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전담기구로 ‘노인청’이나 대통령 직속 고령사회위원회 등 역할 기능 강화 절실”
“고령화 전담기구로 ‘노인청’이나 대통령 직속 고령사회위원회 등 역할 기능 강화 절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11.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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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3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원영희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위클리서울/ 원영희 제공

- 노인 인권 패러다임전환도 넘어야 할 과제다.

▲ 우리 사회 노인 인권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학대나 차별, 소외 등 최소한의 노인 인권과 관련한 부분에서 문제 해결과 욕구 충족에 개입하는 소극적 인권 보호 정책에서 벗어나 인권 침해 예방과 인권 보호·증진 권리에 기반한 적극적인 노인 인권 정책으로 전환해 갈 필요가 있다.

또 노인 인권 문제를 질병과 비참여, 의존, 배제 등의 문제에 한정하지 말고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건강과 참여, 독립, 포용 등 통합 이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인 인권 패러다임전환을 전제로 노인 인권 보호와 증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여러 사회적인 제약이나 편견, 차별 등 노인 인권 침해 사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국민의 인권 인식개선과 교육 현황은 어떤지.

▲ 사회 전반적으로 노인 인권향상과 함께 노인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효과적인 노인 인식개선 캠페인을 위해 정부와 대중 매체, 교육기관 등과 협력과 연계를 통한 방안이 적절하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인권을 실현하고 노인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노인 당사자 인식 전환과 더불어 지역사회 구성원 전체가 노인을 돌보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올바른 자세와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노인과 노인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보호, 증진, 개인적, 사회적 노력과 구체적 방안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인 인권교육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 그동안 노인 인권교육은 실천 현장에서 학대 예방 차원에서 실무자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노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노인 인권교육은 제한적이었다.

 

- 일본과 같은 공적 돌봄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 어떻게 보나.

▲ 노인 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있어서 돌봄 지원에 대한 노인층 인식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원인 중 하나가 장기요양이나 돌봄 종합서비스 공급력이 지역에 따라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돌봄서비스 인프라 지역 편차로 인해 실제 서비스 이용과 접근성도 지역 간에 차이가 크다.

지역별 노인 돌봄 지원에 대한 노인의 평가가 다르다. 돌봄 인프라와 접근성에서의 차이 원인은 돌봄서비스 공급의 과도한 시장 의존에 있다. 특히 영리 목적의 개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돌봄서비스 공급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돌봄서비스 공급자로부터 외면당한다.

돌봄서비스 공급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유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돌봄 인프라 구축의 주체가 되어 일정 수준의 서비스 공급력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 노인에게 가장 큰 취약점이 ‘학대’다. 막을 방안은.

▲ 노인학대는 노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라 할 수 있다.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노인층은 적지 않다. 학대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크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노인학대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노인학대 예방과 홍보, 조기 발견, 노인학대 사례에 대한 서비스 제공 등 효과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는 노인학대를 전문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 부족을 들 수 있다.

노인학대 예방과 대응을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 확충 및 전문인력 확충, 지역사회의 노인학대 사례발굴과 지원 확대, 노인 학대 예방 교육, 시설 인권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노인학대 ‘제로’(Zero) 가정과 지속적인 사회캠페인 등이 필요하다.

 

- 취약계층 노인의 주거 인권도 미약한 상황인데.

▲ 인권의 가장 기본사항인 의식주는 생명권을 넘어 노인의 존엄과도 관련되는 문제다.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빠른 산업화와 경제 발전, 복지 확대 등으로 국민의 기본생활 수준이 높아졌으나, 취약집단의 기본생활 보장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노인 기본생활 보장에서 양극화가 나타나는 현상이 목격되기도 한다. 특히, 경제적 수준이 낮고 건강 상태가 나쁜 1인 가구 등 사회자본이 부족한 취약집단의 경우, 주거생활 충족에서 더욱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층의 특수성을 고려한 ‘노인가구 최저 주거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노인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있어서 어려움과 인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취약집단의 주거환경 실태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노인층이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약노인층의 특성과 노인층의 주거 욕구를 반영한 주거환경 실태 점검과 이에 따른 주거 지원 또한 필요하다.

 

- 선진국형 돌봄서비스인 ‘Aging in Place’가 대안으로 떠 올랐다.

▲ 최근에는 노인 권리를 보장하고 존엄한 노년기를 추구하는 선진국 정책 방향이 제시되면서, 노인이 살던 지역사회 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Aging in Place’가 떠오르고 있다.

Aging in Place는 ‘노인이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집 또는 장소에서 거주하면서 친숙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적절한 지원과 보호를 받으며, 지역사회에서 귀속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으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자택 등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역사회 내 돌봄과 건강지원 서비스,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한 노인을 위한 주택, 즉 고령자 복지주택 건설 등이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무엇보다 노후 안정을 누릴 국민연금이 불안하다. 이를 해소할 방안은.

