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새로운 ‘구원투수’는 누구?
미래통합당, 새로운 ‘구원투수’는 누구?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4.24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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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후폭풍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총선 대참패’ 이후 안팎으로 수습에 나선 미래통합당이 갈지자 행보를 걷고 있다. 보수진영 전체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당장 등판할 구원투수도, 내부 통합 노력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분위기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일단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본격 개막도 전에 당 내 논란에 휩싸이면서 험난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어수선한 제1야당 내 상황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김종인호’가 출항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총선 참패로 황교안 전 대표가 불명예 사퇴를 한 가운데 당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가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와 조건 등을 논의하는 과정이지만 곳곳이 불협화음이다.

두 사람의 일차 만남부터 삐걱거렸다. 김 전 위원장은 심 원내대표를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수락 조건을 둘러싼 내부조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이 내건 ‘무기한·전권 비대위’ 조건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시작부터 산 넘어 산이다. 전화 설문으로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가중되고 있다.

3선에 오른 조해진 당선인은 한 인터뷰에서 “모욕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런 체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21대 84명의 당선인이 당을 스스로 다스리거나 개혁할 능력이 없는 정치적 무능력자, 정치적 금치산자들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낙선한 김선동 의원은 “훈장님 모셔다 학생들이 회초리 맞는 방식보다 이제 한 번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제대로 된 우리 쇄신이 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구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며 “차라리 ‘헤쳐모여’ 하는 것이 바른길”이라고 밝혔다.

당 내 반발이 거세자 심 원내대표는 “전권, 무기한 여부는 대표 권한인 것이고 무기한 비대위는 아니다”고 수습에 나섰다.

 

‘헤쳐 모여’ 주장도

통합당이 새로운 비대위원장으로 김 전 위원장을 택했지만 어두운 구름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재선 당선인 19명 중 15명은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일단은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실어 빠른 시간 안에 당을 정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김성원 의원은 “더 이상 분란을 만들기보다는 최고위의 결정에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권과 무기한이라는 단서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할지는 미지수고, 또 자리를 꿰찬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산제가 쌓여 있다.

유승민 의원은 당의 21대 총선 참패 이후 수습 과정과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우리가 왜 졌는지를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이 보기에 우리가 미워서 진 것 아니냐. 우리를 보고 궤멸, 폭망, 몰락 등 말을 하는데, 자멸이란 표현이 제일 정확하다”고 언급했다. 그 정도로 ‘밉상’이 됐다는게 유 의원의 분석이다.

그는 이어 “심 원내대표가 전화로 조사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다”며 “패배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으면 비대위를 할지, 전대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의 참패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친 수도권 낙선자들이라는게 유 의원의 얘기다.

총선 참패 원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태극기 부대’로 대변되는 극우 세력과의 연대가 발등을 찍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 의원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런 낡은 보수의 주장에 끌려가는 모습은 고쳐야 한다”며 “수도권, 중도층, 젊은층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은 “과거에도 선거에서 지고, 여러차례 비대위를 꾸려 쇄신을 모색했지만, 실질적인 당의 체질개선으로 이뤄진 성공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내부에서 답을 찾지 않고, 외부에 맡기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 측은 내년 4월 열리게 되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실질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의 거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총선 참패 쓰나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통합당이 누구를 새로운 선장으로 내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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