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위클리서울=박종민] 흔히들 하는 말로 이 풍진세상이라 말하는 이들이 많고도 많다. 무슨 철학자네, 낭만주의자네, 염세주의자이네 싶게 풍진세상을 힘줘 말하곤 한다. 이리저리 신경 쓸 일이 넘쳐나는 세상사를 살아가기가 힘들어서일까? 이 풍진세상이란다. 그렇다면 풍진세상이 뭘까?

풍진(風塵)이란 단어를 내세워 바람에 휘날리는 티끌과 같이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지럽고 시끄럽고 종잡을 수가 없는 온갖 시련이 지속되고 있는 세상이란 얘기이다. 삶이 버겁고 힘이 드니 자책하면서 자기의 처한 인생 현실을 바람결에 내몰리는 티끌에 비유했으리라.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러기도 하다. 살아가는데 몹시 힘겨운 측면이 있는 세상임은 확연하다. 많은 이들이 모두 하나같이 힘든 세상이라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인간의 삶은 어느 한 단면만 있을 수가 없다. 좋든 나쁘든 양면성 다면성이며 사통오달 다방면에 걸쳐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처럼 다양하고 다변적이다. 여기저기로 뻗쳐있고 뻗어 나가게 되어 있다. 그런 세상 속에 신경 곤두세우고 살다 보면 아플 수 있고 힘 드는 게 정상이리다. 이런 다중적이며 다양성을 지닌 세상사의 지극한 사리(事理)를 그냥 간과할 순 없으리라.

  그러나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 많고 많은 숱한 사람들 속에서 부딪치고 부대끼며 살아가노라면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되는 건 당연지사가 아니던가. 그걸 자기 자신이 제대로 받아드리질 않는다면 그게 바로 스트레스다.

그런 인간 삶 속의 자연스런 당연지사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만의 생각과 판단으로 풍진세상이라 속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쉽게 지쳐 포기하려 하거나 주저앉고 마는 용기와 의지가 부족한 나약함의 인간이 아닌가 싶다.

  해가 뜨고 지는 어느 지평선과 바다 수평 선상에 서서 보라. 지구가 평평한 것 같지만 지구는 원형으로 둥글다. 우리네 인간 삶도 역시 마찬가지로 평평한 길 순탄한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살다 보면 둥글둥글하며 평평하기도 하고 푹 파이기도 하여 진흙땅을 밟고 빠져버릴 수도 있다. 들쑥날쑥 매사가 어렵고 힘들고 아프고 고난하다. 그러하니 자기 삶 앞에 당두되는 당면한 사안과 사물을 그때그때 받아드리며 잘 알아 대처해야 한다.

사리를 제대로 잘 분별하고 분석하여 생각의 결말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리다. 당면한 사안과 현안 과제와 연결된 인간 삶에 엮여진 고리들을 잘 파악하고 분별하며 판단해서 걸러내야 한다. 

  그처럼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내면서 내가 살아가는 날들을 함께 살아가노라면 여러 가지로 보대끼며 아픔도 슬픔도 있는 것이고 한편으론 기쁨도 즐거움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다채롭고도 다양한 인생행로를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 내듯 조합하여 여러 가지 맛깔과 맛의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게 바로 인생이리라 생각한다. 그처럼 산재된 문제점들을 어떻게 소화해내면서 자기의 인생을 맛깔 있는 인생 맛이 나는 요리로 만들어 내고 다듬어 가느냐에 따라 그 인생의 행로와 행복한 결말이 도래되게 돼 있다는 생각이다. 부대낌 속에 희망이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길 행로는 멀고도 힘겹다. 그 길을 무사히 무난하게 지나가려면 굳건한 자긍심과 어느 환경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꿋꿋한 인내심과 강한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 100세 장수 시대에 인생의 종점까지 성공적으로 완주해내는 승자는 준비하는 사람만이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