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간절한 소망
새해의 간절한 소망
  • 박석무
  • 승인 2021.01.05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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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참으로 고통스럽던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대재앙을 맞아 사람과의 대면을 기피해야 하는 생활을 해야 했으니, 얼마나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던가요. 가족은 말할 것 없이 남들과 어울려 살아야 즐거움도 기쁨도 누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삶이 얼마나 힘들었던가요. 그러나 많은 우리 국민들은 그런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새해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감염되어 신음했던 분들, 생명을 잃은 분들에게는 위로와 애도의 뜻을 올리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건전하게 한 해를 보냈던 점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싶습니다.

해가 바뀌었으나, 질병의 무서움은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치료제도 나오고 백신도 나와 구제될 길이 보이기는 해도, 그래도 질병과 싸움을 계속하면서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지루한 싸움에 지쳐, 정신질환에 고통을 당하는 숫자가 늘어난다는 보도를 보면서, 우리가 더 힘내고 더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서 알 수 있듯이, 정부는 정부대로 방역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의료계는 온갖 희생을 무릅쓰면서 최선을 다해 진료와 간호에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권의 반대 세력이나 주류 언론들은 밤이나 낮이나 정부가 방역에 실패하고 있다는 악담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잘못한 점이야 정당하게 비판해주는 일은 당연하지만, 트집 잡고 물고 늘어져 반대만을 위한 반대만 거듭한다면 그게 어떻게 잘하라는 채찍으로 여길 수 있다는 말인가요. 자, 이제 모든 것을 접고 새해에는 새로운 생각을 하나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다산의 지혜에서 빌려와 조금이라도 덜 소란스러운 나라이기를 기대해 본다는 의미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우리의 도는 하나로 관통한다.(吾道一以貫之)”라고 말하자, 증자는 “하나란 충서(忠恕)이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여기에 주자는 충과 서를 구별하여 온 마음을 바치는 진기(盡己)와 가지 몸에 지닌 것을 미루어 문제를 해결하는 추기(推己)로 나눠 해석합니다. 그러나 다산은 충과 서를 구별하지 않고 충은 서를 수식해주는 뜻으로 여겨, “충서라고 하는 것은 진실한 마음으로 서(恕)를 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忠恕者 不過曰實心以行恕耳)”라고 해석하였습니다. 다산은 부연합니다. 서(恕)에는 용서(容恕)와 추서(推恕)가 있는데, 주자는 용서에 힘을 실었지만, 다산은 추서라야 공자의 본뜻이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다산의 풀이는 이러합니다. 용서란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것을 주로 하여 다른 사람의 악(惡)을 너그럽게 보아주는 것이지만, 추서는 스스로를 닦는 것을 주로 하여 자기의 선(善)을 행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추서는 자신을 닦는 일에 매진하여, 자기로 미루어 남의 입장을 헤아리고 이해해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의미가 바로 추서의 본뜻이라고 설명합니다. 스스로를 닦고 심성을 도야하여 참다운 인격자가 되기를 원하고, 그런 인격에 견주어 남의 인격의 부족함과 모자람도 이해하고 헤아려주어야만 공자의 도(道)가 실현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기라면 그렇게 했겠는가. 자기라면 그보다 더 잘할 수 있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로 미루어 남의 잘못과 악행을 탓해야만, 서로가 용납되는 진정한 비판이 되지만, 자기들로서는 전혀 가당치 않은 일을 상대방에게만 잘하라고 윽박지르는 일은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서(恕)를 행하자”라는 지혜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가요. 방역을 잘못한다고, 정치를 잘못한다고, 독재정치이고, 권력독점이고, 집값이 폭등한다고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서(恕)라는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나라면, 우리라면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헤아림을 지녀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나라가 조금 조용해지고 세상이 덜 시끄럽지 않을까요. 자기로 미루어 남을 대하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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