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기부금 논란과 불신의 시대
정의연 기부금 논란과 불신의 시대
  • 김경배
  • 승인 2020.05.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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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11일 정의기억연대 기자회견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위클리서울=김경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대명제 아래 우리는 주변인과 부비끼며 살아간다.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노여워하며 때로는 슬프고 즐거워하면서 우리는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 이를 우리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 말하곤 한다.

공허함과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들 가슴을 짓누른다. 하지만 우리들 소시민들은 보다 나아질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만사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면 늘어나는 것이 짜증과 불평불만이요 화병이다.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않지만 때로는 일탈 행위가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요, 누군가에게 이러한 상황을 전가시키기도 한다.

이웃 간 또는 가정에서의 불화는 그동안 쌓여왔던 불신에 기인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살아온 세월만큼 서로 간에 불평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스스로 그것을 제어하고 억누르면서 삭였기 때문에 불만이 없는 것으로 비쳐졌을 뿐이다.

부모와 자식 간 또는 부부간 또는 형제자매나 이웃사촌 간에 참극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사연에 발을 동동거리기도 하고 패륜아,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우기도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소식들은 너무나 피동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왜?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평생을 함께한 사이에서도 이처럼 갈등과 불신이 존재한다. 다만 그 갈등과 불신을 상호 해소하지 못하고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하면 그것은 어떠한 사태나 상황을 계기로 폭발하게 된다.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과 관련해 기부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연일 뉴스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비판 이후 의혹의 중심에 섰다. 

물론 이에 대해 윤 당선자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이 할머니를 찾아가기도 했지만 이미 갈등과 불신의 벽은 높아만 보인다. 여기에 각종 의혹으로 인해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모습이다. 

사실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무하기란 싶지 않다. 마찬가지로 정의감과 사명감 속에 무려 30여 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감당해 온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때부터 말이다. 그러한 인물중 하나가 윤 당선인이라는 점에서 그는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하다.

다만 존경 속에 드러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해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 할머니와의 사이에서 나온 불신이나 섭섭함이라 할지라도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으면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윤 당선인의 여러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윤 당선인은 돌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들이 정의연과 윤 당선자에게 보낸 믿음과 신뢰를 배신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 안타까운 점은 이를 계기로 정의연의 지금까지의 활동과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폄훼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연에 후원하였다고 해서, 또는 정의연 활동을 지지했다고 해서 우리들 모두가 정의연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

30여년 가까이 일본과 싸워가면서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온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단체가 정의연이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그 주변에서 위안부상 철거와 수요시위 중단을 주장하면서 보수단체의 시위도 열렸다. 뿐만 아니라 한 20대가 서울 흑석동에 설치된 소녀상을 돌로 훼손한 일도 있었다. 믿음에 대한 배신감이 크다고 해도 그 활동까지 방해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들불같이 일었던 일본 안 가기 운동과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불길이 꺼져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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