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 무산에 출범 13년 이스타항공 직원들 대량 실직 우려

지난 8일 서울시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노동자 7차 결의대회’에서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을 규탄 중인 이스타항공 직원들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지난 8일 서울시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노동자 7차 결의대회’에서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을 규탄 중인 이스타항공 직원들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인수·합병 과정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란이 발생해온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M&A가 결국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의 무더기 실직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해제의 이유로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SPA 체결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맺은지 약 7개월만의 일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항공업계가 갑자기 ‘쇼크’ 상태에 빠지면서 그간 인수·합병 계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자사의 셧다운 및 구조조정을 제주항공 측에서 지시했다고 녹취록을 공개하는가 하면, 제주항공은 이를 반박하고 이스타항공 측이 발표한 이상직 의원 일가의 주식 헌납과 관련해서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일엔 제주항공이 10영업일(15일까지) 이내에 미지급금 해결 및 계약 선결 조건 이행하라는 최후통첩을 이스타항공 측에 보냈지만, 제주항공 기준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이를 결국 이행하지 못하면서 인수·합병이 무산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김포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김포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상직 의원이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미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이 무더기로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결조건 이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선결조건 이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날 SPA 해제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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