▲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의 국민연금 개혁에 따라 노후 소득보장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기능이 축소된 바 있다. 교육 기간 확대와 노동시장 진입 시기 지연 등 생애주기는 미래 노인 세대의 소득과 자산 축적에 부정적인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또 노동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 또한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런 사회 구조적 급변으로 인해 미래 노인 세대의 노후 빈곤 위험은 현세대 노인보다도 낮지 않다.

특히 현재의 명목소득 대체율이 그대로 유지할 경우, 미래 노인 세대의 노후 빈곤 위험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상향 조정하여 미래 노인 세대의 빈곤을 예방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공적연금 역할을 강화하여야 한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는 방안이 제기된 것은 참고할 만하다.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안정성 또한 고려해야 할 문제이므로 소득대체율 인상 정도나 시기 및 기간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결정되어야 한다.

 

-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크레딧(credit)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어떻게 분석하나.

▲ 크레딧(credit) 제도는 임금 노동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을 수행한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확대 인정해 주는 제도다. 현재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제도가 있다. 출산 크레딧 제도는 50개월로 제한되어 있고, 출생 순위에 따라 인정 기간을 달리하고 있다.

최대 인정 기간을 확대하고 자녀의 출생순서와 관계없이 자녀 1명당 특정 기간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 본다. 출산 크레딧 제도의 개선은 여성 연금수급권 강화와 출산·양육의 사회적 가치 존중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군복무 크레딧은 현역병 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6개월 이상 복무한 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할 때 6개월을 가입 기간에 추가로 산입하고 있는데, 인정 기간을 군 복무 전체기간으로 확대하는 것이 고려될 수 있다.

 

- 퇴직연금이 유일한 노후 소득 최후의 보루지만, 경제적 대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제도의 문제를 보완할 목적으로 2005년 12월에 도입되었는데, 도입 당시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 적용대상이었다가 2016년부터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해 왔다. 2022년까지 10인 미만의 노동자를 둔 사업장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인 이상 신규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신규 사업장에 해당하며 기존 사업장까지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노후 소득보장이 주요 기제임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규모는 제한적이다.

2018년 기준으로 전체 사업장 중 27.3%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였으며, 300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16.6%, 특히 5~9인 미만 사업률은 32%, 5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10.3%에 그쳤다. 노인인권실태조사에서 노인의 5.9%, 청장년층의 19%만이 퇴직연금을 통해 노후의 재정적 대비를 했거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늙었다는 이유로 노인의 취업 기회가 갈수록 줄고 있다.

▲ 일자리에서 이미 퇴직한 노인에게는 적용에 한계가 있지만, 현재 일하고 있는 노인의 경우 퇴직연금은 여전히 유효한 소득보장 수단이다. 그러나 노인이 노동의 기회를 갖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주에게 퇴직금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노인노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비정기적이고 시간 제한적인 일자리라도 노인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노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퇴직연금 재정의 일부 지원 등의 적극적 정책이 요구된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에 대한 노인의 사회적 권리 충족에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다. 일자리의 감소로 1인 창업이 취업을 대체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동향을 고려하면 영세한 자영업자에게 퇴직연금 재정의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 또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고령층 노인들은 디지털 정보사회 소외자다. 대책도 시급하다.

▲ 노인층의 낮은 문해력과 디지털 격차로 인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책에서 소외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시대에 특정 세대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세대 간 정보격차가 심화할 경우, 사회통합과 불평등 해소는 더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언택트(비대면) 정보 제공과 문화 향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인층은 젊은이들과 달리 인터넷을 통한 영화와 온라인쇼핑, SNS 등 다양한 선택권을 누리지 못한다.

여기에 노인층은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집에서 나 홀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고립감과 우울감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정부는 ‘디지털 복지’를 통해 시대 흐름에 맞춰 노인들이 디지털 정보와 자료를 습득하고, 이해하고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크에 능동적 참여를 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노인층의 원활한 정보통신 서비스 접근과 정보를 유익하게 활용할 기본적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세대 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완화와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방송이나 신문,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 디지털 정보화 교육 등 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정부와 시민사회에 마지막으로 하고 전할 말이 있다면 남겨 달라.

▲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인권 보호와 증진을 더 실제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 대안과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울러 시민사회 차원의 노인 인권 옹호와 전반적인 노인 관련 제도에 있어 인권 침해 모니터링과 노인 인권 증진을 위한 시민단체 교류와 협력이 적극적으로 진전되기를 바란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등 노인 인권을 위한 유기적인 협력을 위해 노인 인권 거버넌스(Governance, 협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인 인권 제반 정책을 총괄할 고령화 전담 기구로 노인청(老人廳) 내지 대통령 직속 고령사회위원회 설치, 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고령사회 정책 관련 역할 확대 등 관련 기관의 기능 강화가 요구된다.

아울러서 2022년 제3차 세계고령화총회 한국 유치가 성사될 경우, 노인 인권 증진을 비롯한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만방에 보여줌으로써 국가적 위상을 크게 제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사회개발위원회(Commission for Social Development)에 제3차 세계고령화총회 개최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 한국 유치에 대해 좀 더 열띤 논의가 이루어지고 유치위원회를 조속히 발족해 준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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