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경제위기 맞아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들 해고 1순위 내몰려”
“코로나 팬데믹 경제위기 맞아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들 해고 1순위 내몰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8.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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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장-1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비정규직 노동자 일자리가 불안하다. 실업도 역대 최악이다. 취약계층을 위했다는 노사정 잠정 합의문에 대한 노동계 반응도 싸늘하다. 역대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하지만,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해고금지나 생계대책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쓰나미’가 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노동자들은 합의문에 대해 정부가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며, 대기업만 살린다며 분노하고 있다.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장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코로나19와 인공지능 등 기술 진전으로 1,100만 비정규 노동자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노사정 합의문은 생계보장 ‘보증서’도 아니다. 정부와 기업, 노동자의 목소리도 따로따로다. 기업은 ‘해고’를 노동자는 ‘해고금지’를 바라지만, 겉도는 정책에 현장은 절규만 가득하다.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인 유영희(51)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장은 “합의안을 보면, 기업의 휴업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면에 비정규직과 관련한 합의는 긍정인 게 하나도 없다. 오히려 해고를 강화하고 휴업수당 등을 어떻게 지급하겠다는 자세한 내용도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나KO’ 문제도 정리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 측을 상대로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다.”며 “회사가 정부의 고용안정유지기금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무기한 무급휴직을 2개월 이상 계속 대기시켰고 마지막까지 무급휴직에 비동의한 사람들을 일괄 정리해고를 했다.”고 주장, 노사정 합의 내용과 노동현장 상황이 다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합의안에는 사회적 약자인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고, 국민과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밀어붙였다.”고 토로하는 유 위원장을 을지로 고용노동청 앞 텐트 농성현장에서 만났다. 이곳에는 현대기아차 해고노동자들이 사 측의 부당한 불법 파견근무를 놓고 17년째 농성하고 있다. 노상에는 여러 텐트와 숙식 침낭들이 보인다.

이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유흥희 위원장으로부터 벼랑 끝에 내몰린 미조직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전태일 열사 산화 50주년을 맞은 노동계, 노사정 합의문 문제점, 전 국민 고용보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정치권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 등을 짚어 본다.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회’가 언제 만들어졌고 만든 계기를 말해 달라.

▲ 지난 2018년 11월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특수고용 노동자가 당사자들의 산별과 업종, 지역을 넘어 전체 비정규직의 요구와 내용을 담는 투쟁을 전개하자는 의미로 만들었다.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6개지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불법 파견 책임자처벌 문제와 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와 노조법 2조 개정을 위해 비정규직 당사자는 물론 미조직 단위까지 포함한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하는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회’(이하 비정규직 이제그만)를 결성했다.

여기에는 비정규직이 아니어도 시민사회와 비정규직 지원단체, 문화예술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미조직 노동자단체 등과 함께 만든 자발적 임의 모임 단체다.

 

- 지난 7월 노사정 잠정합의안이 나왔지만, 사회적 약자이자 해고 위기에 내몰린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 7월의 노사정 잠정합의안을 보면, 표면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된 문제는 기업이 어려울 때 휴업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적극적으로 합의한다는 내용이 깊게 담겨 있다. 반면에 비정규직과 관련한 합의는 긍정인 게 거의 없다.

오히려 해고금지와 생계대책 내용이 없고, 휴업수당 실업급여 지급 등에 어떻게 지급하겠다는 자세한 내용도 없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비정규직을 대변한 목소리를 찾기 어렵다.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나KO’(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 문제도 대부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다.

이 회사는 정부의 고용안정유지기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을 받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들을 무기한 무급휴직으로 2개월 이상 계속 대기시키다가 마지막까지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괄 정리해고시켰다. 이런 상황인데도 합의안에는 이런 목소리를 담은 문구가 한 줄도 없다. 생계대책도 없다. 대다수 국민과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밀어붙인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 정부안은 비정규직 90% 고용유지를 담았다는데.

▲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아시아나KO’ 같은 회사의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인데 고용유지지원제도가 있음에도 해고와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강요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아무런 해고 회피 노력도 책임도 지지 않았다.

오히려 2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선 해고했다.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는 마지막 남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했지만, 정부안 어디에 비정규직 90%의 고용유지를 담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양심이 있다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서 해고만큼은 막아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노사정 합의에 정부는 기업의 고용유지를 대전제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고용유지안정자금 40조 원은 왜 이들에게 주지 않는가. 대기업 퍼주기로 볼 수밖에 없다.

40조 원은 가장 먼저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줘야 맞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은 한 번이라도 악 소리라도 질러보고 해고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찍 소리도 내지 못한 채 해고되는 위기에 내몰려 있다.

 

- 해고 위기에 고용안정기금도 못 받는다는 것인가.

