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층, 일자리와 연령차별·편견·소외·학대 등 직면…노인 인권 OECD 최하”
“노인층, 일자리와 연령차별·편견·소외·학대 등 직면…노인 인권 OECD 최하”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11.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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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1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노인층 삶의 질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OECD 국가와 비교하면 꼴찌 수준이다. 경제적 빈곤과 노인혐오, 노인차별 등에 노출돼 있고,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도 심각한 상태다. 노인 3명 중 2명이 육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와 방임 등 2개 이상의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도 불안한 노후 생활을 부추기고 있다. 노인요양시설 증가와 코로나19, 생계 문제 등으로 사회로부터 격리된 채 정부와 친족 등의 돌봄서비스로부터 소외당하는 현실이다.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위클리서울/ 원영희 제공

노인자살도 늘고 있다. 10만 명당 27명이 생을 달리하고 있고, 자살하는 이유는 경제와 건강 때문이다. 소득이 적은 노인들은 50% 이상이 가난에 시달린다. 병원비도 많이 들고 소득은 없다. 특히 올해 은퇴기를 맞는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들도 은퇴 이후 소득이 불안하다.

프랑스의 교육자이자 사회개혁가인 ‘라 로슈푸코’는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가 안 돼 있다. 그러나 노후 준비를 못 한 것을 실수라 말하기 어렵다.

노후 문제는 이제 세계적인 이슈다. 국제연합(UN)이 2차대전 직후 노인이 원조받을 권리와 의식주, 노동 권리, 신체적-정신적 건강, 존경받을 권리 등 10가지 노인권리선언(Declaration of Old Age Rights)을 선언했다.

한국노년학회 회장을 역임한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은 “1982년 UN이 ‘비엔나국제고령화행동계획’을 채택하면서 인구 고령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사회의 능력을 강화하고 노인들의 잠재적 개발 능력과 의존 필요성을 알렸다.”고 밝힌다.

우리나라 노인복지는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다. 원 회장은 “특히 지역적 국제적 협력 증진이나 노인에 대한 건강과 영양, 주거와 환경, 가족, 복지, 소득과 고용 등 고령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자, 국가노후준비위원회 위원인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노인 인권과 사회복지, 노후소득, 노인빈곤, 노인고독사, 노인학대, 사회참여, 청년-노인 간 세대 갈등 문제 등을 들어 본다.

 

- 21세기 고령화가 세계의 문제가 되면서, 노인 인권이 국제적 관심사가 됐다. 노인(Older Pesons 또는 Older People)은 이제 단순한 육체적 노인의 문제 차원을 넘어 세계의 인권으로 개념이 진보하고 있다. 노인 인권 어떻게 정의를 하는가.

▲ 인권(Human Rights, 人權)은 인간이라면 갖는 권리로서,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권리다. 1948년 12월 UN 총회에서 제정된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는 “인류 가족 모든 구성원의 고유한 존엄성과 평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가 됨을 인정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노인 인권이란 노인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권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노인 인권은 노인이 인간으로서 갖는 권리이며,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권리라 할 수 있다.

 

- 우리나라의 노인 인권 현재 상황을 말한다면.

▲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1위인 45.7%로 2019년 OECD 평균 13.5%의 약 3.4배에 해당한다. 세계노인복지지표(The Global Age Watch Index)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노인의 복지 수준은 전 세계 96개국 중에서 60위로, 특히 노인의 소득보장 순위는 82위로 매우 열악한 편으로 나타났다.

노인자살률 역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2019년 자살 예방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8.6명으로 이는 OECD 평균 18.8명보다 3배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노인층은 일자리 상실, 고용상 연령차별, 돌봄 및 부양 문제, 편견이나 소외, 학대 등에 직면하기 쉽다.

