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되어버린 꽃
쓰레기가 되어버린 꽃
  • 정다은 기자
  • 승인 2020.05.26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시장 탐방] 강남꽃도매상가(호남선꽃도매시장)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봄을 맞아 향긋한 꽃내음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이곳엔 두 개의 꽃시장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을 바라보고 좌측으론 경부선꽃시장, 우측으론 호남선꽃시장(강남꽃도매상가)이 있다. 저번 회엔 ‘경부선꽃시장’을 방문했다. 이번엔 호남선꽃도매시장, 정식 명칭 강남꽃도매상가를 찾았다.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강남꽃도매상가는 1층엔 귀금속타운이 있고 3~6층까지 꽃도매시장이다. 장날엔 밤10시~오전11시까지, 비장날엔 자정12시~익일 오전11시까지 운영한다. 장날은 일요일 밤~월요일 오전, 화요일 밤~수요일 오전, 목요일 밤~금요일 오전까지다. 장날 새벽1~2시쯤엔 배달원들이 많아 혼잡하니 참고하자.

화요일 오전에 방문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비가 오전까지 계속 내렸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 오래된 강남꽃도매상가가 보인다. 입구 찾기가 수월하다. 상가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을 따라가니 바로 꽃시장에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꽃을 옮기는 수레들이 종종 보인다. 3층으로 올라갔다. 벌써 꽃향기가 가득하다.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와서 한적하다. 손님은 거의 없고 한바탕 장사를 하고 마무리하는 상인들이 보인다. 바닥에 떨어진 꽃가지들을 쓸고 담는다. 남들은 자고 있는 새벽에 장사를 하는 탓에 대낮이지만 피곤한 모습이다. 어두운 낯빛엔 코로나사태에 떨어진 매출 걱정도 한몫한다. 한해 중 큰 매출량을 차지하는 2~3월 졸업·입학 시즌의 여파가 크다. 졸업식·입학식이 줄줄이 취소가 되며 화훼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절반 이상을 깎아줘도 판매가 잘 안될 정도란다. 평소 갖다놓는 양에 30%도 들이지 않지만 이마저도 폐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때문에 평소엔 텅텅 비어있어야 될 진열장엔 못 다 팔린 꽃들이 가득하다. 상인들의 속도 모르고 화사하다.

5월이라 장미꽃이 많이 보인다. 가장 기본 새빨간 장미는 매년 인기 상품이다. 이 외에도 하양, 노랑, 분홍 등 다양한 색의 장미도 쉽게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파란색 장미가 눈에 띈다. 마치 흰 천에 파란 수채화 물감을 톡 떨어트린 느낌이다. 다양한 색은 장미만 보유한 게 아니다. 안개꽃도 마찬가지. 뿌연 안개를 떠올리게 하는 하얀색이 익숙하지만 이젠 분홍, 파랑, 노랑 등 알록달록한 안개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꽃만 있는 게 아니다. 꽃다발이나 꽃꽂이에 함께 사용할 식물들도 보인다. 코로나사태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에게 집에서 즐기는 취미 중 꽃꽂이도 인기다. 아무래도 동네 꽃가게 보다는 시장을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원하는 만큼 다듬고 꾸밀 수 있는 싱싱하고 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아직 한창 꽃을 정리 중인 가게를 방문했다. 꽃을 잘 모르지만 저 통통하고 양상추 모양을 한 꽃은 알겠다. 작약이다. 사실 그 이름도 긴가민가했으나 한참을 보고 있으니 옆에서 주인아주머니가 “작약이에요, 작약. 장미보다 요즘 더 잘나가”라고 하신다. 한 단만 사기로 한다. 아직 덜 핀 걸로 골라주시는 와중에 또 다른 꽃도 눈에 들어온다. 기자의 물음에 “스타치스에요. 같이 꽂으면 예쁘겠네”라고 하신다. 스타치스는 한 단의 양이 꽤 많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약을 한 단 더 추가한다. 신문에 돌돌 말아준다. 줄기가 꽤 길고 묵직하다. 향긋한 꽃냄새를 맡으며 4,5층을 돌고 6층으로 향했다.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6층은 경조화환, 동·서양란, 실내원예, 인조목 등이 있다. 3, 4층과 달리 한창 작업 중이다. 화환, 화분, 난은 오전8시~오후8시까지 운영한다. 그래도 손님은 찾아볼 수 없다. 조용한 분위기 속 열심히 작업 중인 상인들의 소리만 가득하다. 화환에 꽂는 꽃들을 다듬고 꽂는 손이 거침없다. 주변은 포장지와 꽃가지들이 뒤엉켜 수북하다. 아무래도 찾아오는 손님보다는 전화주문이 많다. 울리는 전화소리에 묵묵히 작업 중이던 상인에 표정이 밝아진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 많은 실내원예도 가득하다. 공기정화도 되고,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실내원예를 찾는다. 특히 굳이 햇볕에 놔두지 않아도 되고, 물도 매일 주지 않아도 잘 자라서 관리하기가 쉬운 게 장점이다. 점점 자연과 멀어지는 현대인들에게 실내원예는 조금이나마 힐링이 된다. 7층은 경부선꽃시장에서 만나본 조화와 인테리어 소품들을 볼 수 있었다. 조화시장은 밤11시50분~오후6시까지 운영한다.

꽃들은 화사하게 피었지만 상인들의 얼굴은 쉽게 피지 못했다. 봄의 끝을 달리고 있는데 매출은 평년과 같이 회복하지 못한다. 하루 빨리 사태가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저 아름다운 꽃들이 전부 쓰레기가 되어버리기엔 너무 아깝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