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단 지음/ 토종씨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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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토종씨드림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외래 신품종의 급속한 보급으로 토종씨앗 멸종에 직면한 국내 농업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2008년에 설립한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가 ‘2020 토종씨앗도감’을 출간했다.

토종의 소멸은 종자주권과 식량주권을 위협한다. 종자회사의 1회성 종자 판매와 농민소득 증대와 부응해 개발된 원예작물의 F1 품종이 급증했다. 그에 따라 종자소유권도 종자회사로 넘어갔다. 1997년 IMF를 맞은 한국의 종자회사들은 유대계 다국적 종자회사인 몬산토에게 종자권을 넘겨주었다. 몬산토를 흡수합병한 바이엘이 국내 종자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2012년 식물품종보호제도가 실시되면서 농민들은 엄청난 종자비용을 감당하지 않으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다. F1에서 종자를 받아도 싹이 트지 않는 터미네이터(Suicide Seed) 종자 또는 특정 농약을 살포해야 발아되는 ‘트레이터’ 종자까지 개발된 실정이다.

토종씨앗도감은 2008년부터 12년 동안 전국 농촌 마을에 남아 있는 토종씨앗 중 작물별 대표품종 462종을 엄선해 토종작물별 특성과 재배방법 등을 200페이지 걸쳐 상세하게 정리했다.

도감에서는 농민이 자유롭게 토종 종자를 저장하고 사용, 교환,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농민은 식량과 종자를 책임지고 자립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생물다양성을 극대화하고 생태환경 지속성을 강화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변현단 대표는 씨 종자(種子) 소유권리가 농민에서 다국적 종자회사로 넘어간 암울한 현실을 지켜 온 이 시대의 종자독립군이다. 또 다수확 종자와 관행적 농업방식만 고집해 온 정부의 정책을 지적하고, 종자 자립과 전통농업 지식과 활용, 자립적 농업순환체계 확립을 주장해 왔다.

전국 40개 지역에서 결성된 토종씨드림은 국내 토종씨앗 수집과 보급, 증식, 교육, 정책 등 현지 보전과 종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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