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업 태풍’에 지구촌 경제 ‘휘청’
역대급 ‘실업 태풍’에 지구촌 경제 ‘휘청’
  • 김범석 기자
  • 승인 2020.03.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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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쓰나미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원지였던 중국이 소강 상태에 들어갔지만 미국과 유럽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에 심각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지구촌 경제 강국인 미국내 전염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전보다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림픽까지 연기된 상황에서 일본 또한 휘청하는 모습이다. 경제 강국 수뇌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전망이지만 상당한 상처는 피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흔들리는 지구촌 경제를 전망해 봤다.

 

ⓒ위클리서울/ 청와대, 김용주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여파가 ‘역대급’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실업자수는 한주간 328만명이나 증가하면서 쓰나미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고용 호황을 즐기던 미국에 사상 최악의 실업사태를 현실화시켰다.

미 노동부는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 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전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갸 증가세를 보이며 28만 2000건에 달했던 것은 예고편이었다. 100만∼200만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훌쩍 넘어섰다.

2차 오일쇼크 당시인 지난 1982년 종전 기록 69만5000건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9년 65만건 기록도 모두 깨졌다.

실업수당 신청이 급증한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회적 거기두기가 시행된 게 촉발제가 됐다. 이와 함께 뉴욕 등 미국 다수 주가 '자택 대피령'을 내려 비필수 업종을 제외한 경제 활동을 사실상 중단시킨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4월 초 발표되는 3월 실업률은 사상최저수준이던 2월의 3.5%에서 30%대로 급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자택 대피령’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지구촌 실물경제에 실질적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실업수당 신청이 급증한 것은 미국의 여러 주 ‘자택 대피령’을 내려 상당수 업종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뉴욕, 뉴저지 등 5개 주가 자택 대피령을 내렸고, 미국 인구의 4분의 1인 8000만 명의 발이 묶였으며 이는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국가마다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미국의 '실업'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일반적으로 미국 경제는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저축률이 한 자릿수대 불과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줄어들면 곧바로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기업체들이 일시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실업이 확산하고,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경기회복 속도를 지연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업대란이 장기 불황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글로벌 소비대국' 미국의 경기가 무너지면, 글로벌 각국에는 추가적인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실업자는 무려 2천만명을 웃돌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각국이 소득보전 대책을 비롯한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발병이 얼마나 진정되느냐가 핵심 사안이다.

미국의 경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스토랑 등 서비스 업종에서 대규모 실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넬대 법학대학원 연구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업 등 영향에 취약한 미국 내 일자리가 3천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식업에서만 900만명이 해고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교육과 소매유통업에서도 각각 320만명과 28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일 ‘사재기 급증’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경제권마다 예외 없이 실업대란이 빚어질 조짐이다.

중국에서는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모두 2천만명을 훌쩍 웃돌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월 도시 실업률은 6.2%로 지난해 12월보다 1% 포인트 상승해 2018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사상 최고를 찍었다. 중국의 실업률은 지난 20년간 4∼5% 수준이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애널리스트인 댄 왕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이 올해 5% 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개월간 사라진 일자리 500만개에 더해 2천 2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이리스 팡 ING 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00만명 가까운 역대 최대의 대학 졸업자가 노동 시장에 나오는 올해 도시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도시 실업률 통계에는 3억명 가까운 농민공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실제 실업률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세를 타는 유럽에서도 '실업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실업률이 지난 1월 7.4%에서 6월에는 9%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성장엔진'인 독일에서는 최대 200만명의 실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클레멘스 퓌스트 소장은 보고서에서 "향후 수개월에 걸쳐 독일에서 일자리 180만개가 사라지고, 600만명의 근로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도 올림픽이 연기된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감염자가 며칠새 급격히 증가하면서 방역당국이 ‘도시봉쇄’(록다운), ‘긴급사태’ 선언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인구 1400만명의 일본 수도 도쿄는 무거운 공포에 휩싸였다. 도쿄에서는 26일에도 하루 기준 최다인 47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됐다. 전체 감염자 수는 259명으로 늘었다.

도쿄의 슈퍼마켓 등에선 도시봉쇄 우려로 인한 물건 사재기 현상이 줄잇고 있다.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 상황을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으로 선언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하마다 아쓰오 도쿄의과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외국과의 접점이 많은 도쿄도는 이미 감염이 만연해 있을 수 있다. 오버슈트(폭발적 감염 급증)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정부와 도쿄도가 "올림픽을 성사시키기 위해 감염자 수를 축소했다"며 "연기가 결정 되니 그제서야 외출 자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럽연합 27개국 정상은 최근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공동 성명서 채택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성명서 초안 내용이 불충분하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 48개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미 28만 10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사망자도 1만 6100여명에 달한다.

유럽 내 경제적 연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7500억유로(약 1008조원) 규모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긴급매입프로그램에서 국가별 채권에 대한 매입 한도를 제거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긴박한 상황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도 머리를 맞댔다. 최근 개최된 G20 정상회의는 각국 정치권에서 감염자가 잇따르고 있는 긴급한 여건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 형태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확진자 접촉 이후 격리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택에서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에 도움의 손을 내미는 일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국제 사회 공조를 촉구했다.

각국 정상들은 회의 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공동의 위협에 대항해 연합된 태세로 대응할 것임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다"며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경제에 5조달러(6140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관들과 협력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한 강력한 금융상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국경이 닫히고, 30억명 넘는 인구의 발이 묶이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의 끝이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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