▲ 대기업들은 기간산업안정자금이라는 ‘비상기금’ 장치가 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외다. 이들은 100% 해고당해도 그 어떤 항의조차 못 한다. 왜냐면 이 돈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게 아니라, 대기업 정규직에 지급된다.

반면에 대기업 하청 노동자들은 해고 1순위다. 합의문에 있는 ‘90% 고용유지’라는 말은 정규직 10%와 비정규직 90%를 해고해도 된다는 뜻으로 분석한다. 한마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한 생색용 합의문이다.

 

- 취약계층 보호 대책안은 어떤가.

▲ 합의문 어디에도 고용유지를 위한 해고금지 문구가 없다. 단지 경영계가 고용유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문구만 있을 뿐이다. 이것은 해고금지 선언도 아니고, 어떤 강제력도 없다. 노동자를 해고한 기업에 정부가 금융이나 재정지원을 중단한다는 최소한의 장치도 없다.

기업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면 10%를 부담하지만, 그게 싫어서 비정규직을 집단 정리해고한 아시아나KO와 같은 사태를 막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을 재벌과 대기업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조건은 6개월간 90% 고용유지다. 비정규직은 예외다. 재벌과 대기업은 지원을 받으면서 정규직 10%, 비정규직은 100% 해고할 기회를 열어 준 것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속도감 있게 집행’하면서 해고된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고용유지 방안은 없다.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집행위원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해고 쓰나미’ 파고가 우려된다.

▲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과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연장, 특수고용, 무급휴직자 등에 긴급 처방을 했다고 하지만, 해고금지를 명문화하고 제도적 강제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KO와 같은 비정규직 해고를 막을 수 없다.

또 법적으로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없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용되지 않는다면,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당하는 것도 막기 어렵다. 지금 상황은 확고한 생계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 전 국민 고용보험이 2025년까지 완료된다는데.

▲ 그러나 아직 비정규직은 고용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다. 한해 취업자가 2,700만 명인데, 이중 절반 정도만 고용보험 대상자다. 약 848만 명이 고용보험 밖에 있고, 이 중에 특수고용, 프리랜서 노동자가 250만 명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고용보험 대상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7만 명에 불과하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되려면, 대통령이 공약했던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2025년까지 이 제도를 완성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771만 명에 대한 정부 발표도 다르다.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묻고 싶다. 또 전속성(專屬性, 권리나 의무가 특정한 사람 또는 기관에 종속되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기준이 없는 노동자에게는 고용보험 자체를 주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말하고 기준도 애매모호 하다.

합의문에는 연말까지 특수고용노동자 특성을 고려해 노사 간 의견을 취합하고, 노동부도 연말까지 제시할 방침에 있다. 여기서 ‘특성’이란 직종별 차이를 두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총과 같은 사용자단체는 특수고용에 대한 고용보험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의견 수렴도 난항에 빠질 전망이다.

국회 입법안에 특수고용 고용보험 적용에 문화예술인을 특례적용했지만, 일부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들씌워진 직무명칭 때문에 일하다가 다쳐도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조 할 권리나 보장이 없는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다.

 

- ‘몸 아프면 쉬기’ 등 노동자 건강 상병수당은 어떤가.

▲ 온 세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부의 생활방역 5대 행동수칙 중 첫 번째가 ‘아프면 집에서 3~4일 쉬기’다. 하지만 쿠팡이나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를 목격했지만, 막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가족의 생계 문제로 아파도 쉬지 못한다.

건강보험의 상병수당도입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명령하면 시행이 당장 가능하다. 합의문에는 ‘사회적 논의 후 추진’이라는 말만 공 문구만 있을 뿐 강제력이 없다.

 

-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노사정 합의안에 반대하는 근본 이유는.

▲ 통계청에 따르면 5월 현재 실업자가 127만 8천 명이고, 최근 3개월 내 신규실업자만 73만5천 명이다. 무급휴직 등 3월 임시휴직자는 60만7천 명, 4월 148만5천 명, 5월 102만 명까지 3개월 연속 100만 명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1999년 IMF 이후 최대다.

그러나 고용보험 가입자는 취업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대규모 실업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재난과 경제위기 시기를 맞아 비정규직, 특수고용, 프리랜서, 중소영세업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악 소리도 내지 못하고 벼랑 끝에 내몰렸다.

당국의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해고를 금지하고, 모든 노동자가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고용, 프리랜서 등 모든 노동자가 고용보험에 가입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합의문이 취약계층을 위한 22년 만의 역사적 대타협이라는 말은 억지다. 해고금지도 생계대책도 취약계층에 대한 어떠한 보호 문구가 단 한 줄도 없다. 지금 노동자들은 실업대란 속에 살고 있다.  <2회로 이어집니다.>

 

 

▲ 유흥희 

전국금속노동조합 기륭전자(현 렉스엘ENG) 분회장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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