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사⋅전문직 출신이 고급일자리 독점…정치권도 노인복지 외면 ‘양극화’ 가속”
“공무원⋅교사⋅전문직 출신이 고급일자리 독점…정치권도 노인복지 외면 ‘양극화’ 가속”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9.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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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배범식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배범식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최악의 빈곤을 겪고 있는 계층의 불만이 큰데.

▲ 최근에 폭등한 부동산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무주택자나 일반 노동자, 청년, 서민들의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이게 계속해서 증폭되면 ‘내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2~3년 사이에 3억 원 하던 집값이 5억 원으로 뛰었고, 6억 하던 아파트가 10억이 됐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에 이어 부산, 광주, 대전 등 지방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없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그만큼 상대적 손해를 본 것이다.

공자는 ‘백성은 가난을 탓하는 게 아니라, 불공평을 탓한다’고 했다. 위정자에 반감을 갖는 것도 불공평 때문이다. 국민소득 3만 불의 성과를 모든 백성이 고루 나눠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현 정부는 고의는 아니더라도 이런 잘못된 관행들을 근본적으로 대수술하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민심도 많이 돌아섰다. 촛불 정부는 공정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을 주었음을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 파탄 직전의 노후연금이 2030 세대 미래희망까지 빼앗은 것 아닌가.

▲ 정치란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일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서 희망이 더 크게 단절됐다는 게 가장 큰 심각한 문제다.

특히 2030 세대의 희망사다리가 끊어졌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급격히 추락했다. 정치가 2030 세대에게 절망만 남겼다. 과거의 선배 세대들은 열심히 일하면 집도 사고 저축과 아이들 학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었다.

힘들었지만 미래의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희망들이 완전히 무너졌다. 기개가 넘치고 꿈과 희망이 가득해야 할 젊은 세대에게 너무 가혹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반성을 넘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 지난 21대 총선은 노인복지가 빠진 ‘공약’(空約) 선거였는데.

▲ 과거에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호 공약이 ‘30만 원’ 기초노령연금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노인복지문제에 대해 너무 소홀했다.

21대 총선은 ‘청년 공약’만 있고 ‘노인 공약’은 폐기된 선거였다. 노인 세대는 지금 IMF 이후 코로나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다. 이런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 혼연일체가 중요하지만, 안타까운 건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다.

가장 어려운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공적 사회보장 정책도 오리무중이다. 3만 불 시대에 ‘40만 원’ 쥐꼬리 연금만으로 생활이 어렵다 보니 노인들은 자식에게 의지하거나 길거리에서 폐지를 주워 하루하루 연명할 수밖에 없다.

이건 보릿고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 일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노인 세대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우리말에 ‘풍년거지 더 섧다’는 말이 있듯 경제 선진국이면 선진국답게 공적이전소득을 통한 보편적 사회복지를 시행해야 마땅하다.

 

- 고급일자리는 가진 자에게 뺏기고, 폐지 줍는 노인만 늘었다.

▲ 우리나라 같은 복지 후진국에서 170만 명에 달하는 노인들이 폐지 줍기 등을 해야만 하는 비참한 노후를 살고 있다. 노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한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살던 전통적 대 가족주의 세대다.

그런 시절이 그립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가족체제가 무너졌고, 디지털화된 사회 분위기에 노인들은 적응이 어렵다.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정점에 서 있다. 노후복지에 대해 정부가 좀 더 깊고 책임감 있게 들여다봐야 할 때다. 지금 연금으로 노후를 제대로 살아가는 국민은 공무원과 교사, 교수, 군인 등 특정 직업집단 출신뿐이다.

이외의 노인 세대들은 빈약한 국민연금밖에 없다. 그것도 평균 40만 원 미만이다. 저소득 가구에 선별적으로 지급되는 기초연금도 1인 가구 30만 원인데 이것도 최고금액이다. 부부 합산해도 48만 원이 전부다. 100세 시대 인생 2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도 월 30만 원짜리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충분치 않다. 물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노인 일자리를 만들려 애쓰고 있지만, 그나마 나은 고급일자리는 정보와 사회적 관계망이 뛰어난 공무원이나 교사, 전문직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마저 양극화다.

