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시기, 미국 극복하는 대한민국 돼야
대전환의 시기, 미국 극복하는 대한민국 돼야
  • 정길호
  • 승인 2020.12.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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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위클리서울=정길호]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을 보는 세계의 눈은 분명 위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한 국가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이라 치부했던 이웃 일본 등과는 달리 국민적 불안감을 한국 정부만큼은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지금 코로나 사태의 팬데믹의 원인과 향후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주는 교훈 중에 그동안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대한민국보다 앞선 선진국들이 코로나 사태를 대처하는 상황을 보면서 더 이상 선진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보다 구체적인 표현으로는 이번 팬데믹은 무분별한 세계화와 자연 파괴의 결과이며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만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한 이윤추구와 자원 고갈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 대해 비판을 하고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미국을 보는 시각의 변화다.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과 공공성이 강한 부문까지도 민간영역의 확장을 추구하는 미국은 그동안 한국민들에겐 구세주였고 선망의 대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의 상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한반도를 열강들의 각축장으로 만들어 소련의 대리자인 북한, 미국의 대리인 이승만 정권을 내세워 이념적 대결과 냉전의 상징이었던 정치적 상황을 차치하고서라도 해방 직후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다른 대안없이 미국의 제도를 선택한 것이었다.

금 번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는 미국의 민낯을 봤다. TV에서 너무 많은 시신을 수습할 길 없어 한 구덩이에 넣고 매장하는 모습은 전쟁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치료 후 병원비는 수 천만 원에 달해 민간 중심의 의료제도를 두고 미국이 선진국인지는 몰라도 바람직한가를 의심케 했다.

  UC버클리대 가브리엘 주커먼 경제학 교수의 연구결과(부의 불평등 보고서, 2019년)에서 미국 인구의 0.00025%인 갑부 400명이 국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몫은 1980년 초 약 1%였던 것이 최근 3%로 3배 증가하여 부의 편중이 심해지고 있다.

국민의료 제도를 사적 영역으로 취급해, 보험회사와 제약회사, 병원이 떼돈 버는 구조, 탐욕의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는 탓에 전 국민 대상 공공 의료보험제도가 없어 보험 미가입자가 2,800만 명에 달하고 1,0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빈약한 보험 가입자 등은 의료의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워런 버핏은 미국의 편파적 의료시스템을 ‘촌충’으로 표현했을 정도이며 4인 가족 보험의 자기부담금이 월 656만 원(5,300달러)이나 된다. 코로나 검사 비용은 한국이 의사가 의뢰 시 국비로 무료 치료지만 미국은 정부가 3월 긴급지원책을 내놓기 전까지 보험이 없으면 451만 원(3,700달러), 보험 가입자는 183만 원(1,500달러)였다.

응급실을 방문해 코로나 검사를 받고, 4천300만 원(3만5천 달러) 청구서를 받았다는 한 여성의 기막힌 사례도 있다. 보통 시민이 병원 문턱을 넘는 것은 꿈이며 병든 서민은 그냥 죽기를 기다리는 꼴이다.

  다음으로 현 경제 선진국들은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높고 에너지 과소비 구조이며 환경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기술 비용 하락, 세계 각국의 친환경 기조 등으로 인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이 그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탈(脫)석탄이 현실화되기까지는 한참 멀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 세계가 오랜 기간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에 너무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쉽게 대체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IEA에 따르면 1973년 석유가 글로벌 에너지 총공급의 46.2%가량을 차지했고 천연가스와 석탄의 비중은 각각 16%, 24.5%였다.

이를 합할 경우 약 87%가량의 화석연료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담당했다. 수력, 바이오연료, 바이오매스와 원자력을 제외한 ‘기타’로 구분된 에너지원의 비중은 고작 0.1%에 불과했다. 45년이 지난 2018년에도 전반적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천연가스와 석탄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차지한 비중이 각각 31.6%, 22.8%, 26.9%로 나타난 반면 ‘기타’ 에너지원의 비중은 불과 2%로 증가했을 분이다. 현재가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 직면한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정책은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으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담대한 구상과 계획이었다.

  미국형 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비싼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하는 한국 교육 문화와 제도도 개혁의 대상이다. 대학교 등록금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GDP를 고려하면 한국이 단연 세계 최고이다.

한국의 사학 비중도 87% 수준으로 최고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 지구상에서 몇 개 안 남은 대학 입시에 매달리는 국가가 한국이다. 유럽의 많은 국가는 교육비가 무상에 가깝고 독일과 핀란드의 고등학교 과정시험인 아비투어(Abitur)와 프랑스는 바칼로레아(Baccalareat)를 거쳐 대학 진학을 희망하면 모두 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독일, 프랑스 교육 제도 때문에 한국보다 학문 수준이 낮다는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온라인수업과 양질의 교육 콘텐츠 개발과 함께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정비할 절호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세계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동안 추구해왔던 미국 의존도에서 탈피하고 지구상에서 위기를 가장 잘 극복, 인류가 직면한 위기의 제 영역에서 성공 모델을 창출하여 한류를 세계로 전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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