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년 만의 리턴매치 우상호 박영선 2파선
야권, 안철수와 국민의힘 후보간 단일화 여부 관건

[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공수처 출범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퇴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된 이슈가 한풀 꺾인 가운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정치권의 주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야권후보의 단일화 여부를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간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후보단일화에 대한 원론에는 서로 동의하지만, 각론에 있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간 간극의 차가 커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만일 야권 후보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위클리서울/ 왕성국 기자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 2파전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박 장관은 20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고, 제3 후보로 거론되던 박주민 의원은 장고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3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66.3%의 압도적 득표율로 각각 19.59%와 14.1%를 기록한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 후보가 됐다.

따라서 두 후보 모두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도전에 나섰다. 우 의원의 경우 지난달 출마 선언을 통해 다음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범(凡)친문 계열로 분류되나 86그룹 색채가 더 강한 우 의원은 86그룹의 ‘맏형’으로 쌓아온 당내 조직 기반이다. 실제 지난해 8월 민주당 시ㆍ도당 대의원대회에서 대거 약진한 86그룹이 우 의원에게 우호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낮은 대중적 인지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우 의원은 연일 강성 친문 성향인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당내 친문(문재인) 성향의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에 나서는 박 전 장관도 이번 선거가 향후 정치적 입지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다. 장관직을 던지고 도전에 나서는 만큼 경선마저 뚫지 못하면 향후 정치적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높은 인지도가 자산이다. 여기에 2019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취임 이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과 접촉하며 예전의 강성 이미지에서 탈피해 ‘경제통’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의 경우 우 의원에 비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MBC 출신인 정동영 전 의원의 추천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박 전 장관이다 보니 비문의 대표격으로 불리기도 했다. 친문의 지원을 얼마나 받느냐가 변수이다.
 

복잡한 야권, 안철수와 국민의힘 후보간 단일화 가능할까

반면 야권의 셈법은 복잡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간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후보단일화는 결국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데 양측 모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1일 MBC 뉴스데스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대해 “문을 닫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내가 보기에는 단일화가 가능하고 그렇게 되면 3자 구도로 갈 필요가 없다”고 밝혀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 입장에서 볼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양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후보를 양보하게 되면 수권 능력마저 의심받을 수 있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당 후보가 나가서 승리해야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 입장에서나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자당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 승리를 해야 차기 대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국민의당도 비슷한 처지이다. 국민의당 의석은 현재 3석에 불과하다. 그 3석도 지역구 하나 없는 비례대표다. 미니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바른미래당 국민의당으로 바뀌면서 중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정당으로서의 존속 여부가 달려있다. 더구나 대권주자로 인식되는 안 대표는 ‘대선 직행’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물러선다면 정치적 존재감도 없어진다. 반드시 안 대표로 후보단일화가 되어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서울은 10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 최고도시로 정치적 상징성이 대단하다. 서울시장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을 이끈다는 점에서 ‘소통령(小統領)’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서울시장은 항상 대권후보로 회자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처럼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그러한 통 큰 결단이 나올지 관심거리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