 

- 노인복지를 표방한 단체가 많지만, 찾기가 어렵다. 출범 7년 차인 노후희망유니온의 복지철학과 단체의 정통성, 설립배경을 설명한다면.

▲ 노후희망유니온은 태생부터 민주적인 단체다. 또 자주적 정통성을 바탕으로 운용해오면서 어떠한 정치적 ‘뒷거래’ 없이 오로지 노후복지를 위해 오롯이 걸어온 노인복지단체다. 지난 21대 총선 때도 노후희망유니온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후세대를 위해 노인기본소득제 실시를 가장 먼저 주장했다.

이런 취지문을 여야를 비롯해 각 소수정당에 공문을 보내 총선 공약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필요하다면 정책협약을 맺어 같이 손잡고, 노인기본소득제를 21대 국회에서 ‘정책입법 약속’을 말했지만, 제1 여당은 아예 들은 채, 만 채였다. ‘소귀에 경 읽기’였고 ‘소 닭 보듯’ 대했다.

노인복지 공약이 득표에 별 영양가가 없다는 전략적 계산 때문일 것이다. 진실로 민(民, People)을 위한 정당이라면, 다른 정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개발과 공약을 자신감 있게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망설였고 제안을 거절했다.

반면에 민중당(현 진보당)은 원래의 당론을 뒤집고 노인기본소득제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녹색당도 수용했다. 정의당 의 심상정 대표도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결국은 기초연금 인상을 그대로 고수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같은 단체를 외면하고 있다.

 

- 오히려 야당이 ‘기본소득’을 정책 1호로 채택했는데.

▲ 앞서 말한 대로 배부른 정권의 안이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무늬만 진보였을 뿐, 가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중적인 정권임이 드러났다. 차라리 세상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에도 못 미친다.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은 정책 1호로 ‘기본소득’을 새 당론으로 채택했다. 한때 지지율이 여당을 앞질렀다. 역전한 이유 중 하나가 기본소득에 대한 진보적 아젠다를 제기하면서 국민에게 상당한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은 본래 보수진영이 추구하는 당론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정책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치고 나갔다. 과연 누가 보수고 진보인지 어리둥절하게 한다.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국이다.

코로나 사태와 인공지능 4차산업 사회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인 노인들이 궁극적으로 살아남기란 불가능하다. 기초연금은 암 환자에게 진통제와 같다. 1차 적으로 기본소득을 먼저 노인 세대부터 지급하고, 차후에 단계적으로 전 국민에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 한국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보자. 일본의 고령화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 극복이 가능할까.

▲ 한국도 올해 전체 인구의 노인층이 15%를 넘었다. 인구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가 되고, 30년 후인 2050년이면 60세 이상이 40%가 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고령화와 10년 차이가 나지만, 그보다 더 급격해질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급증하겠지만,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현재 이에 대한 정부의 준비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최근에 젊은 층 일자리를 얘기하는데, 물론 젊은 층 일자리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회 공통의 지향은 젊은이의 일자리와 사회 활력이 살아나고 노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젊은 층과 노령층 양대 축을 기반으로 봤을 때, 젊은이에 못지않게 노인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평균 연령이 늘어나고, 60대의 사람들은 100세 시대를 맞아 40년 동안 남은 제2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빈곤율은 더 심해지고 장수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되고 있다.

 

- 노인 의료비 국가책임제를 주장했는데.

▲ 현재의 노년 세대들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혼란기, 6.25 한국전쟁, 군사정권, 가난과 굶주림의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산업화와 민주화 역군으로서 숱한 역경을 딛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들이다.

