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는 내편 니편 없어... 잘하면 칭찬, 못하면 비판하자”
“정치에는 내편 니편 없어... 잘하면 칭찬, 못하면 비판하자”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1.07.07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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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기생충의 벗’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3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서민 교수(2013년 위클리서울과 인터뷰 당시 모습)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서민 교수(2013년 위클리서울과 인터뷰 당시 모습) ⓒ위클리서울/ 최규재 기자

- ‘조국의 시간’이 여전히 화제다. 웬만한 작가들 책보다 판매부수가 많다.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 나도 읽어봤는데, 책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 조국을 지지하는 이들이 페이스북과 인터넷에 쓴 글들을 모은 게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어설픈 자기 변명이다. 책이란 모름지기 재미가 있거나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둘 다 아니다. 표지에 조국 사진이 근사하게 나온 게 유일한 장점이랄까. 그런데도 이 책이 많이 팔리는 건 그만큼 정신나간 사람이 많다는 거다. 조국은 원래 잘 먹고 잘 살던 특권층이고, 더 잘 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사람인데, 조국 표현대로 개천에서 사는 ‘가붕개’들이 조국 불쌍하다고 난리를 치고, 그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책을 사는 건 기이한 일이다. 벌써 30만권 정도가 팔렸다는데, 그럼 5억원 정도를 인세로 가져간다. 그래도 그들은 말할 것이다. “우리 조국님 불쌍해서 어떻게 해.”

 

- 조국 전 장관의 거짓말에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서 교수를 비롯 집단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 조국은 우리 사회를 분열시켰고, 수많은 이들이 가족, 친지, 지인들과 갈라서야 했다. 그 후유증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짙게 남아있지만, 조국은 여기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 그 소송에서 이길 거라 생각진 않지만, 최소한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 이 정도는 말해주고 싶었다.

 

- 조 전 장관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심정인 것 같다.

▲ 정경심이 4년형을 받은 건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는 탓도 있다. 그렇게 무죄라고 우겼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그를 따르던 ‘대깨문들’을 실망시킬 수도 없고 말이다. 그래도 조국은 억울하다 얘기하기 전에, 자기를 도와줬던 이들이 고초를 겪는 것에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 맞지 않을까. 최강욱 의원이 두 번이나 실형을 받았고, 논문을 도와준 단국대 교수도 검찰조사를 받는 등 고초가 많았다. 자기가 진작 죄를 인정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지 않은가. 한번 거짓말을 하면 그 뒤 수많은 거짓말을 더 해야 한다는 옛말을 떠올리길 빈다.

 

- 현 정권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인 ‘문빠’를 비판한 적 있다. ‘문빠’들의 활동을 우려했었는데, 지금 보기에 어떤가.

▲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게 과거 제가 쓴 그 내용들이다. 무조건적인 지지가 정권에 해가 된다는 말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조국이 장관으로 지명되고 비리가 터져나올 무렵,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30%대 후반이었다. 그게 4%였다면 어땠을까. 지지율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문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랬다면 진중권 선생님은 여전히 동양대에서 조용히 살고 계셨을 테고, 조국흑서도 없었다. 하지만 광적인 지지는 조국을 내치지 못하게 만들었고, 결국 문재인 정권은 그 민낯을 드러냈다.

 

- 서 교수도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부터 비판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입장이 달라진 것 같은데.

▲ “조국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모였네.” 요즘 정치 관련 모임에 가면 이런 말을 하며 웃곤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수에 표를 던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평생 진보를 내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알고 살아왔는데, 그걸 조국이, 그리고 문재인이 깨준 것이다. 지난 총선 때는 아무리 그래도 보수는 못찍겠다 싶어 허경영의 혁명배당금당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어막도 다 없어졌다. 내년 대선부터 시작해 앞으로는 쭉 보수만 찍을 것이다. 물론 문재인만큼 엉망인 보수정권이 들어선다면 그때는 좀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다시 진보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 현 정부의 공과를 논하자면.

▲ 공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진보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알려준 것이다. 그들은 입으로만 정의를 외쳤을 뿐, 실제로는 무능에 쩔어 있는데다 비리에는 보수보다 더 열려 있는 자들이었다. 진짜 견디기 어려운 점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는 사실이었다. 내 추측이 맞다면 앞으로 보수가 수십년간 집권할 것 같은데, 이건 전적으로 문 정권의 공이다. 과는 지금까지 문정권이 했던 모든 것들이다. 숨 쉬는 것 빼곤 다 ‘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대선 후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서 교수가 보기에 현재 적합한 인물이 있는지.

▲ 윤석열이 야권에서 1위, 이재명이 여권에서 1위다. 이재명은 친문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니 이들이 계속 1위를 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히 이재명의 입지가 더 불안한데, 이 와중에 친문 표를 노리고 추미애까지 뛰어들었으니, 야권보다 더 흥미진진해 보인다.

 

- 요즘 서 교수 편(?)은 누가 있나, 진중권 교수와도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 진 선생님과는 원래 비즈니스 관계였다. 책을 쓰느라 일시적으로 모인 것일 뿐, 평생 같이 갈 동지는 아니다. 그리고 난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은 편이다. 이 나이에 새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조국흑서 팀에서는 김경율 회계사와 친하다.

 

- 현재 지지하는 정치인이 없는지. 그리고 향후 대선후보로 나왔으면 하는 인물은 없는지.

▲ 야당에서 누가 나오든, 단일후보가 된다면 지지한다. 향후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분은 윤희숙 의원이다. 도대체가 단점이 없다. 경력도 화려한데다 매일같이 일찍 국회에 출근해 공부까지 한다지 않는가. 이재명 지사와 페이스북으로 토론하는 걸 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당장은 어렵다 해도, 차차기 정도는 노려봄직한 인물인 듯싶다.

 

- 정치.사회적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국민들에게 덕담을 건네자면.

▲ 정치에는 내편 니편이 없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비판하자. 그래야 정치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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