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지음/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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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 문학동네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인간의 보편적 불행과 슬픔을 단단한 시선과 위트 있는 문체로 그려내며 우리의 삶을 긍정하게 해주는 작가 김금희의 두번째 장편소설이 나왔다.

IMF로 가세가 기울어 제주의 한 부속 섬으로 이주해야 했던 ‘이영초롱’이 훗날 판사가 되어 또 한번 제주로 좌천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년 시절 자신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준 친구 ‘복자’와 오랜만에 재회한 이영초롱은 복자가 그간 홀로 감내해야 했던 내밀한 상처를 조금씩 알게 되고, 이번에는 자신이 복자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고 마음먹는다.

작가가 제주에서 지냈던 나날들에 영감을 받아 완성한 '복자에게'에는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풍부하게 어우러져 있다. 

제주는 소설 속 인물들이 실패한 시간을 매만지고 회복하는 공간이자,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는 노동자로서 생활을 일구어가는 활기차고도 강인한 세계이다. 서로 파도처럼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하지만, 그들은 그 모든 갈등을 끌어안으며 함께 살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처럼 김금희의 인물들은 어떤 실패도 삶 자체의 실패로는 만들지 않기 위해 기어코 마음을 다잡는다. 그들이 지닌 힘이 너무 맑아 시리기까지 한 섬의 풍광 속에서 빛을 발한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을 집필했다. 또한 신동엽문학상,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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