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가난을 운명적으로 짊어진 노년층 ‘빈자리’ 국가와 사회가 채워주지 못했다”
“외로움과 가난을 운명적으로 짊어진 노년층 ‘빈자리’ 국가와 사회가 채워주지 못했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9.0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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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배범식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3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노인의 미래가 곧 청년의 미래’라는 기치로 청년유니온 단체를 리드해 왔다. 청년이 살아야 국가도 산다. 청년세대에 대한 정책은 어떤가.

▲ 우리는 먼저 청년의 기가 살아있는 활기찬 사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노후희망유니온의 특징은 정기대의원대회 등 같은 중요 행사를 할 때, 반드시 청년들을 초청한다. 청년유니온 대표를 불러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외부의 다른 노동단체나 정치인은 일절 초대하지 않는다. 유명 정치인을 불러 행사 마이크를 주고 ‘폼’ 잡게 할 일도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청년-노인 간 세대갈등에만 국한해서 편향적 시각으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 사회의 청년과 노인을 모두 아우르며 ‘행복한 사회’(Happy Society)를 향해서 가는 일이다. 청년-노인 일자리 문제와도 별개의 문제다. 물론 노후세대를 부양하려면, 당연히 청년의 부담도 같이 올라간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청년도 어느덧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다. 자신들도 미래에 언젠가 겪을 문제다. 이것을 당장에 ‘부담’으로 여기면, 안목이 좁은 것이다. 조금만 생각의 틀을 넓게 보면, 그렇게 어렵게 볼 문제가 아니다. 세월은 쏜살같고 누구든 늙는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청년과 노인들을 세대 간 갈등 양상으로 몰아가고, 조삼모사식 복지정책을 남발하며 오도(誤導)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 젊은이가 땀 흘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이외에 또 다른 정책이 있다면.

▲ 미래 세대에게 통일된 조국 물려주기다. 한때 우리 민족은 국제 정세를 오판해 해양세력 국가인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빼앗겨 35년간 일제의 무단통치(武斷統治)를 받았다. 나라 잃은 서러움을 뼈저리게 겪었다. 1945년에 해방을 맞았지만, 다시 6.25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수백만 명이 죽었다.

휴전했지만, 일제 35년의 두 배가 넘는 70년 이상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민족사에 가장 슬픈 역사인 ‘6.25 전쟁’을 이제 끝내야 한다. 지금도 남과 북의 100만 명에 달하는 젊은이들이 철천지원수인 양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이런 통한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늘이 무너져도 이것만은 막아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선배 세대들의 사명이자 책무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 미국이 아무리 반대해도 우리 민족이 자주적인 촛불을 들고 뭉쳐야 한다. 분단된 조국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 시대 어른들은 진보든 보수든 통렬하게 자성을 해야 한다.

젊은 시절 엄혹했던 시절들을 관통한 부머 세대들에게 통일운동은 이제 마지막 사명이 될 것이고 깃발을 다시 들어야 할 때다. 젊은이에게 통일을 꿈꿀 수 있는 표상이 되는 세대가 되어야 한다.

 

- 집권 3년이 넘은 촛불 정부의 복지정책을 짚어보자. 한때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소비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정작 노인소득은 줄었다는 지적인데.

▲ 더불어민주당의 캐치프레이즈가 소득주도성장(所得主導成長, Income-Led Growth)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으로 가계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논리를 기반으로 한 소득주도형 일자리다. 일견 일리는 있다.

과거 정권에서 말했던 재벌의 낙수효과(落水效果)와는 다르지만, 현 정부에서의 노인소득은 도리어 줄어들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라면 청년이나 노인 등 모든 국민에게 소득이 고루 분배되어야 한다. 3만 불이면 1인당 3,600만 원이다. 부부 합산하면 7,200만 원이다. 지금 그런 소득을 누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게 안 되더라도 반이라도 되어야 한다. 1인당 3,600만 원이면, 월 소득이 300만 원이어야 맞지만, 현실은 150만 원도 안 된다. 부부 합해도 100만 원 정도다. 지금 노인빈곤율이 45.7%다. 정치인들은 말로만 복지공약을 내세우고 생색내려 할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따라 줘야 한다,

 

-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도 심각하다.

▲ 지금은 한 가정에 한 명도 낳지 않는 최악의 저출산 시대다. 청년세대들이 무턱대고 애를 낳지는 않는다. 당연히 계산할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뭔가 희망이 보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보여야 애를 낳는데,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고, 기득권층이 장악한 사회에서 ‘희망의 사다리’가 끊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둘이 살기도 어렵고 부담스러운데 누가 결혼하겠는가. 집도 마련해야 하고 최소한 전세라도 준비해야 한다. 사랑하지만 결혼을 포기한 채 가끔 만나서 즐길 뿐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故 김용민 어머니는 ‘이렇게 자본이 판을 치고 사람을 돈벌이의 도구로 이용되고 가난해 서러움 당하는 세상에 용민이를 낳은 것이 잘못이었다’고 한국 사회를 꼬집어 말했다. 사회구조가 ‘희망의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 뻔히 보이는데 누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겠는가.

 

- ‘자본의 노예’⋅‘양극화 희생양’ 인식이 팽배해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인데.

▲ 청년세대들이 아이를 낳아 키워봤자 ‘자본의 노예’ 밖에 안 될 게 뻔한데, 누가 아이를 낳겠나.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집 한 칸 마련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판국에 애를 낳아서 뭐하냐는 분위기다. 지금 출산율이 1%도 아닌 0.9%다. 올 상반기엔 0.84%였다고 한다.