세계 11위 경제 강국을 만드는 과정에서 몸은 늙고, 망가진 노년 세대를 홀대해서는 안 된다. 돈이 없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노인을 보살피고 책임지는 건 국가의 책무다. 물론 노인 의료혜택이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근본적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노년의 고통 없는 건강한 삶은 선택적 복지영역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서 젊음을 바친 노년 세대의 당연한 권리다. 치매 등 각종 노인성 질병과 장애, 재활 등 치료와 요양을 국비로 전액 부담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종합 관리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공공종합요양기관 의무적 설치와 복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양등급규정 장기요양 인정 점수제도 개선과 간병비, 임종준비 지원도 필요하다. 상조보험의 건강보험편입이나 장례비와 부품의 표준화와 임플란트, 건강보험료 지원, 의족과 전동휠체어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불안전한 주거복지가 노인의 안전한 삶을 해치고 있다.

▲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가격에 의해 안전한 삶의 터전으로부터 밀려난 서민들의 삶이 불안하다. 서울에서 수도권 도시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30평에서 20평으로 10평으로 점점 축소되고 있다. 심지어 지상에서 지하로 쪽방으로 밀려나는 등 서민들의 주거환경은 악화일로다.

특히 노년 세대 주거환경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어렵사리 마련한 집마저 자녀교육과 결혼비용으로 날려버리고 남는 건 단칸방 하나뿐이다. 지하 방이나 쪽방에서 불안한 노후를 보내는 노년 세대가 너무 많다. 열악하고 낙후한 주거환경은 노인건강을 해칠 정도다.

주거문제는 노인 문제 이전에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의 문제다. 하루빨리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저소득 노인을 위한 공동생활 주거 공간을 마련하고 관리와 운영을 맡아야 한다. 특히 홀몸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생활할 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사회복지사와 의사, 간호사를 배치해 효과적인 의료지원을 해야 한다. 또 종합적인 건강 정보 관리와 노인 문제전문가를 두어 노인 자살 충동이나 노인 우울증, 치매, 노인의 성(性) 문제 등을 상담하고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

 

- 노인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았다는데.

▲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는 그 성격과 구조에서 매우 다르다. 정부가 하는 공공일자리는 청년이 할 일자리는 아니다. 과거에 했던 공공근로는 산에 나무를 심거나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마을을 청소하거나 길을 닦으면 그 대가로 밀가루 몇 포대 받던 때가 있었다.

그 연장선이 공공일자리다. 요즘은 하루 2~3시간 길거리 청소를 하면 월 27만 원 준다. 이것은 청년 일자리가 아니지만, 청년과 노인 세대 간 갈등으로 몰아가는 온당치 못한 일부 사람들이 있다. 청년 일자리는 청년에게 맞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자리가 있고, 노인 일자리는 체력한계라든가 경험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노인의 복지를 증진한다거나 하는 건 젊은이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 늙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노인복지와 사회보장이 잘되어 있는 모습은 곧 청년들의 미래모습이다.

이를 반대할 어떠한 이유가 있을 수 없다. 노인은 곧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다. 이렇게 내면적으로 얘기를 하면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세대 간 반목을 유도하고 갈등을 일으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권이 문제다.

 

- 월 75만 원 노후기본소득을 주장했다.

▲ 3만 불 시대지만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성한 자녀들도 부동산가격 폭등과 과도한 자녀교육비 때문에 부모 부양 엄두를 못 낸다. 여기에 급격한 핵가족화와 산업화로 전통적 가족체계가 붕괴하면서 가난과 외로움을 운명적으로 짊어진 노년층이 의지할 가족과 공동체가 사라져가고 있다.

가족복지가 사라진 자리를 국가와 사회가 감당해야 하지만, 국가와 사회는 이런 역할을 외면했다. ‘발등에 불’이 된 노후세대에 당면한 절박한 문제는 최소한 안정된 삶과 인간 존엄이 보장되도록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걸맞게 기본소득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노후희망유니온은 최저 임금의 50%인 월 75만 원을 65세 이상 전 노인들에게 최우선 지급을 요구한다. 매년 72조 원의 예산이면, 65세 이상 800만 명에게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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