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가계대출’ 경보음 ‘삐뽀삐뽀’
코로나 상황, ‘가계대출’ 경보음 ‘삐뽀삐뽀’
  • 왕명주 기자
  • 승인 2020.07.10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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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최대 뇌관

[위클리서울=왕명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한국 경제가 심상치 찮다. 최대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대출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 영향으로 크게 늘어났던 기업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가계대출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국내은행의 가계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관련 대출 수요에 더해 주식청약자금까지 더해지면서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갈수록 경보음이 커지고 있는 ‘가계대출’ 동향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가계대출이 다시 한 번 늘어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0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8.1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200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별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8.5조원(5.4%)나 늘어났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은 40조 6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21조 4000억원 대비 2배 가량 확대됐다는 전언이다. 6월 중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늘고 전세자금대출도 한달간 2조 5000억원 증가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감소하던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로 전환돼 0.02조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 외에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이례적으로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하와 생활자금, 주식청약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 확대가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용대출은 3.3조원 늘어났고, 예·적금담보대출과 주식담보대출 등 기타대출도 3.1조원 증가했다. 제2금융권에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0.4조원 늘어나 최근 3년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 꿈틀

한국은행은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공모주 청약관련 자금수요가 늘어 기타대출이 3조 1000억원 증가한 것도 가계대출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6월말에 있었던 공모주 청약관련 자금 수요 파악은 어렵지만 지난달 SK바이오팜의 경우 30조원 정도로 청약자금이 몰린 것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2018년 4분기 DSR 대출규제 시행 이후 주춤하던 가계신용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2019년 4분기에 1600조원을 넘어선 가계신용은 올 1분기에 1611조원으로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월 9.6조원 급증했던 가계대출은 4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으나 6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기업대출은 4월 기점으로 감소세가 확연하다. 지난 3월부터 석달간 기업대출은 62조 5000억원 증가했지만 6월부터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영향으로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초저금리 정책 금융취급 축소 등의 요인으로 5월 대비 증가폭이 8조 4000억원 줄어든 4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로 전환했다. 6월 한달간 대기업 대출은 3조4000억원 축소됐다.

한편에선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들썩이고 주식 열풍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전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부가 6·17 부동산대책 등으로 돈줄을 압박했지만 추가 대책을 우려해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려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서 신용대출 부문에선 '풍선효과'도 발생했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열풍 등으로 주식 투자용 신용대출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 SK바이오팜 청약 등의 목적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봤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6000호, 2월 8000호, 3월 4000호, 4월 3000호, 5월 6000호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2만 1000호에서 3월 3만2000호, 3월 1만2000호, 5월 1만7000호를 기록했다.

전세거래량은 1월 1만 1000호, 2월 1만 3000호, 3월 10,000만호, 4월 9000호, 5월 8000호로 나타났으며 6월에는 모두 전월대비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위 관게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신용대출 등 대출수요 증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빚내서’ 투자 현상

한편에선 가계빚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장기화된 초저금리 기조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지면서 집값과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현상이 심화되면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년새 80조원 늘어나 사상 첫 1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계빚이 급증하고 있는것은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주택매매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가계대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질 않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빚을 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가계빚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세가 늘고 있다.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39조원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순유입됐다"며 "올해 개인투자자의 거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신용대출이 3조1000억원 급증한 데에도 이러한 주식투자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말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관련 증거금을 신용대출로 일정 부분 충당한 것으로 모니터링 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 가량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가계빚이 집값이나 증시 폭락 등의 위험으로 연결될 경우 가계 파산과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4월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말 대비 0.02% 올라갔다.

때문에 정부는 대출증가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신용대출 등 대출 수요 증가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겠다“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감자로 떠 오른 가계대출 문제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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