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승리로 끝난 ‘LG-SK 배터리 전쟁’…2차전은 ‘합의금 전쟁’?
LG 승리로 끝난 ‘LG-SK 배터리 전쟁’…2차전은 ‘합의금 전쟁’?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02.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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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전쟁’ 2차전 돌입할까?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소모전’이라는 비난마저 감수하며 치열하게 싸웠던 LG와 SK의 ‘배터리 전쟁’이 일단 LG의 승리로 끝났다.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된 SK로서는 ‘LG와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대’, ‘미 연방항소법원 항소’ 등 방안을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SK가 ‘합의’ 카드를 택할 경우 합의금으로 2조원대 후반 수준을 요구하는 LG와 8000억원 수준을 생각하는 SK의 간극이 있어 양사의 합의금 협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합의 결단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왕성국 기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왕성국 기자, LG제공

‘2년 배터리 전쟁’ 승리는 LG…SK는 10년 간 미국 수출 금지 위기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 줬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ITC는 SK의 공급업체인 포드, 폭스바겐의 미국 내 생산을 위한 배터리와 부품 수입은 허용하는 유예 조치도 함께 내렸다. 포드 전기차 생산용 배터리와 부품을 4년간 수입하도록 허용하고, 폭스바겐 전기차 라인에 대한 부품 공급을 위해 2년간 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SK 측은 폭스바겐과 포드에, LG 측은 테슬라와 제너럴 모터스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지난 2019년 4월, LG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로 활용되는 2차전지 기술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조사를 신청했다.

최종 판결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내고 “(SK가) 이제는 영업비밀 침해 최종 결정을 인정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 주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SK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쟁점에 대해 소명했는데도 절차상의 문제를 근거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SK의 끝나지 않은 전쟁…합의냐 항소냐

이번 결정으로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된 SK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과의 합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급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SK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대, 미 연방항소법원 항소 등 다양한 방안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간 ‘원만한 합의’는 현재로서 가장 우선 언급되는 시나리오다.

핵심은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규모의 합의금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는 2조원대 후반 수준을 요구하는 반면 SK는 8000억원 정도에서 정리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극이 큰 만큼 남은 협상 기간에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 회장과 구 회장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최 회장이 조만간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선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로 이번 수입금지 조치의 피해를 입은 폭스바겐도 “양사가 분쟁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가 합의하기 위한 데드라인은 오는 4월 11일이다. ITC의 최종 판결에 대한 미국 대통령 심의 기간(60일)이 이날로 끝나서다. 이후 수입금지 조치가 본격화한다.

합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유예기간 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나리오도 있다. 아직까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어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SK가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가 적극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여서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이 발동되지 않으면 SK는 미 연방항소법원에 항소를 선택할 수도 있다.

SK가 입장문에서 언급하기도 했거니와 항소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그 사이 상황에 맞게 협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특허침해 소송 예비판결 시일이 임박해 만약 예비판결이 SK에 유리하게 나올 경우 맞불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SK는 2019년 9월 ITC에 LG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337-TA-1179)을 제기한 바 있다.

만약 SK가 이 소송에서 이기면 LG 역시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이 일부 금지될 우려가 있다. SK로선 합의금 규모가 맞지 않다면 서둘러 합의에 나서기 보다는 장기전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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