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람사르 도시협약-UN 통한 경제·생태적 정책확대 필요”
“남북한 람사르 도시협약-UN 통한 경제·생태적 정책확대 필요”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4.08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층인터뷰]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3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 소장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 임진강 주변의 멸종위기 1급 조류는 얼마나 되나.

▲ 멸종위기 1급 조류는 검독수리와 흰꼬리수리다. 대부분 초평도와 공릉천 중류를 중심으로 월동을 한다. 흰꼬리수리는 한겨울인 2월에 최대 16마리의 개수가 늘어났는데, 이는 얼지 않는 임진강과 관련이 있다.

초평도를 포함해 임진강 하구와 공릉천 하구는 기수역으로 겨울에도 결빙이 되지 않기 때문에, 먹이가 물고기인 흰꼬리수리가 물고기 사냥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철원과 연천, 강화 등 적은 지역의 민통선에서 발견되는 두루미도 멸종위기다.

두루미는 바다와 강, 넓은 농경지가 있는 곳에 서식한다. 그러나 도시화로 이런 조건을 갖춘 지역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이외에도 멸종위기 2급인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 재두루미, 개리, 큰기러기, 새매 등이 있다.

 

- 유엔과 습지보호기구인 ‘람사르’의 국제적 역할이 중요한데.

▲ 한국은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회 람사르 협약에서 101번째로 가입했다. 현재 남북한 모두 람사르와 여러 환경 관련 국제기구에 가입한 상태고, 비정치적인 문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대암산 용늪’과 창녕 ‘우포늪’, 전남 ‘장도 습지’ 등이 등록됐다.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은 습지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조약이다. 공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이다.

 

- DMZ 주변 국제습지공원 조성이 가능할까.

▲ DMZ은 임진강 사이를 두고 남과 북이 마주 볼 만큼 지리적으로 가깝다. 강 주변의 넓은 습지는 국제적인 습지관광 또는 평화공원 운용도 가능하다. 또 주변의 발달 된 파주 헤이리 마을과 드넓은 대동리 농경지는 세계습지공원 구성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는 일본의 대표적 습지공원인 ‘이즈미’(出水市,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 있는 두루미 도래지) 이상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고, 여러 생태 관련 국제기구의 사무국을 유치할 수도 있다.

이런 배경을 토대로 임진강과 한강 사이의 파주 성동리와 대동리, 김포 하성면 시암리, 북한 선전마을 등을 포함한 지역을 남과 북이 ‘람사르 도시’ 협약을 맺어 유엔의 국제기구를 통해 교류협력을 늘려가면 될 것이다. 이것이 이 지역을 살리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이외에도 서부 DMZ과 접한 민통선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식물을 짚어보자. 지역별로 분포현황을 말한다면.

▲ 우선 서부 민통선 내 군내면의 방목리와 백연리, 읍내리, 점원리가 있다. 방목리와 읍내리는 DMZ과 접하고 있고, 점원리는 임진강 변과 가깝다. 백연리는 통일촌 마을에 있다. 방목리에서는 61과 154속 211종이 발견됐다. 희귀식물로는 개나리와 왜박주가리 키버들이 있다.

특산식물로는 개나리 키버들이 있다. 백연리에는 58과 125속 170종이 발견되었고, 희귀식물은 벼룩아재비가 있다. 읍내리에는 37과 79속 95종이 나왔고 희귀식물로 용굿나물, 키버들, 개나리가 서식한다. 점원리는 45과 92속 114종이 발견됐고 희귀식물은 벌개미취가 있다.

 

- ‘장단 콩’으로 유명한 장단면은 어떤가.

▲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에 장단반도가 있다. 여기가 DMZ 시작점이고 임진강과 접하고 있다. 이곳은 노상리와 노하리, 거곡리 3개 마을이 있다. 노상리 일부는 DMZ과 접하고 있고,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가 있다.

