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이숙원

[위클리서울=이숙원 기자]

ⓒ위클리서울/ 이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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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어머니

 

집 나서려고 말려놓은 신발이 몇 달째 그 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저 어릴 적 어머니는 먼 길 떠나시려면 흰 고무신 빛나게 씻어

댓돌에 올려놓고 외출 채비를 하셨지요.

한여름 모시에 쪽빛 물들인 한복에 흰 고무신 차림의 엄마의 화사한 모습은

지금도 제 눈에 선합니다!

신발 이야기가 나오니 어릴 적 비가 오면 아이들과 냇가에서 놀다가

신발을 떠내려 보내고 흠뻑 젖은 옷차림에 맨발로 집에 들어가는 날

그날은 혼 줄이 나는 날

나는 엄마가 나를 어데서 주워온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요.

내 친엄마는 절대 신발 같은것 잊어 먹어도 야단치지 않을 거라며

더더욱 슬픈 눈물을 흘렸던 철없던 막내딸

50년대는 우리 모두 가난한 어린 시절

새 신발을 사면 얼마 동안은 한쪽에 잘 모셔 놓고 쳐다 만 보아도 좋았던 시절

가난해도 그때 우리가족 오순도순 정겹게 살았던 때가 그립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보고 싶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신발 같은 것 필요 없이 맨발로 달려갈게요.

추석이 곧 돌아오는데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도 못갑니다

온 세상이 다 그리하니 참고 견뎌야지요.

바람잡이 신발은 깊은 곳에 숨겨두려 합니다...

신발이 자꾸 나가자 하니까요

 

 

 

 

 

 

 

 

(쉼표, <사진과 인문> http://cafe.daum.net/comma-photo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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