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참패 “앞이 안보인다”…민주 “개혁드라이브”
통합당 참패 “앞이 안보인다”…민주 “개혁드라이브”
  • 김경배 기자
  • 승인 2020.04.16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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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존폐의 기로에, 정의당 존재감 상실, 국민의당은?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21대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향후 안정적인 국정운영 속에 개혁 드라이브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통합당은 수장인 황교안 대표마저 낙선하고 대다수 중진들이 생환하지 못함에 따라 극심한 내홍 속에 당권을 둘러싼 내부 다툼이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163석 시민당 17석 등 180석 확보

이번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선관위 집계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전체의석의 5분의 3인 180석을 확보했다. 특히 5분의 3을 확보하면서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패스트트랙)을 무력화할 수 있는 등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법안 처리가 민주당 뜻대로 가능하게 됐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3석 넘긴 103석 확보에 그쳤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총선에서 보수 정당 최대의 참패인 셈이다. 지역구 투표만 놓고 보면 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이었다. 

비례대표의 경우 미래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범진보의 경우 188석을, 범보수는 106석(국민의당 포함)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이 총선을 통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진보계열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 이슈로 치러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이 얻은 152석을 뛰어넘는 압도적 승리다.

이로써 여당은 개헌을 제외한 입법 활동에서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1990년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제1·2 야당인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과의 '3당 합당'을 통해 전체 299석의 72.9%인 218석을 차지한 적이 있으나 이는 직접 선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여당, 추경 처리·공수처 설치 등 개혁 드라이브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난 극복'과 ‘정권 안정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의 중간 평가 성격도 강했다. 자칫 민주당이 패배하거나 힘겨운 승리를 거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며 조기 레임덕까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투표 결과 예측을 뛰어넘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되며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기에 탄력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국민들은 보수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는 국정 안정론에 강한 힘을 실어준 것이다.

심지어 국회 의석의 5분의 3을 민주당에 쥐여주며 국정과제 이행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라고 주문했다. 그간 검찰개혁 등의 입법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한 통합당(과거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의 발목잡기를 차단한 셈이다.

민주당은 우선 강력한 대야(對野) 압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과제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이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코로나19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처리에 나서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문 대통령은 높은 국정 지지율이 민주당의 압승을 이끈 만큼 당·청 관계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인해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차기 대권 주자들도 힘을 받게 됐다. 대구에서 낙선한 김부겸 의원을 제외하곤 세를 늘리거나 생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의 후보를 국회에 입성시킨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경기도 압승에 일익을 담당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 사퇴 등 참패 후폭풍    

반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민주당과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로 맞붙은 통합당은 강남벨트 등 수도권 일부와 ‘텃밭’격인 영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구에서 치른 자기 선거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에게 패배해 대선주자 입지도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당내 중진들이나 차기 대권 주자들의 패배가 뼈아프다.

당장 황 대표 사퇴와 함께 비대위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후폭풍에 휩싸였다. 황 대표는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15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으며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를 내놓았다.

새로운 지도부 및 조기 전대를 통해 야권개편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당내 제 진영 간 당권투쟁뿐만 아니라 방향설정도 새롭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도층과 보수층, 또는 보수와 극우 등 이념적 스펙트럼을 재정립하는 등 새로운 보수진영 개편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황 대표를 이은 당권 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다수 중진의원들이 생환하지 못함에 따라 당장 지도부 구성도 어려울 정도로 패닉상태이다. 그렇다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당장 당을 장악하기도 힘들다.

뿐만 아니라 21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에서도 통합당은 주도권을 잃게 됐다.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는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맡는 게 관례다. 여기에 20대 국회 하반기 때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국회의장 견제 역할을 맡는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도 통합당이 놓칠 가능성이 커졌다.

올 하반기 출범할 예정인 공수처장 임명에도 영향력을 잃었다. 법안 처리에 있어서도 힘을 잃었다. ‘합법적 저지 수단’인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도 민주당에 의해 강제 종료 당할 수 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법안 처리나 국무위원 임명동의안이 민주당 뜻에 달리게 됐다.

정의당 체면치레, 생존의 기로 민생당과 국민의당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최대 수혜 정당으로 알려졌던 민생당과 정의당 등 군소정당들은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게 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생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해 원외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민생당은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생당은 정당득표율에서 3%를 넘기지 못했고, 자신들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외면을 받았다. 천정배, 박주선, 박지원, 정동영 등 현역 다선의원들이 모두 낙선했다.

민생당은 지난 2월 말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합당으로 출범했지만 끝내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선거 막판까지 당내 계파 갈등과 공천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권자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졌고, 최고위원회가 공관위원장 교체를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수정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6석을 확보하며 20대 총선과 비슷한 결과를 얻어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수혜로 인해 내심 교섭단체까지 기대했던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는 정의당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다. 

정의당은 지역구에서 경기 고양갑의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아 '나홀로 승리'를 거뒀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여영국 후보를 비롯해 윤소하, 이정미, 추혜선, 김종대 의원은 모두 낙선했다.

문제는 이번 총선 결과를 토대로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없이는 지역구를 뚫기 어렵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과의 관계가 상호 보완 관계가 아닌 예속 관계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년 전 이른바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도 단 3석에 그쳐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상실됐다. 특히 안 대표의 경우 외국에서 돌아와 대구 코로나 의료 봉사와 국토 종주에 나서는 등 기존 정치와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거대 양당의 진영 구도 속에서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정당으로서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통합당과 제휴를 제외하고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할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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