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등용의 어려움
인재 등용의 어려움
  • 박석무
  • 승인 2021.03.2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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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정약용

[위클리서울=박석무]  ‘무위이치’에 대한 해석은 일치하지 않고 있지만, 다산은 그의 『논어 고금주』에서 인재 등용의 훌륭함을 찬탄하는 의미에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도 천하가 태평한 세상이 되었음은 순임금이 뛰어난 인재들을 제대로 등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글자 그대로 덕이 높아 하는 일 없이도 요순시대가 되었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잘못된 해석 때문에 세상이 썩어 문드러져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신음하고 있다면서, 경전해석의 잘못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대한 다산의 견해는 매섭기만 합니다.

다산의 뜻대로라면, 인재만 제대로 등용하면 정치는 올바르게 되어 진다는 데에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인재를 발탁할 수가 있을까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통상적으로 옛날에는 인재를 고르는 일은 과거시험을 통하거나 천거를 받아 등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으로는 행정고시 등의 시험이나 선발고시를 통해 사람을 고르는데, 그것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다산의 주장입니다. 그런 제도야 지식이나 일부의 능력을 판단할 방법이야 되지만, 그런 제도는 사람의 인격이나 도덕성은 판별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아들에게 내리는 「가계(家誡)」에서, “몸을 닦는 일(修身)은 효도(孝)와 우애(友)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 효도와 우애에 자기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 비록 학식이 고명하고 문체가 찬란하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흙담에다 아름답게 색칠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하여 언제라도 변해버릴 사람이라고 말해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늙은 아비로서 오랜 세상살이 경험으로 말한다면서 “천륜(天倫:부모·형제)에 야박한 사람은 가까이해서도 안되고 믿어서도 안된다.”라고 말하여 인간의 기본적인 본분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절대로 가까이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려며 먼저 가정생활을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보면 된다.”라고 말하고는, 무릇 불효자는 가까이해서는 안되며, 형제끼리 우애가 깊지 못한 사람도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컨대 ‘효제’라는 두 글자에 어떻게 행하느냐에 인간의 인격과 사람됨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고리타분한 이야기 같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대단한 의미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에 깊은 은혜와 두터운 의리는 부모형제보다 더한 것이 없는데 부모형제를 그처럼 가볍게 여기면서 누구에게 정성을 바쳐 섬길 수 있겠느냐는 주장입니다. 공직에 등용되면 백성들을 정성과 진심으로 섬겨야 하는데, 효제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남인 백성들을 제대로 섬기겠느냐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끝내는 은혜를 잊어먹고 의리를 배반하고 아침에는 따뜻이 대해주다가도 저녁에는 차갑게 변해버리는 그런 사람이 자주 나오고 있는 오늘, 참으로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인재를 고르는 방법에 효제에 대한 생각을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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