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발 ‘복지 경쟁’, 21대 국회 ‘화두’로
김종인발 ‘복지 경쟁’, 21대 국회 ‘화두’로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6.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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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논쟁 본격화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야간 복지 경쟁이 시작됐다. 출발점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말하면서부터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계기로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돼온 기본소득 논의는 이제 또 다른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정치권의 진보 정책 경쟁도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공론화에 군불을 때며 코로나 경제 위기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에게 매달 일정액을 주는 기본소득을 검토하자고 주장했다. 야야 모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복지 경쟁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야당발 ‘복지 경쟁’이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전에 없던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렇게 해야 국민의 안정, 사회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엄청난 재원이다.

김 위원장은 당장 도입을 주장하는 건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향후 상황을 놓고 여야 모두 치열한 경쟁을 벌일 태세다. 아직 검토 필요성만을 제기한 수준이지만 보수 정당이 복지 담론을 꺼내 들자 진보 진영은 환영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념을 떠나 함께 정책 경쟁에 나서자고 화답했다. 심 대표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후 위기 극복에 중심을 둬야 한다”며 “야당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한다면 여당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힘을 실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진정성 있는 기본소득 논의는 전 국민 고용보험 등 복지 강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통합당 내부에선 김 위원장의 생각에 고개를 젓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선 기본소득의 경우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이미지 쇄신용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단 여야는 21대 국회 초반부터 ‘기본소득’을 매개로 정책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여·야·정 추진위원회’ 구성안이 나왔다. 통합당 내부에선 각론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여당 내에선 ‘복지 축소’ 경계론이 나오는 등 정치권에 기본소득 논의가 일시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총선 패배’ 후폭풍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과 관련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오면 고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것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득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편적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발상”이라며 “어떤 재원으로 실현할지 검토 작업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선 김 위원장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당장 통합당 내에서는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찬성하는 목소리, 복지 축소 등 여러 목소리가 일시에 터져나왔다.

조해진 의원은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본소득법을 조만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기존 복지체계 구조조정과 증세가 반드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며 “청년층과 노인계층만 한다면 청년수당 확대나 기초노령연금 인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서도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김경수 지사 등 지자체장들이 먼저 기본소득을 꺼낸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의 논의는 없지만 개별 의견들이 제각기 나오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기본소득에는 진보적 버전 말고도 보수적 버전이 있다”며 “기존의 복지를 줄이고 국가를 축소해 그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지원한 후, 사회보장서비스를 시장에서 구매토록 하자는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본소득 논의가 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건너뛰자는 주장으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표를 얻기 위한, 정당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라면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자”며 “반드시 필요한 증세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한국형 기본소득인 ‘K기본소득’ 도입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했다. 복지 욕구별, 경제 상황별로 맞춤형 기본소득제가 필요하다며 기본소득 논의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으로 추경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적자재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입장은 총선 패배 이후 ‘부자정당’ 이미지를 씻기 위한 디딤돌로 해석된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당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한 발 물러서면서도 “일자리를 갖지 못한 청년은 소득을 보장해주자”고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젊은층 공략에 대한 희망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본소득은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기 전에 어느 정도 소득을 보장해줘야 하지 않느냐. 이건 기본소득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 실업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9.3%로 중장년 실업률(4.2%)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체감 실업률은 26.6%로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이는 체감 실업률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김종인발 ‘복지경쟁’이 21대 국회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이념 지향점도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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