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은 국가 미래⋅민생 가르는 중대한 방향타 될 것”
“내년 예산은 국가 미래⋅민생 가르는 중대한 방향타 될 것”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6.3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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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하승수 前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하승수 前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하승수 前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정치권과 정부의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의 물꼬가 트였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오히려 주목할 것은 농민 기본소득이다. 곧 100만 명 서명운동이 시작된다. 전 국민 기본소득이나 전 국민 고용보험은 당장에 전면실현 가능한 게 아니므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당장 시급한 게 특수고용직이나 플랫폼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확대와 농민 기본소득이다. 또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너무 복잡하다. 단순하게 정비하고 확대해나가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정신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으려면 먼저 경제관료들이 주도하는 경제정책 결정구조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은 기재부 과장이 웬만한 장관보다 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각 부처나 국회의원도 기재부의 눈치를 보는 이상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

 

- 현재 ‘세금도둑 잡아라’ 시민단체 공동대표다. 국가 예산 550조 원 시대지만, 정부 부처별로 관성적인 예산 낭비가 반복되고 있는데.

▲ 지금 국가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와치독’(Watch Dog,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역부족이다. 일반회계에서는 기재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특별회계기금은 정부 부처별로 쪼개진다.

예를 들면 휘발유와 경유를 주유할 때에 붙는 교통 및 에너지, 환경세가 들어가는 교통특별회계는 국토부가 관장한다. 또 전기요금에 붙는 부담금이 들어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산업자원부가 관장한다.

이런 식으로 기획재정부가 총괄하는 것도 문제이고, 그 속에서 각 부처가 나눠 먹는 구조가 형성된 것도 문제다. 예산 낭비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국민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국회의원도 경제관료를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

 

- 국가 예산편성권을 바꿀 수 없나.

▲ 먼저 국회가 나서서 정부조직 개편안 논의와 함께 예산 낭비가 가장 많은 부분에 대한 감시시스템을 만드는 법률안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그런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앞서 말한 대로 여야 양당 구도와 진영 논리에 묻혀 있어서 생산적인 의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상대방이 잘못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 왜곡된 정치구조다. 양대 당이 서로 극단대립을 하다 보니, 국가적인 큰 과제들을 논의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되면 개별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지역 민원만 챙길 뿐, 국가적 차원의 의정활동이 어렵다. 여기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재부가 너무 세다 보니 눈치를 본다. 과거에는 기획예산처와 재무부로 나뉘어 있기라도 했는데, 지금은 기재부가 그 역할을 통괄하고 있다.

 

- 지방에 가면 곳곳에 혈세가 세는 건설현장을 볼 수 있다.

▲ 곳곳에 엄청 많다. 특히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간접자본) 사업들에 문제가 많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로, 철도, 공항, 항만 건설 등을 보면 불필요한 사업들이 많다. 지방에 가면, 필요하지도 않은 도로를 계속 만들고 있다.

SOC뿐 아니라 정부 예산을 보면,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을 관성적으로 계속하다 보니 쓸데없는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가 어려워지자 민간기업에 ‘예산 퍼주기’ 정책을 남발하는 것도 문제다.

내년도 본 예산에서는 긴급한 사업을 제외하고 줄일 부분은 대폭 줄이고, 전 국민 기본소득이 됐든 전 국민 고용보험이 됐든 국민이 체감할 정도의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일자리도 그렇다. 일자리를 제대로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일자리는 안 만들어지고 돈만 쓰고 없어질 정책이 되면 곤란하다. 그래서 2021년 예산이 정말 중요하다.

이듬해 2022년도 예산은 대선이 3월에 있어서 예산편성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따라서 올해 편성할 2021년 예산이 중요하고,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에 대한 큰 틀을 잡을 필요가 있다. 2022년에 가서 잘해보겠다는 건 어렵다. 대선이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 정치자금법도 세금 낭비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 국회의원이 만든 정치자금법(정자법) 또한 세금 낭비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회는 정부 예산 500조 원이 잘 쓰이는지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다. 국회의원도 국가로부터 받는 돈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치자금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으면서, 동시에 정치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게 국회의원이다. 문제는 후원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를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을 공개해야 하지만, 현행법은 300만 원 이상만 공개하게 되어 있다.

299만 원을 받았다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300만 원을 5개로 쪼개서 후원하면 누가 후원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알 길이 없다. 후원금은 국회의원이 받는 정치적 자금인데, 이게 제대로 공개가 안 되고 있다.

 

- 정당 선거보조금도 ‘누수’가 많지 않나.

