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 서울 장위전통시장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2019년 5월 서울시가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이란 마을과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이다. 시장 내 시설 개선과 기존 시장 현대화사업 방식에서 탈피하는 방식이다. 쇠락한 전통시장의 기능을 복원시켜 마을경제의 중심지로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끄는 것이다. 주민공동체의 활성화, 시장과 마을 연결, 시장 이지미 개선, 시장-마을 연결가로 환경개선 등 네 가지를 중심으로 한다. 사업의 후보지로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성동구 용답상가시장, 강서구 화곡중앙골목시장, 강북구 장미원골목시장, 마포구 동진시장, 중랑구 사가정시장 일대를 선정했다. 이 중 성북구에 위치한 ‘장위전통시장’을 찾았다.

장위전통시장은 성북구 장위2동 주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의 주민들까지 이용하는 50년 넘은 오래된 시장이다. 400m나 되는 긴 골목 양쪽으로 점포 200여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위 10, 11 뉴타운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철거됐다.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상인들의 재개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지만 안타깝게도 시장 규모의 절반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며 더 발전된 모습으로 거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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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이전의 모습과 달라졌다. 입구서부터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다. 북적이는 시장의 모습을 보니 덩달아 설렜다. 입구로 들어선다. 입구엔 바로 손소독제와 코로나 예방수칙이 적혀있다. 그 뒤로 ‘나눔냉장고’가 보인다. 나눔냉장고란, 2019년 신시장 모델 육성사업 ‘지역단체 협업 사업’으로 생각보다 장을 많이 봤거나, 판매하지 못한 상품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다. 신선한 기부문화에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상점들이 간판을 새롭게 맞춰 훨씬 정돈된 모습이다. 시장 아케이드 지붕도 새로 더 높게 설치해 시장 골목이 환하고 넓어진 느낌이다. 10, 11구역이 사라져 어두운 모습일 줄 알았으나 오히려 더 밝고 환하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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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엔 봄내음이 가득하다.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과일. 요즘엔 계절 상관없이 모든 과일을 매일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에 먹어야 맛도 배가 된다. 그래서인지 딸기와 한라봉, 토마토가 많이 보인다. 대저 찰짭짤이 토마토는 1KG 1만원, 방울토마토 1팩 6000원, 한라봉 5개 1만원, 천혜향 5개 1만원이다. 이외에도 망고, 체리, 아보카도, 레몬, 오렌지, 수박, 참외 등 산지불문, 계절불문 과일들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알록달록해서 눈이 즐겁고, 상큼한 향에 코도 즐겁다.

과일 다음으론 야채가게다. 봄나물향이 향긋하다. 봄만 되면 늘어지고, 잠도 많아진다. 그 많은 계절 중 춘곤증이란 증상만 따로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이런 증상의 해결책은 제철 음식을 먹는 것이다. 추웠던 겨울을 견뎌내고 땅으로 올라온 봄나물들은 그야말로 보약이 따로 없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냉이. 약용으로도 쓰이며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위장과 간장,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인병을 예방해주는 쑥.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 특히 철분이 많이 포함돼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에 좋고, 여성 질환과 빈혈을 예방해주는 달래. 비타민과 무기질, 특히 비타민 A의 함량이 높아,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항산화 작용을 통한 암 예방과 피부 노화 방지에 효능이 있는 참나물. 대부분 한 단, 한 봉지에 1000원, 150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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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는 수산물시장 방불케 한다. 갈치, 참치, 방어, 고등어, 농어, 가자미, 임연수, 민어, 도다리 등 다양한 생선은 물론이고 갑오징어, 생물문어, 꽃게, 고니, 창난, 낙지, 주꾸미, 생굴, 해삼, 해파리 등 다양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조개의 종류도 다양하다. 꼬막, 홍합, 바지락, 백합, 소라 등. 잘 정돈되고 싱싱해서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다 못해 줄까지 서있는 곳도 있다. 바로 기름집. 갓 짜낸 참기름을 구매하기 위해 아주머니들이 줄을 서있다. 30년 전통이 있는 집이라니 믿고 먹을만하다. 고소한 냄새가 시장골목을 가득 채운다.

건어물가게 앞에선 상인이 직접 구운 김을 판매하고 있다. 마침 김을 굽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기계로 굽는 게 아니라 상인이 직접 즉석에서 한 장 한 장 돌판에 굽는 것이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린 시절 집에서 어머니가 김 구워주시던 모습도 떠오른다. 정성이 가득 담긴 즉석김은 1봉지에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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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 다양하다. 족발, 떡볶이, 어묵, 튀김, 만두, 옥수수, 아이스크림, 떡, 한과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나오는 먹거리는 물론, 반찬가게도 빼놓을 수 없다. 깔끔하게 소분된 반찬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잡채, 나물, 김치, 어묵볶음, 콩자반 등. 다양한 반찬들이 3팩에 5000원이다. 반찬가게가 있다면 젓갈가게도 있다. 바지락젓, 오징어젓, 창난젓, 갈치속젓뿐만 아니라 집에서 해먹기 귀찮은 생선구이까지 판매하고 있다.

시장의 모습은 철거 위기 때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어두컴컴했던 골목은 바람도, 햇빛도 잘 통해 쾌적한 환경이 됐다. 정리 안 된 거리는 통일된 간판으로 더 깔끔하게 정리됐다. 무엇보다 상인과 동네주민들이 힘을 합쳐 다양한 개발 사업을 추진해 시장이 탄탄하게 발전된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상인들이 시장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재개발된 동네에서도 우직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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