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부는 친환경 제품 바람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으로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면서 ‘ESG 경영’이 산업계 전반에 화두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 유통업체들 역시 앞 다투어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딴 단어로, 경영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성을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음료업계 ‘무라벨’ 제품 경쟁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음료업계는 페트 용기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는 ‘무라벨’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농심은 이번 달부터 무라벨 백산수 판매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라벨 백산수는 2ℓ와 0.5ℓ 두 종류로, 제품명과 수원지를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제품 상세정보는 묶음용 포장에 인쇄했으며, 박스 단위로만 판매한다.

무라벨 백산수는 빈 병의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앰으로써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라벨용 필름 사용 절감 효과도 있다. 농심은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하면 연간 60t 이상의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ESG 경영 확대 일환으로 무라벨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무라벨 생수 출시를 시작으로 RTD 커피 칸타타 캔, 칠성사이다 에코까지 몸통에 라벨을 없앤 제품을 줄줄이 내놨다.

하이트진로도 ESG 경영에 앞장서며 무라벨 용기를 적용한 먹는샘물 석수를 출시했다. 특히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라벨이 쉽게 제거되는 '에코탭(ECO-TAP)'을 도입하거나, 페트병을 경량화해 연간 570톤(t)의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하는 등 친화경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동원F&B도 라벨을 없앤 에코보리를 선뵀다. 이 역시 페트병 경량화로 플라스틱 무게까지 절감한 친환경 제품이다. 더욱이 동원F&B는 묶음포장용 비닐 대신 종이 박스만으로 포장하며 ESG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패키지’로 ESG 경영 참여하는 식품업계

식품업계는 ‘친환경 포장재’가 화두다.

롯데푸드는 빙과, 가정간편식(HMR) 등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시 40주년을 맞은 빠삐코는 빙과 업계 최초로 녹색인증 패키지를 도입한다. 국가공인 녹색인증 제도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의거해 유망한 녹색기술 또는 사업을 인증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빠삐코는 정부에서 확인한 녹색기술 적용 필름포장재를 사용해 녹색인증 마크도 제품에 적용했다. 포장재에 친환경 잉크를 사용하며 환경 오염 물질인 유해 유기 용체의 사용을 연간 39톤(t)가량 줄일 계획이다.

냉동 HMR 패키지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r-PET(아르페트)를 사용한 필름을 적용한다. 2030년까지 재생 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한다는 환경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알미늄 및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업을 통해 패키지 가장 바깥층인 표면 인쇄 필름에 r-PET를 80%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여톤에 달하는 새로운 재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앞으로도 친환경 패키지 도입 뿐 아니라 제품, 영업활동, 생산과정 등 사업의 전 영역에 걸쳐 친환경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 이달 초에는 영업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상반기 내 전체 영업용 차량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SPC그룹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 SPC팩도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나선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개발하는 바이오 페트 포장 용기는 사탕수수를 원료로 활용해 제조·운송·소각 과정에서 기존 석유계 페트 대비 이산화탄소를 28% 저감할 수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SPC팩은 롯데케미칼과 협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료 컵과 샐러드 용기 등에 바이오 페트 패키지를 적용해 친환경 패키지 트렌드를 선도해나갈 예정이다.

뷰티업계도 관련 행보가 거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이사회 안에 ESG 위원회를 설립, 친환경 경영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RE100'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공급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선언하는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캠페인)에 가입해 2030년까지 전 생산 사업장 및 연구 개발, 물류, 지역사업부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신제품에 환경·사회 친화적 속성을 반영하고, 제품의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한 여러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일례로 '이니스프리 공병 수거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2200t의 화장품 공병을 수거했으며, 수거한 공병은 리사이클링하거나 예술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등 다양하게 재탄생시켰다.

아모레퍼시픽과 양대산맥 LG생활건강도 ESG 경영 일환으로 'ESG 위원회'를 신설해 친환경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군부대, 독거노인가구 등에 다양한 생활용품과 음료를 기부하며 ESG 활동을 전개했다.

애경산업 역시 생활용품·화장품 용기·리필 포장재 단일 소재화, 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백색·투명 포장재 개발과 플라스틱 용기 회수 등 친환경 경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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