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대한민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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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아 기자
  • 승인 2020.08.0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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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나] 캐나다 출국과 대한민국 입국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펜데믹 속 캐나다 출국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1. 펜데믹 속 캐나다 출국

캐나다는 현재 출입국 하는 사람만 공항에 출입이 가능하다. 공항 건물로 들어갈 때 여권이나 티켓 검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출국 수속을 밟고, 수하물을 보내는 발권기가 있는 곳은 확인 후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 나오는 것 또한 불가능 하다. 너무 아쉽게도 배웅 나와준 친구를 바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보통은 티켓 발권을 하고, 수하물을 보낸 이후, 배웅을 나온 가족 혹은 친구와 충분히 인사를 나누고 출국을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어떤 한국 가족은 할머님을 혼자 보내면서 멀리서 지켜보다가 결국 쫓겨났다. 공항 밖 창문에서 쳐다보던데 걱정 어린 눈빛이 굉장히 안타까웠다.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다니…. 현 상황에선 당연한 거지만. 예전엔 당연한 것들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삶이 되었다.

현재 캐나다 공항 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마스크 착용을 그렇게 하지 않던 캐나다인데 7월 2일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되었다. 어길 시 벌금은 한화로 약 15만원이다. 그 후에 실내 마스크 착용 또한 의무가 되었다.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늦게 시작했다. 그래도 그 전부터 유일하게 의무인 곳이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공항이다. 하지만 보안직원들이 마스크를 똑바로 쓰라고 계속 소리를 지른다. 자꾸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출국장 앞에서도, 기내 안에서도 계속해서 안내 방송이 나온다.

 

왼쪽은 내가 준비해 간 코로나 감염 방지 키트, 오른쪽은 에어 캐나다 측에서 나눠 준 키트.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체크인과 수하물을 보내는 시스템이 대부분 무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짐 무게를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짐을 부칠 수 없다. 1KG 정도는 직원 재량에 따라 허용해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무인 시스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무게가 정확하지 않으면 계속 짐이 반환된다. 캐리어 하나가 0.1KG이 넘어서 보내지지 않았다. 결국 가방을 열어 짐을 꺼내 쓰레기통에 넣는 수밖에 없었다.

출국 심사할 때 짐 검사하는 바구니는 개인이 소독을 해야 한다. 소독을 해주는 직원이 있긴 하지만, 그 직원이 소독한 바구니를 개인이 물건을 담기 전에 한 번씩 더 소독하게 한다. 덕분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코로나 상황으로 공항이 어떨지 몰라서 혹시나 해서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었다. 만약에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빠듯했을 거 같다.

기내에서 거리를 두고 앉는 건 의무가 아니다. 처음 코로나가 유행했을 당시 한 좌석씩 띄어서 앉혔다고 들었는데 내가 출국하던 당시 바뀌었다. 나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았는데 내 바로 옆자리에 사람이 앉았었다. 엄청 신경이 쓰였는데 마침 복도 반대 쪽 자리가 비어서 옮겼다. 만석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국행 비행기였기에 한국인이 대부분이었고, 인천에서 환승하기 위해 탑승한 외국인도 종종 보였다.

 

매 끼니는 한 봉지에 전부 담아 빵으로 제공된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기내는 굉장히 엄숙했지만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있다면 집담 감염이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기내식은 전부 빵으로 제공된다. 일단 탑승 하자마자 손세정제, 물티슈, 마스크, 물, 장갑을 넣은 봉투 하나씩 나눠준다. 다 준비해 가긴 했었다. 끼니때마다 식사를 모두 봉투 하나에 넣어서 준다. 샌드위치, 베이글 등 주식은 전부 빵으로 나오고, 그 외 요거트, 쿠키, 과일 등의 간식거리들이 나왔다. 베개랑 담요 서비스는 없었다.

승무원들이 모두 보호복 착용하고 있었다. 승무원 제복위에 한 겹씩 더 입고 있었는데 굉장히 불편해 보였다. 하지만 기내에 확진자가 있으면 집단 감염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서로 예민해서 밥도 잘 안 먹고, 엄청 조용했다. 심지어 내 옆자리 사람은 화장실을 한 번도 안 갔다.

‘에어 캐나다’는 내가 출발하기 한 달 전, 토론토발 인천행 직항을 취소했다. 결국 밴쿠버를 경유해서 왔는데 토론토에서 밴쿠버까지 5시간, 밴쿠버에서 인천까지 딜레이 1시간 포함 12시간이 걸렸다. 비행기 안에서만 17시간을 있었던 거다. 그냥 장거리 비행을 해도 힘든데 마스크까지 끼고 있으려니 정말 힘들었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해외 입국자는 당연히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키라는 것만 잘 지키면 된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키라는 것만 잘 지키면 된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2. 현재 상황 입국 이야기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건강상태 질문서와 특별 검역 신고서를 작성한다. 그 후 체온을 측정하고 자가격리 어플을 다운 받아 주소를 입력하고 통과한다. 검역 직원들이 주소를 확인하고, 내 전화번호 혹은 보호자 전화번호가 맞는지 직접 통화해 확인한다. 그 후에 평소처럼 입국 심사를 한다. 수하물을 찾는 곳에 가면 평소보다 음식물 반입에 대해 더 꼼꼼히 검사한다. 입국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거리 두기가 굉장히 잘 지켜진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거주지로만 이동 할 수 있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해외 입국자는 공항철도 포함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가는 해외입국자 전용 버스와 기차, 방역 택시가 있다. 자기 지역이 쓰여 진 곳으로 안내를 받고, 원하는 수단을 결제하면 된다. 나는 택시비는 부담스러워서 버스를 예매했다. 우리집(부천)으로 가는 건 4시간에 한대, 하루에 4대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공항에 도착한 시간에 떠났다. 1시간 딜레이만 안됐어도…. 어쩔 수 없이 3시간 후에 있는 막차를 예약하고, 버스 도착지에서 집까지 데려다 주는 무료 방역 택시도 예약했다.

