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독임
[신간] 다독임
  • 이주리 기자
  • 승인 2020.04.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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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지음/ 난다
ⓒ위클리서울/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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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시인 오은의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2020년 3월 28일 이 아린 봄에 펴낸 시인의 산문집 제목은 '다독임'이다. 8년 전 같은 날 선보였던 '너랑 나랑 노랑'에 이어 출판사 난다에서 나란히 펴내는 시인의 두번째 책이다.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익숙한 그림들을 대상으로 한 평탄한 읽기를 포기하고 시인만의 고집으로 눈에서 놓지 못한, 낯설면서도 어딘가 불편할 수 있을 것도 같은, 그러나 미의 선두에 있음직한 그림들을 대상으로 한 험난한 읽기를 선택하여 두툼하게 꾸려낸 독특한 미술 산문집이다. 그림을 보는 시선에 다분히 리드미컬한 시의 음률을 적용했다. 이 책은 회화론이자 시론으로도 읽힌다. '다독임'을 선보이는 김에 새 표지로 갈아입힌 '너랑 나랑 노랑'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다독임'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시인 오은이 여러 매체에 쓴 글 가운데 모으고 버린 뒤 다듬은 일련의 과정 속에 남은 이야기들을 발표 시기에 따라 차례로 정리하여 묶은 산문집이다. 크게는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이 두 축을 이루고, '대산문화'에 발표한 글을 한 편 섞었다. 원고 가운데 2016년 6월 1일 경향신문에 쓴, '다독임'의 108쪽에 실려 있는 「이유 있는 여유」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소개된 바 있기도 하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특유의 성실성으로 세상 돌아가는 회오리 속에 제 몸을 던져 제 눈이 맞닥뜨린 일상을, 제 손이 어루만진 사람을, 제 발이 가 업은 사랑을 시인은 또박또박 기록했다.

마음을 보다 잘 이야기하기 위해 예로 든 카드가 시인 오은에게는 ‘책’이다. 다독(多讀)의 시인 오은이 글로 써나간 '다독임'의 순간들. 특히나 시인의 산문은 우리말을 풍부히 쓰는 데 그 역량을 재미로 확산시킨 까닭에 어른이나 아이나 구분 없이 읽기에 참 좋다 싶습니다. 그만큼 산문을 쓰는 데 있어 활용했을 국어사전의 페이지 페이지마다가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기도 한다. 국어사전을 내 옆에 가까이 두었을 때 우리말이 내 곁에 가까이 두어지는 일. 소리 내어 시인의 산문을 읽는 일로 아름다운 그 경험 또한 누려보자. 더불어 부기로 표지에서 만나게 되는 그림 한 컷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화가 신소영의〈너랑 같이>라는 작품이다. 표지 속 아이가 가슴이라지만 비유컨대 분명 마음일 심장 가까이 애착 인형과 같은 곰을 끼워둔 것이 두루 여러 생각을 갖게 한다. 어쩌면 ‘다독임’이라는 말이 ‘너와 같이’라는 말이 하는 사람도, 그것을 듣는 존재도 그 순간만큼은 괜찮아지게 만드는 말이 아닐까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를 살게 만드는 다독임. 마음을 살게 만드는 이 다독임에 여러분의 손도 한번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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