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너지·환경 난제 극복할 선순환적 정책이 없다”
“기후위기·에너지·환경 난제 극복할 선순환적 정책이 없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4.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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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1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우리나라 주요 에너지원은 핵발전과 석탄발전이 독점적으로 주도해 왔다. 문제는 불안한 안전문제다.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 최고다. 그만큼 사고확률도 높다. 석탄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하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도 줄이고 있지만, 한국만 ‘기후 악당국가’로 지목받고 있다. 세계가 새로운 에너지전환 시대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지만, 정치권과 정부, 기업은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011년 독일의 우파 정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22년까지 모든 원전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슈뢰더 정권 때부터 ‘탈핵’을 해온 독일의 재생에너지 기술은 세계 최고다.

독일뿐 아니라, 각국이 온실가스 저감과 전기차,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등 4차산업에 기반을 둔 그린에너지 전환시대로 가고 있다. 한국만 거꾸로다. 아직도 ‘원전과 석탄’에 기반한 후진적 에너지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독일의 에너지전환정책은 일종의 국가적 ‘브랜드네임’처럼 되어 있다. 진보와 보수 정치권도 하나로 뭉쳐 에너지산업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한국의 탈핵은 진보와 보수로 양분화된 데다, 진영논리에 막혀 있다.”고 지적한다.

원전안전도 문제다. 정부-주민 간 갈등조정 공론화도 표류 중이다. “현재의 핵발전은 시민안전을 볼모로 한 위험한 외줄 타기와 같다. 불평등한 안전 정보와 모든 위험을 시민에게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헌석 본부장을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만났다.

한때 16대 국회 ‘보좌관 경험’과 ‘20년 환경운동’을 결합한 환경정치인 이헌석 본부장으로부터 탈핵과 에너지전환법, 그린뉴딜,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기후변화, 에너지자립 등을 들어 본다.

 

- 전자공학도였던 대학 때부터 에너지 환경운동을 했고, 졸업 후 20년간 시민 환경운동가로서 외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9월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를 끝으로 정의당에 입당해, 진보진영 환경정치인으로서 탈핵과 재생에너지, 기후변화 문제 등을 법과 정치라는 특수한 영역권에서 제2의 길을 가고 있다. 본래 정치에 뜻이 있었는지 소회를 말해달라.

▲ 과거에 정의당 명칭이 진보정의당이었던 시절인 16대 국회에서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여러 가지 일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과 함께 그동안 에너지 운동 중심이 시민단체였다면, 지금은 정당과 국회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21대 총선 비례대표 당내 경선에 출마했으나, 탈락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시민단체에서 20년간 활동했지만, 사실 시민단체에 있다가 정당인이 되어 활동하는 게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에너지 문제를 정치적으로 한번 풀어 보겠다는 뜻을 갖게 됐다.

 

- 환경운동은 일반인이 가기에는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닌데,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 그때부터 전기와 전자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운동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러다가 과학기술과 밀접한 에너지 환경운동을 접하게 됐다. 여기서도 전공과 연관되는 전기와 에너지 부문을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에너지 문제에 집중하게 됐고,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제가 걸어온 ‘20년 탈핵 운동’을 되돌아보면, 오래전부터 경부와 월성, 고리, 영광 등 많은 지역에서 원전분쟁들이 많았다. 특히 지금의 영광과 고리, 월성지역은 내가 오랫동안 투쟁하고 싸워 온 곳이다. 끊이지 않았던 핵폐기물처리장 분쟁을 놓고 집회와 농성을 지역주민들과 같이 도모하면서 에너지 운동에 뼈대가 굵어진 것 같다.

 

- 현재 세계는 원전이나 석탄화력발전을 넘어 ‘에너지전환’ 시대로 가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환경전문가답게 ‘에너지전환 기본법’과 ‘그린뉴딜’ 정책을 말했는데.

▲ 내가 속해있는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 생태환경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에너지전환법’과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라는 두 가지 특별법을 공약했다. ‘뉴딜’이라는 정책은 본래 1930년대 미국에서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다. 그게 지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사태를 맞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다.

정부가 긴급재정을 계속해서 투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방향으로 투입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특히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위기의 시점에서 국가가 지금처럼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경우는 초유의 일이다.