특히 노인의 건강 취약 또는 약화로 인해 의사능력이 없거나 판단 능력이 부족한 경우 이들의 인권 보호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상황이다. 이같이 우리 사회 노인층은 삶의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인권 침해 문제들에 노출되어 있으며, 인간다운 삶 영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열등한 위치에 놓여 있다.

 

- 사회적 존경과 안정된 노후가 요구되지만, 미흡한 현실인데.

▲ 대한민국 헌법에서 모든 국민의 생존권(生存權), 즉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고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저출산과 고령사회 등 인구 동향에 주목하여 이에 따른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고, 노인 인권 관련 사항이 미흡한 편이다.

치매관리법의 경우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나 실종 시 처리와 절차 등 치매 노인 인권보장 규정이 부재하다. 노인복지법 1조에 노인의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 강구와 노인의 보건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본이념 제2조 1항에서는 ‘노인은 존경받으며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으며’, 2장에 ‘적당한 일에 종사하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외에 노인학대, 인권교육 등 노인 인권 보호 관련 조항들이 있다.

 

- 노인차별과 노인학대 문제도 시급하다.

▲ 현행 노인복지법은 취약노인층 대상 복지사업의 근거 규정에 초점을 두고 있어 노인 인권 보호와 증진을 구현하기 위한 법적 근거 강화가 필요하다. 작년에 노인복지법 개정을 위해 보건복지부 TF에서 노인 인권을 개정안에 포함하는 의견을 개진했다.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진척되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컸다.

노인복지법 개정안에 노인 인권과 관련하여 제시했던 내용은 인간다운 생활권리 보장이나 인간의 존엄성 등을 법의 목적이나 기본이념 조항에 명시하고, 노인차별금지와 인권 보호에 관한 구체적 조항 신설 등 노인 인권 또는 권리로서의 복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또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처럼 노인차별 금지와 인권 보호를 위한 별도의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인학대 범죄 처벌 강화와 노인학대 범죄 발생 시 긴급 조치와 보호 등 노인학대에 대한 강력한 대처와 예방을 통해 노인 인권 보호를 위한 단독 법이 필요할 수 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처럼 노인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이 고려된다.

 

- UN 등 국제사회가 다양한 노인 인권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국제사회 활동 현황은 어떤가.

▲ 제2차대전 직후인 1948년 UN은 노인권리선언(Declaration of Old Age Rights)을 발표했는데, 이는 아르헨티나가 먼저 제안한 것을 기반으로 처음으로 노인 권리에 대해 언급한 역사적인 선언이다.

'노인권리선언'은 사회권을 중심으로 원조받을 권리, 의식주, 노동에 대한 기본 권리부터 신체적-정신적 건강 케어 권리와 여가 권리에서 안전과 안심에 대한 권리, 존경받을 권리 등 10가지 권리가 제시됐다.

1982년 UN은 ‘비엔나 국제고령화행동계획(Vienna Inter- national Plan of Action on Ageing)을 발표하였는데, 이 계획은 인구 고령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사회의 능력을 강화하고 노인들의 잠재적 개발 능력과 의존 필요성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지역적 국제적 협력 증진과 조사, 자료수집, 분석, 훈련과 교육을 위한 행동계획을 제시하였고, 건강과 영양, 노인 소비자 보호, 주거와 환경, 가족, 사회복지, 소득보장과 고용, 교육 분야를 포함한 고령화 과정에 있는 개인들의 관심 분야와 관련된 권고를 포함하고 있다.

 

- 전 세계 정부가 고려해야 할 ‘노인을 위한 UN 원칙’이 제시됐다.

▲ 1991년 UN은 노인 인권 측면에서 ‘노인을 위한 UN 원칙’을 제정한 바 있다. 핵심 내용은 독립(Independence)과 참여(Participation), 보호(Care), 자아실현(Self-fulfillment), 존엄(Dignity) 등 5개 영역에서 각국 정부가 고려해야 할 18개 원칙을 제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노인 건강과 영양, 노인 소비자 보호, 주거와 환경, 가족, 사회복지, 소득보장과 고용, 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원칙은 인구 고령화를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정부와 시민사회의 능력 강화와 노인들의 잠재적 개발 능력 필요성도 들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노인 인권은 좁은 의미로는 노인이 학대받지 않을 권리부터, 넓은 의미로는 연령차별 없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권리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국제고령화 행동계획 채택도 있었는데.