▲ 정당도 선거 때 국고보조금 등을 받는데, 이 국고보조금이 이중지원 체계로 되어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거대 여야정당이 받은 선거보조금을 보면, 민주당이 120억 원, 더불어시민당이 24억 원으로 합치면 144억 원에 달한다.

통합당도 115억 원, 미래한국당 61억 원으로 모두 176억 원을 수령했다. 여야정당 등이 받는 국고보조금이 1년에 400억 원인데,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두 배인 800억 원을 받는다. 문제는 선거자금으로 쓰고,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에서 선거비용 보전이라는 명목으로 쓴 돈 만큼 다시 보전해준다.

어떤 정당이 선거 홍보물 인쇄비로 20억 원을 썼다면, 선거가 끝나고 선관위에 보전신청을 하면 20억 원을 또 받는다. 이중지원이다. 국회의원이 받는 후원금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정당이 이중으로 선거비용을 지원받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 영수증 공개시한도 3개월인데.

▲ 매년, 그리고 선거가 있는 해의 경우에는 선거가 끝난 직후에 정당들과 국회의원들은 회계 보고를 하게 되어 있다. 영수증도 제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영수증은 3개월만 공개하게 되어 있다. 3개월이 지나면 아무도 볼 수 없다. 국회가 정치자금법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영수증 없이 사용 내역만 봐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런데 영수증은 3개월 동안 복사도 못 한다. 3개월이 지나야 열람만 가능하다. 정치자금법이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정치자금을 아주 불투명하게 만들고 국민이 알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만들었다.

 

- 예산혁신을 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혈세 낭비기관이 됐다.

▲ 정부의 예산개혁에 손을 대려면, 먼저 예산을 다루는 국회부터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국회가 개혁되려면, 불투명한 정치자금법을 손질하고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모든 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개혁보다 돈만 받아내려는 법을 만들어 놓았다. 시민단체 ‘세금도둑 잡아라’ 대표로서 매년 선관위를 찾고 있고, 얼마 전에도 정당의 정치자금 사용액 영수증을 열람하러 선관위에 갔다 왔는데, 나처럼 매년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언론도 열람만 할 수 있을 뿐이어서 이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 기자가 영수증 사진이라도 찍으면 좋지만, 그것도 불가능하다. 언론사나 국민이 정보공개 소송을 해도 소용이 없다. 3개월 동안만 공개하도록 법으로 못을 박아놓았기 때문이다.

 

- ‘소득이 있으면 과세도 있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 사회는 가진 자의 소득이 불투명한 데다 탈루도 심하다. 조세개혁도 진전이 없다. ‘세금도둑 잡아라’ 대표이자 공인회계사로서 조세 정의가 무너진 현 시국을 어떻게 보나.

▲ 우리나라의 경우 예산개혁과 조세개혁이 같이 맞물려 있다. 예산개혁이 조세개혁과 같이 가야 한다. 특히 조세개혁을 할 때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많이 벌면 많이 내는 강력한 누진세 원리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세율도 중요하지만, 각종 비과세. 감면제도도 정리해야 한다.

지금 현실을 보면, 명목세율은 그대로 어느 정도 높은데, 실제 세금을 내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실효세율은 낮은 경우가 많다. 공시지가가 낮은 것도 문제이다. 고소득자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실효세율이 높아져야 한다.

두 번째로 탈세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재정이 건전해진다.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도록 하면서 탈세를 못 하게 하는 조세개혁이 요구된다. 이게 예산개혁과 결을 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지금은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도 조세저항이 강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예산 낭비를 줄어야 국민의 조세 저항감이 적어진다. 지금은 세금을 많이 내든 적게 내든 세금 내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세금을 내도 정부가 돈을 낭비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 탈세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안은.

▲ 과거에 김대중 정부가 탈세를 막기 위해 도입한 현금영수증과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덕분에 탈세가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상당히 큰 효과를 봤다. 특히 소득세를 많이 걷는 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납세자들이 신용카드를 쓰거나 현금영수증을 받고 하는 게 이익이 되도록 만들었고, 그러면서 탈세가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탈세 문제는 만만치 않다. 요즘에는 부자들과 거대 기업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고, 해외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하는 역외탈세가 심각하다.

고소득층과 기득권층의 탈세를 막는데 국가행정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국세청이 이들을 추적하는 해외역외거래 전담팀을 만든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곳에서 현금영수증을 주고받지 않는 음성거래들이 많다. 또 명의 거래 신탁도 여전하다. 다른 사람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는 일도 탈세다. 이런 것부터 근절해야 한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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