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선을 넓혀 관객과 만나다
영화의 시선을 넓혀 관객과 만나다
  • 김혜영 기자
  • 승인 2020.07.0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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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탐방기] 부산국제영화제 2편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국내외 많은 영화제들이 코로나의 영향으로 개최가 연기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작년에 다녀온 영화제 탐방기를 집중적으로 연재하려 한다. 지난 추억을 돌이켜보거나, 온라인 영화제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관객을 만날 시기를 놓친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지난 호에 이은 부산국제영화제 탐방기 2편이다.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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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상영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에 시작되어 작년에 24회를 맞이했다. 한국 영화의 발상지인 부산을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되었고, 서구에 억눌려 있던 아시아 영화인의 연대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이외에도 먹거리나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축제가 함께 진행되었으며, 상영 프로그램은 <아시아영화의 창>, <한국영화의 오늘>, <오픈 시네마>, <부산 클래식> 등의 14개로 구성되었다.

작년의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시내의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 영화계의 상징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센텀시티 일대의 극장과 부산시민공원에서 저녁마다 10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시민공원의 잔디광장에서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등 다양한 작품이 야외에서 상영됐다. 극장 이외의 장소에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관객들과 만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되는 <오픈시네마> 부문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상영하며 매진 행렬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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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관객의 참여

지난 호에서 <아시아영화의 창>, <한국영화의 오늘>과 같은 섹션을 묶어 주요 상영작인 아시아 영화와 한국 영화를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그 이외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살펴보려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적인 영화제를 지향하는 만큼 <월드 시네마>,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이콘>과 같은 부문들도 있었다. <월드 시네마>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신작이나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해 비아시아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최근 전작 ‘톰보이’(2011)를 뒤늦게 수입 개봉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부터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가 열연한 노아 바움백의 ‘결혼 이야기’(2019)까지 유명한 작품과 쉽게 찾아보기 힘든 예술영화가 다양하게 자리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이나 배우가 영화를 직접 소개하며 관객과 만나는 섹션이다. 영화 ‘더 킹: 헨리 5세’(2019)로 한국을 찾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는 행사 전날부터 그를 보기 위해 줄을 서는 열성 팬들을 자랑하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우임을 보여주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선정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2019)을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나며 한국 관객과의 우정을 이어나갔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를 흐리는, 탄탄한 예술성으로 다양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두 영화인으로 인해 폭넓은 관객층의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포스터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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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과 '졸업' 포스터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신인의 첫 걸음부터 고전 문제작까지

저번 호에서 다룬 <뉴 커런츠>가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영화를 모아놓았다면,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을 위한 <플래시 포워드> 부문도 있다. 브라질, 멕시코, 터키, 러시아 등 한국에서 쉽게 개봉하지 않는 국가의 영화들이면서, 영화제에서 조명되기 힘든 신인 감독의 첫 걸음을 응원하고 주의 깊게 살펴본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섹션이었다. 반대로 <부산 클래식>은 영화사에 기록된 거장의 복원작, 혹은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고전 문제작을 소개함으로써 영화예술의 지평을 넓힌 영화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헝가리의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한 탓에 상영금지가 되었던 작품 ‘증인’(1969)이나 1960년대 미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인 ‘졸업’(1967)과 같은 영화가 오랜만에 관객과 만났다.

보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와이드 앵글>과 <미드나잇 패션> 등의 부문도 준비되었다. <와이드 앵글>은 영화의 시선을 넓혀 색다르고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분야의 수작을 모았다. 한국 단편 경쟁, 아시아 단편 경쟁, 단편 쇼케이스 등의 이름으로 8분부터 29분까지 다양한 길이의 영화가 네다섯 편씩 묶여 상영됐다. <미드나잇 패션>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공포, SF, 스릴러 등 장르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이다. 영화 특성과 맞게 심야에 상영되는 경우도 있으며, 역시 영화제가 아니면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들이었다. 정통 액션 좀비물에 난민, 인종문제를 접목한 ‘블러드 퀀텀’(2019), 2D 공포 게임을 영화화한 ‘반교: 디텐션’(2019)과 같은 영화가 있었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는 지난 호에서도 언급한, 한국영화사 100년의 정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10편의 상영과 “용서하기와 기억하기”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여성감독 3인전이 열렸다. 소수자에 대한 애정 어린 응시를 통해 섹슈얼리티, 계급과 종교, 역사의 문제를 기억하고 현재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온 감독들과 작품을 감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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