재정투입에 따라 사회적 변화가 오겠지만, 그런 변화들이 이왕이면 기후위기와 에너지 환경문제 등과 관련된 난제들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불평등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도 된다.

 

- ‘코로나 정국’에서 환경과 연관된 선순환적 재정투입을 말하는 것인가.

▲ 본래 ‘그린뉴딜’도 그런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코로나’ 국면이 겹치면서 오히려 정부가 더 많은 돈을 더 써야 할 상황이 커졌고,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코로나 사태를 맞은 미국도 헬기로 달러를 뿌린다고 했다가, 헬기는 너무 작고 폭격기로 뿌리자고 할 정도로 엄청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매우 이상적이라고 했던 얘기들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코로나 때문에 엄청난 정치적 변화들이 있었다. 비근한 예로 재난 기본소득 같은 경우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누구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여-야 정치권 모두 재난기본소득을 공약할 정도다. 다만 세계 각국이 ‘바이러스 패닉’ 상황에서 엄청난 공적재정투입에 돌입할 움직임이 있지만, 과거와 다른 에너지와 환경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정투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 한국은 원전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수명이 다된 원전가동과 부실공사 등이 드러났다. 안전문제를 어떻게 진단하는지.

▲ 지적했듯이 무엇보다 제일 먼저 국민이 우려하는 게 안전성 문제다. 문제는 원전공사 초기 때부터 설계한 대로 공사를 하지 않았다. 콘크리트를 다지는 기초작업도 단단하게 하지 않았다.

공기과정에서 콘크리트 내부의 철근 부식이 진행됐고, 이게 수십 년 지나면서 부실공사로 드러났다. 평상시에 겉으로 봐서는 멀쩡해 보인다. 전남 영광 한빛 3, 4호기의 경우, 200여 개의 구멍이 발견되었다. 모두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부실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핵산업계 내부에 만연해 있던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 원전 격납 건물은 폭발방지를 위한 장치 아닌가.

▲ 격납 건물은 원전에서 내부적 문제로 발전소가 폭발했을 때,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격납 건물 내부에 콘크리트 틈새와 철근 부식이 발견됐다. 원자력안전위가 고리 4호기 격납 건물 철판 두께 검사와 13개소의 콘크리트 미 채움을 보수했다고 했지만, 격납고 철판 부식은 이미 2016년 영광 한빛 2호기에서 발견됐고,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안이다.

고리 3, 4호기에서도 철판 부식이 무려 4,234곳이 확인됐지만, 부식에 대한 아무런 안전 조치가 없다. 고리 4호기의 설계수명은 40년인데, 오는 2025년이면 완료된다. 노후된 발전소를 조기폐쇄 해 시민의 안전을 확보해나가야 할 것이다.

 

- ‘불안한 원전에 안전 무방비’로 지역주민 반발과 생존권 문제가 커질 텐데.

▲ 현재의 핵발전소 가동은 시민안전을 볼모로 한 위험한 외줄 타기와 비슷하다. 안전도 문제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관련 기관들은 일방적으로 핵 전문가를 동원해 제대로 된 원전안전정보를 내놓지 않아 정보 불평등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위험은 시민에게 돌아가고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지금까지 사고가 나지 않았으니 다행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잘 모르는 말이다. 자칫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확실한 전수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영광 원전 3, 4호기 같은 경우, 앞에서 말한 콘크리트 내부뿐만 아니라, 밖으로 돌출된 녹슨 철근들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이것은 처음부터 콘크리트를 제대로 덮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주민들도 당연히 원전 안전성을 놓고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등을 따져봐야 할 문제다.

 

-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문제도 심각하다.

▲ 뜨거운 문제다. 오늘도 원자력안전위가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공청회를 갖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 인터넷 공청회를 한다는데 패널들이 누구인지 아직도 모른다. 그동안 안전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책도 없이 원자력발전소를 지었다.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도 이미 포화상태다.

당연히 지역주민들은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고 건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법을 찾기 위해 시작한 게 공론화다. 공론화를 막상 해보니 지역주민들이 말을 들어 줄 리 없다. 오히려 주민들과 충돌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당국이 재공론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의 반대는 깊어지고 ‘불씨’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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