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 변화 움직임 ‘신호탄’
‘수도권 부동산 시장’, 변화 움직임 ‘신호탄’
  • 왕명주 기자
  • 승인 2020.10.16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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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값 ‘마이너스’

[위클리서울=왕명주 기자] 깊어가는 가을,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서울 강남 집값이 한달 넘게 제자리에 머무르더니 최근 낮아지는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에서 급매물 위주로 주택이 거래되면서 호가가 수천만원씩 낮아지고 매물도 조금씩 쌓이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아직 단언하기는 시기상조지만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시민들의 가장 큰 고민인 집값과 전세 상승 상황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부동산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일까.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 달 둘째주(12일 기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화에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8주 연속 0.01%를 유지하다 지난주 0.00%를 기록하며 보합으로 내려섰고 이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강남4구의 전체적인 변동률은 전 주와 같이 0.00%로 변함없었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8주 연속 0.01%의 변동률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주간 상승률은 7월 둘째주 0.63%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이달 첫째주엔 0.24%까지 하락했다.

 

흔들리는 ‘은마’

‘강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적은 수치긴 하지만 호가가 내려가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경우 그동안 22억 5천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지만 최근 들어 22억원, 21억 7천만원 등으로 내렸다.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급매로 나오는 물건들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84㎡)는 23억∼23억 5천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지만 최근 수천만원 내린 매물이 나왔고, 강동구 고덕주공(84㎡)도 12억 4천만원까지 올라갔던 호가가 2천만~3천만원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잠실 대규모 단지에서 실거래가와 호가가 다소 내려가면서 매수 문의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강북구 수유동과 금천구 가산동 등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하락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서 팔려는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이달 5일 3만 6987건이었으나 최근엔 4만 1577건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강남4구도 1만 1050건에서 1만 2223건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경기도는 7만 8167건에서 8만 5035건으로 증가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볼 때도 매물은 13만 6072건에서 15만 58건으로 수치가 상승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대폭 강화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을 높이는 로드맵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가 내년 6월 시행되는 만큼, 그 전까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집은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에선 아직 ‘본격적인 하락세’를 점치기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남구의 한 주 변동률이 마이너스가 됐다고 해서 전체적인 변화를 예상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가을 이사철’ 관건

전셋값 상승도 서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62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에 상승폭이 소폭 감소했지만 이번주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0.08%를 기록해 지난주와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강남4구 전셋값 변동률은 송파구가 0.11%로 지난주보다 0.03% 올랐고, 강남구(0.09%→0.10%)와 서초구(0.07%→0.08%)도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강동구는 0.10%에서 0.08%로 소폭 줄었다.

이 외에도 용산구(0.09%)와 성북구(0.09%), 마포구(0.08%) 등이 평균 상승률 이상으로 올랐다.

이와 관련 감정원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가을철 이사수요가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0.14%에서 0.16%로 0.02% 상승했다. 전셋값은 서울의 경우 68주 연속, 수도권은 6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은 새 임대차 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주 0.22%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었다. 그 뒤 0.18%(8월2주)→0.17%(8월2주)→0.16%(8월3주∼9월4주)→0.15%(9월5주)→0.14%(10월 첫째주) 등으로 상승세가 점차 둔화했으나 이번주에는 다시 상승세가 컸다.

경기도(0.19%)는 화성시(0.25%→0.32%)가 동탄신도시 신축 위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고, 의정부시(0.28%→0.32%), 수원 장안구(0.19%→0.27%), 구리시(0.10%→0.19%), 안성시(0.09%→0.24%) 등의 상승폭이 비교적 컸다.

지방도 전셋값 변동률이 0.15%에서 0.16%로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는 0.16%에서 0.18%로, 8개도는 0.09%에서 0.11%로 각각 상승폭이 늘어났다. 세종은 1.39%에서 1.37%로 상승폭을 좁혔다.

시·도별로는 세종(1.37%), 울산(0.46%), 대전(0.28%), 강원(0.24%), 인천(0.23%), 충남(0.20%), 경기(0.19%) 등의 순이었다. 전국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주 0.14%에서 이번주 0.16%로 0.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비교적 보합세지만 전셋값은 떨어질줄 모르고 높아만 가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서민들의 주택 문제는 여전히 최대 고민거리다. 특히 전셋값은 강남과 강북의 고가, 중저가 전세 모두 오르고 있어 서울 탈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은 0.08% 올라 전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6월 17일 보합을 기록한 이후 6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 실거주 요건 강화와 함께 지난 7월말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전세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탈출 현상

서울 주요 지역 가운데 노원구와 송파구 전셋값이 각각 0.10%, 0.11%로 올라 오름폭이 컸다. 고가 전세가격도 뛰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 9월 24일 11억원이었는데 최근엔 11억 5000만원으로 한 달 새 5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잠실동 엘스 전용 59㎡는 비슷한 기간 9억 4000만원에서 10억원대로 뛰었다.

서울에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서울 전세 수요는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도 전셋값은 주간 0.19% 올라 전주 0.17%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화성시와 의정부시가 각각 0.32% 올랐는데 의정부의 경우 서울 접근성이 좋은 장암과 호원동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은 0.23% 올랐고 울산도 0.46% 뛰었다. 매물부족 현상이 심화한 세종시는 주간 1.37% 급등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신규로 전세를 구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관계부처간 상승요인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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