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맞아 파리만 신나…
여름 맞아 파리만 신나…
  • 정다은 기자
  • 승인 2020.06.2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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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탐방] 영동전통시장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영동전통시장. 논현역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시장 주변엔 맛집이 가득한 먹자골목으로 사람들이 붐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영동전통시장을 찾았다.

 

420번 버스를 타고 논현역 정류장에 내렸다. 아침엔 폭염주의보로 후끈하더니 오후엔 날씨가 흐리다. 비 소식은 내일인데 괜히 불안해져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큰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강남 영동전통시장’이라 쓰인 기둥이 보인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장으로 들어간다. 시장은 따로 아케이드가 설치돼있진 않았다. 하지만 가게마다 천막이 있어 날씨에 크게 영향 받진 않을 것 같다. 또 트여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걱정을 덜어도 된다. 시장 곳곳엔 손소독제도 비치돼있다.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진 않다. 상인들도 한가하다. 괜히 진열된 물건을 정리도 해보고, 가게 밖으로 나와 거리를 둘러본다. 그나마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장을 볼 목적이 아닌 그저 시장 통로를 통해 지나갈 뿐이다. 날이 더워 아예 가게 밖은 쳐다보지도 않는 상인들도 많다. 그나마 사람들이 찾는 곳은 음식점이다.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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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니 주변 회사원들이 무리지어 회식장소를 찾는다. 그러고 보니 먹자골목 안에 위치해서 그런지 시장 안에도 맛집이 꽤 보인다. 숯불닭갈비집, 횟집, 순대국집, 백반집, 고기집 등. 실내포차도 종종 보이는데 아직 문을 열진 않았다. 시장 안에 있는 음식점이라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 시장과 어울리지 않게 고급스럽고 깔끔한 외관이다. 사람들이 굳이 시장 안까지 찾아오는 이유가 있다. 횟집은 방금 횟감들이 들어왔나 보다. 싱싱한 활어들을 수조 안으로 부지런히 옮긴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진 탓이다. 상인의 움직임이 바빠 보인다. 식당 상인들은 대부분 저녁시간 준비로 분주하다.

반대로 식자재 가게들은 파리만 날린다. 한 수산물가게는 ‘오징어 무데기 만원’ ‘병어 무데기 만원’이라 적혀있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오징어, 병어가 무데기(?)로 팔려가길 기다리지만 장을 보는 사람이 없다. 더운 날씨에 그저 얼음만 녹아 간다. 건어물 가게도 마찬가지. 요즘 엄청 저렴해진 마늘만 잔뜩 쌓여있다. 육쪽마늘이 50개에 2500원이다. 과일가게도 한가하다. 진열대가 텅텅 비어있는 느낌이다. 굳이 많이 내어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제철을 맞은 자두, 복숭아, 참외 또 귤, 토마토까지 봉지에 소분해 포장돼있다. 파리가 모이지도 않고 보기에도 깔끔하다. 과일가게뿐만 아니라 야채가게도 하나하나 포장해서 진열했다. 깔끔하게 손질도 돼있다. 상인들이 가게 안팎으로 앉아 부지런히 다듬은 결과다. 시장 통로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쪽파를 다듬는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손님을 기다리며 담소도 나누고 쪽파 손질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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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엔 사람이 꽤 보인다. 날이 더우니 집에서 요리해먹기도 부담되고, 오래 보관할 수도 없다. 때문에 여름이면 반찬을 사먹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소분해서 팔기 때문에 변해서 버릴 걱정이 없다. 오늘의 반찬, 어린이용 반찬, 특선 반찬 등 다양한 테마로 분류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름에 어울리는 열무김치가 양푼에 가득 담겨있다. 먹음직스럽다.

방앗간과 떡집 등 어느 가게에서든 직접 만든 콩국물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름엔 시원한 콩국수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콩국물에 소면만 삶아 먹으면 되니 이보다 간편할 수 없다.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건 식자재가게만이 아니다. 가전제품가게 앞엔 다양한 각기각색의 선풍기들이 나와 있다. 전기 모기 살충기도 보인다. 매년 여름 모기와의 전쟁에 고생하는데 올 여름엔 유난히 더워 모기도 살아남질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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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떡볶이, 튀김들과 족발집 족발, 고사머리가 가게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나도 장을 보러 나온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보이는 사람들은 전부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했지만 시장은 살아나보이질 않는다. 코로나19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시장발전을 위해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루빨리 시장에 생기가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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