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참으로 아름다운 스토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백인 경찰들이 흑인의 목을 짓눌러 사망케 했던 일 때문에 미국이 온통 시위 군중으로 가득 찬 나라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폭동으로 변하고 파괴와 방화로, 또 약탈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실린, “폭동에 찢긴 美 韓人 가게, 기적이 꽃피다.”라는 제목의 기사(워싱턴, 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2020.06.04.)에 세상에 그런 아름다운 일이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감동적인 기사였습니다. 

그때까지 미국 전역에서 한인 가게 99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에 있는 한인 가게 ‘Mama Kim’s’를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내용인 즉, 애리조나주 콘웨이에 살고 있는 잭슨 젠킨스라는 사람이 마마킴스 가게가 약탈을 당하고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손수 100불의 금액을 기부하면서 기부를 독려하는 모금사이트(gofundme.com)에 글을 올렸답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다가 겨우 문을 연 바로 뒤에 가게가 파괴되고 말았다면서 자기가 그곳의 대학을 다닐 때 자주 애용하던 가게로 주인 마담의 큰 도움에 감사한다면서 그 가게를 돕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찰스턴 시내에 있는 한국식당 마마킴스는 수년 동안 이 지역의 생도들과 대학생들에게 좋은 음식과 휴식, 그리고 추억의 원천이 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코로나19로 사업에 영향을 받더니 오늘 밤에는 폭력사태로 파괴되었습니다. 성인(聖人)과도 같았던 그 사장님에게 이제 우리가 돌려줄 차례입니다. 기부금은 그녀에게 도움이자 선물이 될 겁니다.”라는 내용이 지역사회에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삽시간에 5,000달러 목표의 모금목표에서 3배가 넘는 금액이 모금되었다고 했습니다. 남을 도와주고 은혜를 베풀어주면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 원하지도 않았던 도움과 은혜가 되돌아온다는 것을 그런 데서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귀양지에서 다산은 자신의 서제(庶弟) 약횡(若鐄)에게 많은 편지를 보내 아우가 옳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권장했습니다. “덕(德)에 힘쓰는 일이 최상이요, 그 다음은 베풀고 보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 하늘의 도(道)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 받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옳은 사람들은 보답 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를 베푸는 일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라고 보답 받을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남에게 잘 해주고 베풀어주라고 했습니다. “만약 왼손으로 물건을 주고 오른손으로 값을 요구한다면, 이는 장사꾼의 일이지 원대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일은 아니다.”라면서 “지혜로운 사람은 인(仁)을 이롭게 여긴다(知者利仁)”라는 공자의 말까지 들려주었습니다. 

다산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몸소 행하는 일이 공손하고 예의가 바르면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고,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면 하늘의 복록이 이르기 마련이다.(又爲舍弟鐄贈言: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고 말하여 우리 한국인 식당주인이 젊은 생도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온갖 인정을 베풀었기 때문에, 그런 은혜에 감동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운 가게를 도와줄 수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잭슨 젠킨스 말고도 다른 젊은이도 꼭 같은 모금사이트를 만들어 많은 모금액이 답지한다는 소식에는 더욱 다산의 이야기들을 되새겨야 할 필요를 느끼기도 합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키워드
#박석무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