한 사람도 안 된다. 원래 1.8~2% 정도는 되어야 인구구조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사회가 안정된다. 저출산이나 실업 같은 문제처럼 어느 한 부분만 놓고 볼 게 아니라,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고 희망이 없는 사회가 됐다는 게 문제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지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그런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 오늘은 고생하지만, 내일은 안락한 저녁이 있는 삶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어야 하지만, 사회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 복지정책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과 함께 국가가 활력을 잃었다. 청년과 노후세대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 저출산과 맞물려서 부동산가격 폭등문제가 한국 사회 미래를 갉아먹고 있다. 집값이 1년에 1억씩 오르는데 월급 500만 원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1년을 모아도 6천만 원이다. 미래가 없다.

미래를 잃은 한국 사회에 노후희망유니온은 청년과 노후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 노인 자살과 빈곤이 갈수록 늘고 세계 최고지만, 50~60대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으로서 ‘꿈이 있는 희망찬 사회’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선배와 후배가 함께 더불어 손잡고 노력을 해보자.

세계 11의 경제 대국을 만든 저력을 통해 활력을 잃은 한국 사회에 ‘희망의 숨’을 불어 넣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5천 년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 민족은 신이 도와준 나라다. 예로부터 중국, 몽고, 러시아 등 주변의 열강들과 맞대고 있었음에도 수천 년간 민족의 순수성과 영토를 유지했다.

 

- 정치력 부재로 ‘청년희망⋅노후희망’이 무너지고, ‘희망이 없는 사회’⋅‘계층사다리가 끊어진 사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 외람된 얘기지만, 대한민국은 하늘이 내린 천손 민족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5천 년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중국과 몽골, 일본 등 열강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정복당하지 않았다. 중국만 해도 속국이 된 소수민족만 50개가 넘는다. 우리 민족만 유일하다.

이는 사람의 힘만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은 없다. 우리 민족은 고난을 극복해온 민족적 역량과 DNA를 갖고 있다.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희망의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

정치가 올바로 서면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가치와 희망이 바로 서고, 미래에 대해 의욕(Desire)이 생기고, 사회적 활력이 살아난다. ‘활력’은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 숱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민족으로서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도 자타가 공인한 방역선진국으로서 온 세계에 저력을 보여줬고 인정받았다. 정치인도 국민 앞에서 먼저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유구한 5천 년 역사와 문화, 조상이 물려준 지혜를 결집해 희망의 세상을 열어가는 일에 ‘올인’해야 할 때다.

 

- 노후복지사회 구현을 향한 시민단체장으로서 국가가 하지 못한 부머 세대와 청년세대를 아우르는 노인복지시스템에 대한 정책들을 제시한다면.

▲ 과거 군사정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권마다 부머 세대에 대한 노후복지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했다. 여기에는 장노년층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연유도 있겠지만, 이제라도 결집하지 않으면 노후희망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100세 시대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노후희망유니온은 촛불혁명을 성공시킨 4대 주도 세력 중 하나로 매일경제신문이 선정했고, 우리나라 장노년 세대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조직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노후복지선진국을 만들기 위해 목표로 하는 정책은 먼저 50세 이상 장노년층의 인권과 노동권확보가 중요하다. 또 50세 이상 장노년층 복지증진을 위한 제도와 법률 제정과 개정과 함께 50세 이상 장·노년층 일자리 창출과 알선, 교육, 정보제공이 마련되어야 한다.

50세 이상 장노년층 사회참여 확대와 건전한 장노년문화 창출과 50세 이상 장노년층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정치의식 함양을 위한 활동도 주된 목표다. 여기에 모든 민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과 사회변혁 운동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청년세대와 노인 세대가 함께 손잡고 공정한 사회, 희망찬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

 

- 은퇴세대에 대한 국가 예우가 부족하지 않은가.

▲ 앞서 말했듯이 우리 민족은 수천 년 고난의 역사를 거치면서 다른 나라에 동화되지 않았다. 고난을 이만큼 잘 이겨낸 민족도 드물다. 선배 세대가 시작한 경제개발과 부흥의 바통을 이어받은 부머 세대는 한강의 기적을 완성했다.

또 신문화를 받아들인 최초의 고등교육 세대로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뤄냈다. 4차 산업 IT 최강국을 달성했고. 한류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문예 부흥을 이끈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가 망라되어 코로나-19 소용돌이에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선진국임을 만방에 입증했다.

반만년 이어진 가난과 약소국의 멍에를 비로소 벗어던진 첫 세대다. 이제 국가가 이들에게 상응한 대우를 해야 한다. 그게 도리다. 초고령사회 목전에서 경제부국답게 선진적이고 항구적인 복지제도를 확립하는 일도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 편입된 부머 세대와 함께 겉도는 노인복지정책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시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 무엇보다 정치인은 국리민복을 위해 기본적으로 진정성과 책임감, 덕성을 갖춰야 한다. 또 국민 앞에 최선을 다하고 겸손해야 하고, 국민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를 존중하고 정부 정책에 솔선수범해서 따라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정치가 올바로 서야 한다.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설득력 있고 확고한 믿음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세대는 청년과 미래 후손들에게 영광되고 희망찬 나라를 물려줄 의무가 있다.

후손들에게 5천 년 찬란한 역사와 선열들의 빛난 얼을 계승하고, 민족 화해와 일치를 통해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어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마지막 세대인 부머 세대는 남북통일의 최선봉에서 끝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형님-아버지 선배 세대와 부머 세대, 청년세대, 장애인, 노동자, 여성들은 코로나-19와 부동산 버블, 경제위기 속에서 최대 난국을 맞고 있다. 불행하게도 역대 정권마다 국민을 위한 복지정책은 공회전만 거듭했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이마를 맞대고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는 복지의 틀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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