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경쟁 ‘신호탄’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가올 8월 당권 선거에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 당내 차기 대권 주자들이 상당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밑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총선에서 황교안 전 총리를 누른 기세를 몰아 ‘대세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김부겸 의원을 비롯 우원식 홍영표 의원의 이름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 여름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여당 내 당권 경쟁 구도를 전망해봤다.

 

ⓒ위클리서울/왕성국 기자

‘이낙연 대세론’에 제동을 걸 인물은 과연 누가 될까.

8월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는 인물은 확고한 대선 주자로 각인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 전 총리의 ‘대세론’이 언급되는 가운데 김부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나오면서 판세가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이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이들과 달리 대구·경북(TK) 지역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호남이 핵심 기반인 이 전 총리와 차별성이 보이는 이유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전대에 출마하는 것으로 사실상 기울었다"며 "이 전 국무총리와 대권 경쟁에 앞서 먼저 당권 경쟁부터 치러보자는 판단"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의원측은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은 6월이 돼야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이 전 총리는 이미 당권 도전이 기정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출마 선언 시기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8월 29일 전대까지 약 3개월이 남은 가운데 빠르게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의 상황이 미지수인 만큼 굳이 부담을 지지 않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여파도 어디로 불똥이 튈지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이 전 총리는 이천 화재사건 유가족 방문 당시 구설수로 한차례 어려운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회의원 신분이지만 파장은 민주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21대 국회 ‘변수’

이번 당권 경쟁이 차기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력도 관심이다. 대선 주자급이 출마할 경우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 규정대로라면 ‘7개월짜리 당대표’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이 전 총리는 굵직한 공직들을 거쳐왔지만 아직까지 당권에 도전한 적은 없었다. 때문에 본격적인 정치 검증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출마하면 반드시 1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김 의원으로서도 당권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면 ‘배수진’과 다름 없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원외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우 의원과 홍 의원보다 앞선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전대의 경우 이 전 총리의 ‘대세론’을 밀어준 뒤 내년 3월 전대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당 대표로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바 있다. 차기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일단 당권이 먼저라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이번 전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김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다. 하지만 친문재인 그룹이 어디를 선택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차기 대선 구도와 관련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인물은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 총리는 최근 민주당이 주최한 당선자 워크숍을 찾아 당선자들을 일일이 만나 격려한 데 이어 정의당 당선자들과도 만찬 회동을 가졌다.

정 총리는 또 국민의당에는 회동을 제안한 상태고, 열린민주당 당선자들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당내 기반이 확실한 정 총리가 이 전 총리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의 8월 전대는 당권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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