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聖經)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성경(聖經)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박석무
  • 승인 2020.06.23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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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 ⓒ위클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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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석무] ‘로고스서원’이라는 카페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 있어 읽어보았습니다. 제목은「‘효제’와 성경-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고」라는 글인데, 식견이 넓고 깔끔하게 글을 쓰는 분이어서 마음에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글은 성인(聖人)이 따로 없다는 전제 아래 시작됩니다. “이성을 바르게 사용하면 누구나 진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가 보다. 멀리는 어거스틴(Auqustin)이 그랬고, 가까이 C.S루이스(C.S, Lewis)에게도 이러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 예수를 구주로 믿게 되는 것은 알 수 없는 은혜이지만 합리적인 고뇌로도 그 언저리까지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의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정약용, 조선 후기 지성이었던 그의 사상과 삶이 담긴 편지들에서도 어떤 진리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라고 말하여 다산의 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는 예수가 설파한 진리에 가까운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노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산은 1802년 12월 22일 강진의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기이아(寄二兒)」라는 장문의 편지로 유배살이라는 고통의 세월에서 잊지 못하는 두 아들에게 대도(大道)를 밝혀주는 글을 썼습니다. 합리적인 고뇌를 통한 글이 바로 그런 글입니다. “독서를 하려면 먼저 근본[根基]을 확정해야 한다. 근본이란 무엇을 일컬음인가! 학문에 뜻을 두지 않으면 독서를 할 수 없으며, 학문에 뜻을 둔다고 했을 때는 반드시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이란 무엇을 일컬음인가. 오직 효제(孝弟)가 그것이다. 반드시 먼저 효제를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해야 하고, 근본이 확립되고 나면 학문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고 넉넉해진다.···” 

글을 쓴 분은 성경에도 효도하고 우애하라는 효제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효제가 학문의 근본이라는 대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참으로 정당하게 해석했습니다. 쉽게 보면 효제가 학문의 근본이라는 말에 긍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글쓴이는 올바른 판단에 이르고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은 추상적이며 고고한 어떤 것이기보다 현실에 깊이 뿌리박은 것이라 해석된다. ‘실학에 마음을 두고 옛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했던 글들을 즐겨 읽도록 해야 한다. 마음에 항상 만백성에게 혜택을 주어야겠다는 생각과 만물을 자라게 해야겠다는 뜻을 가진 뒤라야만 참다운 독서 군자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학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적인 만족이나 성공과 명예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일상과 깊이 관계하며 실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말하여, 부모와 형제들에게 잘하는 효제가 실제로 학문의 근본이 된다는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여러 곳에서 공자의 도(道)는 효제일 뿐이라면서 인간의 행위와 학문의 근본이 효제라고 역설하였는데 성서(聖書)에 밝은 분 또한 예수의 효제 논리나 다산의 효제 논리는 진리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인류의 평화와 안녕은 제가(齊家)로부터 시작합니다. 공자도 예수도 다산도 그렇게 여기고 그 점을 진리로 설파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마다 효제를 강조했습니다. 성서에 밝고 예수를 구주로 믿는 분들이 다산의 진리가 예수의 진리에 가깝다는 주장을 하는 부분이 너무 좋아서 인용해 본 글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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