3시간 후, 거리 두기를 한 채 줄을 서서 버스에 탑승한 뒤, 부천 시청 앞에서 내렸다. 도착 시간에 맞춰 공무원분들이 나와 있었고, 차를 배정해줬다. 감사하게도 편하게 집 앞까지 왔다. 캐나다 집에서 한국 집까지 정확히 27시간이 걸렸다.

 

자가 격리 물품. 대한민국 사랑해요.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3. 자가격리

정말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관공서에서 근무를 하셔서 집 안에 자가격리자가 있으면 재택근무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오피스텔을 빌려서 나갔다. 내가 택시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갈 때 멀리서라도 인사를 해줄 줄 알았는데… 쿨하게 격리 끝나고 보자고 연락이 왔다.

다음 날,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님을 배정받았고, 전화가 왔다. “어휴, 어쩌다가 자가격리를 하게 되셨어요. 고생이네요.” 너무 죄송했다. “아… 제가 그게… 해외에서 입국을 했어요.”

그날 하루에 전화만 몇 통을 받았는지 모른다. 자가격리 물품 관련, 보건소, 심지어 정신건강 복지 센터에서도 전화가 온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면 심리 상담을 해준다고 한다.

자가격리 물품은 전화가 오고 몇 시간 후에 바로 집 앞으로 가져다 주셨다. 당연히 비대면이기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온다. 마스크를 끼고 현관문을 열어 가지고 들어왔다. 즉석밥 31개, 라면 13개, 과자, 반찬 등을 포함 해 쓰레기봉투, 물티슈,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심지어 소화제랑 홍삼까지 챙겨줬다. 자가격리 물품은 지역 그리고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정말 섬세하게 챙겨 준다. 물품을 받으면 안에 확인서가 들어있는데 사인을 해서 사진으로 전송하면 된다. 격리기간 동안 나오는 쓰레기는 의료용 봉투에 넣은 후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마지막 날 한꺼번에 버려야 한다. 너무 큰 재활용품은 전부 소독제를 뿌려서 버려야 한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8시에 자가격리 어플로 자가진단을 해야 하고, 오후 3시에는 담당 공무원님과 통화를 한다. 한번은 잠이 들어서 오후 8시에 자가진단을 못 했는데 9시에 바로 전화가 왔다. 너무 죄송했다. 그 후로 혹시 몰라서 하루 3번 알람을 맞춰 놓았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갈 때도 무조건 보고를 해야 한다. GPS가 잡혀 있다. 핸드폰이 안 터져도 바로 연락이 온다. 뉴스에 나온 23세 미국 유학생은 도대체 어떻게 격리 중에 미국을 다녀 온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해외에서 입국했기에 더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격리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곳을 봐도 우리나라처럼 철저하고 잘 챙겨주는 곳이 없다. 제발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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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선별 진료소는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셨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4.코로나검사

해외 입국자는 3일 이내 코로나 검사가 의무이다. 입국 시 유증상자로 구분되면 공항에서 검사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까운 선별 진료소를 가면 된다. 자차 혹은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데 불가능 할 경우 보건소에서 방역차로 픽업 해준다.

도착 당일은 시간이 늦어 일단 잤고, 다음 날 전화해서 차와 검사 예약을 했다. 그 다음 날 아침, 검사를 받으러 갔다. 집에서 선별 진료소까지 도보로 1시간이 걸리고, 운전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방역차를 이용했다.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님께 검사를 받으러 나간다고 보고를 하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후 나갔다. 소독제까지 들고 나가서 내가 지나 간 모든 곳에 뿌리며 다녔다.

선별 진료소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상담 줄에 2명이 서있었다. 예약을 해도 상담을 해야 하고, 그 다음 진료 줄에 설 수 있다. 체온을 재고, 왜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등을 물어본다. 해외입국자는 검사가 필수이기에 따로 증상은 물어보지 않았다.

검사는 목에 한 번, 코에 한 번 한다. 말도 안 되는 길이의 면봉을 5초 동안 넣는다. “독감 검사해 보셨어요?” “아니요.” “그럼 조금 불편 하실 거예요. 움직이시면 다시 해야 하거나 더 오래 걸리니까 저랑 같이 5초만 세면서 참으세요.” “네!” 목은 위내시경도 해봤고, 성대 검사도 받아봐서 괜찮았는데 코는 정말이지…. 너무 아파 당연히 코피가 난 줄 알고 바로 휴지를 집어서 닦았다. 멀쩡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음성이라면 결과가 나왔다. 집에 와서 코로나 검사에 대해 찾아보다가 면봉이 어디까지 들어가는 지 보여주는 사진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그 뒤로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마스크 잘 끼고, 손 잘 씻고, 사람 많은 곳 가지 말고, 하지 말라는 거 다 하지 말고!! 제발 코로나 검사하지 마!!!” 

 

김준아는...
- 연극배우
- 여행가가 되고 싶은 여행자
- Instagram.com/juna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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