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 ‘전세 대란’ 잡을까
임대차보호법, ‘전세 대란’ 잡을까
  • 왕명주 기자
  • 승인 2020.07.29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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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권한 강화

[위클리서울=왕명주 기자] 부동산 시장이 어수선한 가운데 임대차보호3법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 중 하나인 계약갱신청구권제와 관련해선 ‘2년+2년’에 전월세 임대료 상한을 5%내에서 지자체가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상정하고 법안 논의에 착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 “법무부는 양쪽 의견을 절충해 계약갱신청구권제를 2+2로 하고 전월세상한제 인상률을 5% 범위 내에서 지자체가 결정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봤다.

 

ⓒ위클리서울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임대차보호법의 윤곽이 하나씩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기존 2년 계약 기간이 지나면 한 번 더 연장(2+2안)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2+2안과 함께 계약갱신청구권을 2회 인정하는 ‘2+2+2안’도 함께 거론됐다.

정부는 전월세상한제와 관련 임대차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폭을 기존 임대료의 5%를 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지자체가 조례 등을 통해 5% 내에서 다시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정부는 법 시행 이전에 임대차 계약을 한 기존 세입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소급 적용하는 것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계약관계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것이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얼마든지 현재 진행 중인 계약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신규 계약자에 대해서도 적용할 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중장기적인 검토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에는 집주인이 실 거주를 원할 경우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거부할 수 있는 요건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 편법 ‘우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의 법제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월세 시장은 폭풍 전야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각 정당에서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법안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동안 임대차 시장에서 '약자'였던 세입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에선 법 시행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한 집주인들의 편법이 예상돼 오히려 시장의 물량 부족과 분쟁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무려 20여건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이 발의한 법안들이다. 임대차3법 중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각 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저마다 특징이 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 보호를 위해 현재 2년인 최초 계약기간에 한해 보장되는 임대차계약의 보장기간을 연장하고,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막기 위해 상한선을 정하는 취지는 동일하지만 법안의 강도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기간의 경우 2년의 최초 계약 종료 후 1회(2+2) 또는 2회(2+2+2)의 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 등은 회당 계약기간을 아예 3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아예 기한을 두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월세 상한율은 대체로 직전 계약 대비 5%를 제시했다. 여기에 김진애 열린당 의원은 "5% 단일 인상 상한의 경우 계약 시마다 5% 임대료 상승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구소득 증가율의 평균과 비교해 둘 중 낮은 비율로 상한을 거는 방안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직전년도 물가 상승률,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기준금리+3%포인트 등을 법안에 담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은 대부분의 개정안에 포함된 2+2안과 상한율 5%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학제상 초등학교 교육기간이 6년인 점을 감안해 2+2+2안도 검토중이다.

임대인의 권리 침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을 감안해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도 명확히 할 예정이다. 임대인의 실거주나 철거ㆍ재건축 시 갱신 거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관건은 임대차 3법과 관련해 소급 적용이 가능하느냐로 모아진다. 당정은 임대차 3법을 기존 계약까지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임대차 3법 도입 전에 미리 임대료를 올려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기간에 관계없이 임차인에게 한 차례 계약 갱신을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바뀐 규정을 소급 적용하더라도 계약 만료 6개월에서 2개월 전이면서 법 시행 이전에 세입자에게 갱신 거절을 통보하면 임대차 3법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집주인은 계약 종료 전 6개월에서 2개월 사이에 세입자에게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할 수 있다. 계약 종료는 집주인의 '확정된 권리'가 된다. 세입자가 임대차 3법을 근거로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해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집주인들이 앞으로 못 올릴 임대료를 미리 한꺼번에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산권 VS 주거권

시장에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역대급 전세대란'이 올 수 있다는 걱정이 없지 않다. 임대차 3법이 이달 말 시행된다면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들이 집주인과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4만 3766건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임대차 3법의 혜택은 커녕 도리어 기존에 살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이는 셈이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임대차3법을 도입하더라도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토부는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갱신 시점에 해당 주택에서 직접 거주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제약 없이 거주할 수 있다"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임대차 3법이 임대인의 재산권과 임차인의 주거권 간의 균형 잡힌 제도로 입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당정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데 시간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일단 임대차 3법을 우선 시행하고 향후 부작용이 나타나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임대차 3법이 부동산 시장과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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