앗긴 조국을 되찾아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었을지, 그들이 꿈꾼 자유와 평등으로부터 지금의 한국은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 살펴 볼 수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는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3·1운동을 1919년 3월 1일 하루 동안 서울과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만세시위 정도로 알고 있다. 임시정부는 중국에서 이리저리 피난살이를 다녔던 망명정부에 불과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 3·1운동은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참여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모의 독립운동이었다. 당시 조선인들은 독립을 ‘청원’하지 않고 독립을 ‘선언’했다. 남녀노소에서 장삼이사까지, 기독교에서 천도교, 불교까지 온 민족이 한목소리로 조선 독립을 외쳤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각성은 조선인 스스로 자유인의 의식을 갖도록 만들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피를 통해서 쟁취할 수밖에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3·1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출범을 불러왔고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는 왕실과 귀족이 엄존하고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이 엄연한 신분 사회였는데, 한 사람만을 위한 왕정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화정을 외친 100년 전의 목소리는,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

이 책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2019년 1월 1일부터 4월 29일까지 ‘1919 한겨레’라는 제목으로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기사들을 묶었다. 1919년을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 당시 <매일신보>, 법원 판결문, 검찰 심문조서와 같은 1차 사료를 비롯해 100여 편의 관련 논문, 50여 종의 연구서 등을 두루 참고했으며 전문가 20여 명의 자문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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