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은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에 함께하며, 자유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아름다운 축전이다. ⓒ장영식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은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에 함께하며, 자유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아름다운 축전이다. ⓒ장영식

매년 부산에서는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은 금정산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에서 다양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3일 오전 11시 부산역 광장에서는 부산의 문화예술인들이 군사 쿠테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을 상징하는 금어도 함께했습니다. 금어는 오랜 옛날 오색 빛이 하늘을 가득 메우던 날, 금빛 물고기가 금정산으로 내려와 즐겁게 놀다 돌아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물고기입니다.

 

부산 민예총 연극인 황미애 씨가 금어와 함께 군사 쿠테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민중들을 기억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부산 민예총 연극인 황미애 씨가 금어와 함께 군사 쿠테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민중들을 기억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미얀마 민중들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공연 중에서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창녕 우포로 정착한 김은희 우창수 부부와 개똥이합창단의 공연이었습니다. 개똥이합창단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에는 꽃으로 단장한 운동화가 들려 있었습니다. 운동화를 장식한 꽃들은 우포 들녘에서 피고 지는 들꽃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운동화는 길 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자유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창녕 우포에서 온 개똥이합창단의 손에는 꽃으로 단장된 운동화가 들려 있었다. 이 운동화는 불의에 저항하며 길 위에서 쓰러져갔던 자유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장영식
창녕 우포에서 온 개똥이합창단의 손에는 꽃으로 단장된 운동화가 들려 있었다. 이 운동화는 불의에 저항하며 길 위에서 쓰러져갔던 자유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장영식

저는 운동화들을 바라보며, 5월 광주 금남로에서 꽃잎처럼 쓰러져갔던 자유인들의 영혼을 기억했습니다. 김의기와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기억했습니다. 미얀마에서 군인들의 총칼에 쓰러져 갔던 영혼들을 기억했습니다. 자유의 바람과 숨결을 느꼈습니다.

미얀마 민중들과 5월 광주와 연대하는 개똥이합창단이 “선생님, 광주의 오월을 아세요?”를 합창할 때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자유를 위하여 희생하신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부산역 광장에서 만난 김은희 우창수 부부와 개똥이합창단의 모습. ⓒ장영식
부산역 광장에서 만난 김은희 우창수 부부와 개똥이합창단의 모습.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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