▲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현상에 대응해 2002년 제2차 고령화 총회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됐고 여기서 ‘마드리드 국제고령화 행동계획(Madrid International Plan of Action on Ageing; MIPAA)’이 채택됐다.

이 계획의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존엄성을 갖고 안전하게 노후를 보내며 완전한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사회에 계속해서 참여하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 계획은 주로 노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인과 발전, 노년까지의 건강과 안녕 증진, 능력을 부여하고 지원하는 환경확보’ 등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18개 분야 과제를 제시해 분야별 목표와 행동 지침 권고와 이행, 후속 조치를 규정했다.

이 계획에서 노인에 대한 모든 형태의 유기, 학대 및 폭력의 근절,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 고양 캠페인 등 일반 공중의 교육, 노인학대 근절 법률 제정 및 법률적 노력 강화, 노인학대에 있어서 시민사회와 정부 간 협력체계 구축, 유기, 학대, 폭력에 대한 경각심 고취, 노인 보호, 폭력 원인과 성격 규명, 노인학대 대응을 위한 지원 서비스 신설 등 다양한 행동계획을 제시했다.

 

- 국제 노인인권협약 제정 전망을 어떻게 분석하나.

▲ 2009년 제64차 유엔총회에서는 노인 인권에 대해 확실한 보장을 위해 별도의 노인 인권협약 필요성을 보고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 65차 UN 총회에서는 노인 인권보장 필요성을 확인하고, ‘노인 인권 보호에 관한 공개실무집단’(Open-Ended Working Group on Ageing, OEWGA) 구성을 결의하고 MIPAA의 이행사항 사항과 더불어 각국의 노인 인권보장 실태 보고를 결의했다.

OEWGA는 2011년 첫 회의가 개최된 이후 매년 이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 11차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연기된 상태다. 그동안 OEWGA회의에서 UN 차원의 노인 인권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Older Persons)의 실질적 내용을 검토하도록 요청해 왔다.

회원국들은 국제 차원에서 보았을 때, 기존의 국제인권 관련 협약을 적용해 보면 노인 인권보장이 미흡하다. 각국이 자국 내 법령에 따른 노인 인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동안 취약 인구집단 중 아동(1989년), 여성(1979년)과 장애인(2006년)에 대한 UN 인권협약은 채택이 됐지만, 노인에 관한 인권협약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반적 인권선언이나 권리협약에서 다루기 어려운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별도의 노인 인권협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13년에 발표된 ‘비엔나+20 시민사회선언(Vienna+20 Declaration)’의 노인권리(Rights of Older Persons) 영역에서 인구 고령화를 21세기 가장 중대한 전 지구적 문제로 다뤘다.

또 노인 권리를 기존 인권구조 내에서 주류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노인 인권협약 제정을 강력히 천명했다. 향후 국제적 노인 인권협약 제정과 실행을 통해 전 지구적인 노인 인권 보호와 증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2회로 이어집니다.>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학사
-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석사
-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사회학과(Ph. D)
-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제12대 회장
-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비상임이사
- 국가노후준비위원회 위원
-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이사 
- 국가인권위원회 자유권 전문위원
- 한국노년학회 당연직 이사
- 한국노년교육학회 이사 
- 노원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 위원·노원구 어르신 친화 도시 조성 위원회 자문위원?노원구 노인복지기금위원
- 한국노년학회 제30대 회장 역임
- 한국노년학포럼 대표 역임
-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사회과학단 전문위원 역임
- 보건복지부 노인보건복지발전기획단 위원·노인복지관 평가위원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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