노하리 일부도 민통선에 있고 나머지는 DMZ에 있다. 노상리의 희귀식물은 서울제비꽃, 창포, 별개미취, 벼룩아재비 등이 서식하고 있고, 노하리에는 떡버들, 키버들, 회양목 등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외에도 진동면의 동파리와 서곡리, 용산리, 하포리도 개체군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2015년에 시작된 덕진산성 발굴로 점점 급감하는 상태다. 특히 나도국수나무와 갈참나무 군락에서 갈참나무를 모두 제거하고 그 아래에 서식하던 나도국수나무의 개체군까지 위협당했다.

 

- DMZ 내 생태 개체 수가 많이 감소한 이유는.

▲ 개체 수가 줄어든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분별한 습지(濕地) 개발 때문이다. 특히 임진강 주변 천변(川邊)에는 비옥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습지가 잘 조성돼 있다. 습지는 홍수 때 강물의 범람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어종들이 여기서 알을 낳고 번식하는 자연의 ‘인큐베이터’다.

그런 습지를 국토부와 환경부가 막지 못하고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불도저’로 모두 밀어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이렇게 중요한 DMZ의 생태-환경적인 가치를 모르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생태계가 망가지고 환경오염 등으로 파괴가 심했다.

그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과 식물의 개체 수도 대폭 줄었다. DMZ은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반도 기후대에서 적응하고 성장한 독특한 생태환경을 가진 곳이다.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다양성을 갖추고 있고,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천혜의 보고(寶庫)다.

 

- 환경정책에서 생태계를 도외시하는 것도 문제다.

▲ 가장 중요한 정부의 환경정책에서 자연과 생태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 잘 보존하면서 친환경적 개발을 하면, 그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는데도 오로지 파괴를 통한 개발만 한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개발처럼 파괴적인 국토개발이 아니라, ‘90% 자연활용-10% 생태보존’을 할 수 있는 환경정책에서의 획기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자연파괴, 환경파괴가 아닌 생태환경 보호시대다.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이 이런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군사정권 이래 70년간 이 땅을 지배해 온 부동산개발과 심각한 환경 훼손으로 땅과 사람이 숨을 못 쉴 정도다. 일부 개발세력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모두의 재산인 자연이 파괴되어선 안 된다.

 

- 과거에 독일의 ‘그뤼네스반트’는 어떻게 보전했나.

▲ 그뤼네스반트(Grünes Band)는 옛 동독과 서독의 군사경계 지역에 있던 자연녹지 보존지대다. 영어로 그린벨트(Green Belt))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인 ‘그린벨트’와 의미가 다르다. 한때 870마일의 장벽으로 나뉜 채, 동과 서를 감시하던 타워는 1989년 억압의 기념물에서 부활의 상징이 됐고,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자연보호구역이 됐다.

이곳은 우리의 DMZ처럼 수십 년간 접근이 어려웠다. 동서독 시절, 국경 지역은 접근 불가였다. 군사 분단선 때문에 자연은 방해자가 없었고, 생태환경이 번성했다. 독일연방 정부와 환경보존 단체는 그뤼네스반트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거주지로 만들었다.

동독의 붕괴 후, 20여 년이 지난 동독과 서독 사이의 그린벨트는 유럽에서 가장 큰 자연보존지역으로 변모했다. 이곳에는 가시검은딱새와 야생때까치, 붉은등때까치, 자작나무검은방울새, 도요새, 암염소 등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는 천혜의 생태타운이 됐다.

 

- DMZ 생태환경 연구가 70여 년 비무장지대에 대한 남북한 자연생태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고, 분단 극복과 통일의 계기가 열리는 학문적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에 대해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전해 달라.

▲ DMZ생태연구소는 20년 넘게 DMZ 생태를 연구해 온 국내 최초의 연구소다. 그동안 연구를 통해 축적해 온 ‘DMZ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생태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장차 다가올 통일시대를 앞두고 우리 국민이 알아야 할 DMZ에 관한 환경이나 세계적인 자연생태, 동식물 분포, 문화재 현황, 조류, 담수어 등 DMZ 자료는 방대하다.

무엇보다 70여 년간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분단된 채,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었던 역사적으로 아픈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DMZ 생태연구’가 남북한 관계개선과 민간연구 교류 활성화, 생태세미나 등 활발한 교류가 열려서 우리 민족의 한과 염원을 풀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평화의 길을 열어 갔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