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 금융소비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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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손해보험협회장 차기 후보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단독 추천된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이를 두고 ‘모피아’, ‘낙하산 선임’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모피아’란 기획재정부(MOSF,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유관 기관 공무원이 퇴직 후 재취업해 요직을 독점하는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금융소비자연맹(대표 조연행)은 ‘정권의 낙하산인 모피아 정지원 선임을 적극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새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2일 밝혔다.

금소연은 “청와대가 문재인의 남자 ‘정지원’을 단독 후보로 지명한 것은 정부의 정책에 이율배반적인 행동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은 후보를 즉각 사퇴하고 회추위는 보험전문가를 선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금소연 측은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대해 한국증권금융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을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동향인 부산 출신이며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동기로 ‘모피아’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자’로 분류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한국거래소와 보험업계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공직자윤리법에는 공직자가 퇴직한 지 3년 안에 기존 자리와 관련이 있는 업무를 맡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보협회 회원사는 전부 상장된 기업으로 상장사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손보협회와 한국거래소의 밀접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금소연 측은 “모피아 출신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정책에 반할 뿐 아니라 보험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지양해야 할 구태”라고 꼬집으며 “대정부 로비활동이나 방패막이 역할이 아닌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전문성을 갖추고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로 정직하게 일하는 자가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3차 회의를 열고 정 이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지난 27일 2차 회의에서 정 내정자를 비롯해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 4명을 후보자로 선정했다. 앞서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이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정 이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정 내정자는 다음 주 회원사 투표를 거쳐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1962년생으로 서울대 재학시절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ㆍ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ㆍ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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