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의료자문서로 ‘160억 원’ 짭짤한 수입 챙긴 대형병원 의사들
불법 의료자문서로 ‘160억 원’ 짭짤한 수입 챙긴 대형병원 의사들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0.09.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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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벙원의사들 보험사에서 건당 20만 원씩 연 8만 건 160억 원 수수료로 받아 챙겨
민감정보 불법 활용 보험금 삭감용 소견서 써주고 용돈 벌어
한양대병원 가장 많고, 상계백병원, 건대병원 순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학교병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학교병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사례 1 김모 씨(77년생, 남자, 43세)는 2007년과 2009년에 롯데손보에 보험에 가입했다. 2018년 09월 21일 경북 경주시에서 운전 중 교통사고로 뇌출혈 등의 중상을 당해 4개월 동안 영남대학병원 등에서 총 164일간 입원, 수술, 재활치료 등을 받았다. 후유장해(2019.8.20)로 장해율 56%로 장해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롯데손보 자사 자문의가 장해율 16%라며 장해보험금을 깎아서 지급했다. 이후 3차 병원인 영남대학교 병원에서 장해율 40%로 후유장해보험금을 다시 청구했으나, 아무 근거 없이 소비자가 선임한 손해사정사의 ‘손해사정서’를 부인하며, 환자를 일면식 보지도 않은 상계백병원의 유령 의사가 내놓은 회신문을 근거로 장해율 16%라며 보험금 지급을 재차 거부하고 있다.

#사례 2 경상북도 포항에 거주하는 김 씨는 2014.6.25 갑자기 쓰러져서 포항 ○○병원에 입원한 후 급성뇌경색(I639)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 진단보험금을 신청하여 삼성화재는 바로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나, 삼성생명은 환자를 진료하지도 않은 자사 자문의에게 의견서를 받아 급성뇌경색이 아니고 열공성 뇌경색(I69)이라며 일방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대형병원 의사들이 불법 소견서를 써주고 연간 160억원 대의 부수입을 받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비자단체가 추정했다.

금융소비자연맹(상임대표 조연행)은 올해 7월 처음 공시된 보험사별 의료자문 비교 공시 정보를 전수 분석한 결과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지난해 외부 의사에게 의뢰한 의료자문이 각각 5만7천778건과 2만2천400건으로 추산된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의료자문에 지출한 수수료는 손보업계와 생보업계가 각각 115억5천500만과 44억8천만원으로 추산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시된 작년 하반기 보험사별 의료자문 현황에 2를 곱해 연간 의료자문 의뢰량을 추정하고, 의료자문 1건당 평균 의뢰비용 20만원을 곱해 수수료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 분석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손보사의 의료자문 의뢰량은 삼성화재(8천915건), KB손해보험(3천817건), 현대해상(3천512건), DB손해보험(3천413건) 순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는 삼성생명[032830](4천233건), 한화생명[088350](2천2건), 교보생명(1천297건), 흥국생명(667건) 순이었다.

소속 의사가 수행한 의료자문이 많은 의료기관은 한양대병원(3천739건), 인제대 상계백병원(2천397건), 건국대병원(2천33건), 중앙대병원(1천764건), 이화여대 목동병원(1천673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1천631건), 서울의료원(1천504건), 서울아산병원(1천364건), 강북삼성병원(1천209건), 고려대 안암병원(1천186건) 등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한양대병원과 상계백병원 의사들이 의료자문으로 벌어들인 수수료가 각각 연간 15억원과 9억6천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측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의료자문료는 대체로 보험사가 원천세(기타소득세 3.3%)를 공제하고 자문 의사에게 직접 지급되므로 병원 수입으로 책정되지 않고 병원이 모르는 (의사의) 부수입"이라며 "보험사와 자문의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소견을 작성해 줄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또 의사에게 의뢰하는 의료자문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자문업체에 맡겨 시행한 의료자문 정보도 공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험사 의료자문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꾸준히 제기됐으며, 이에 따라 올해 처음 비교 공시가 도입됐다.

그러나 보험사기나 과도한 의료행위를 감시하는 순기능이 있으며, 외부 의료자문을 통한 지급 거부율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손보협회 공시실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건수 중 의료자문을 실시한 비율은 보험사별로 0∼0.29% 수준이었으며 생보사의 의뢰율은 0∼0.67%였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지급 거부율은 손보사가 0∼14.29%, 생보사가 0∼49.55%로 각각 공시됐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보험사가 자문료를 주며 보험사 의도대로 소견서를 발행해 보험금을 깎는 불법적인 의료자문의 제도를 하루빨리 폐지해서, 보험회사의 보험금 부지급 횡포를 근절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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