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LG家, 잇따른 내부 잡음에 ‘곤혹’ 
잘나가던 LG家, 잇따른 내부 잡음에 ‘곤혹’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1.07.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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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압도적’ 실적 낸 LG전자…생활가전 세계 1위 오르기도
LG그룹,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논란·LG생활건강 막말 논란 등 내부 잡음에 신음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앞두고 LG그룹 내부 잡음…하반기 공모 청약에 영향 갈까?
여의도 LG트윈타워 현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여의도 LG트윈타워 현판 ⓒ위클리서울 /우정호 기자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코로나19로 산업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생활가전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LG그룹의 기둥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LG그룹은 최근 채용 청탁 비리로 재판에 회부되고, 최연소 임원 발탁으로 화제가 됐던 LG생활건강의 여성임원이 ‘막말 논란’으로 대기발령 되는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LG그룹은 현재 몸값만 최대 100조원으로 추정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예비심사 중에 있어 올 하반기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부 관리 부실로 인한 악영향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압도적’ 실적 낸 LG전자…생활가전 세계 1위 오르기도

LG전자는 가전과 TV 부문의 판매 호조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2분기 기준으로 1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매출도 17조1천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2분기 최고 기록을 깼다.

이번 실적에는 생활가전(H&A)과 TV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LG전자가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는 에어컨 성수기 진입 등에 힘입어 생활가전(H&A)에서 7천500억∼7천8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9천억원을 넘어섰던 1분기에는 못미쳤지만, 통상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낮았던 것을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펜트업(억눌린)과 집콕 수요가 2분기에도 계속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 라인인 '오브제컬렉션'의 패키지 판매 증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LG전자는 2분기 기준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월풀(Whirlpool)을 큰 격차로 앞서며 생활가전 부문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월풀은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1.7% 상승한 53억2천400만달러(약 5조9천700억원)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LG전자는 앞서 1분기에서도 매출 6조7천81억원을 기록하며 월풀(약 6조원)을 7천억원 이상 앞섰다.

이에 올해 상반기 매출은 LG전자가 약 13조5천억원, 월풀은 11조9천억원가량으로, 양사의 격차가 1조6천억원 가량 벌어지게 됐다.

하반기에도 작년 수준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매출도 LG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국내 백화점 내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점에 조성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체험존 ⓒ위클리서울 /LG전자
국내 백화점 내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점에 조성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체험존 ⓒ위클리서울 /LG전자

LG그룹,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논란·LG생활건강 막말 논란 등 내부 잡음에 신음 

LG전자가 상반기 압도적 실적을 내며 LG그룹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LG그룹은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LG그룹은 사회고위층 자녀들을 청탁받고 취업시켰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LG생활건강의 ‘막말 논란’까지 번지며 신음 중이다.

지난 19일 국내 한 언론사는 'LG그룹이 사회 고위층 자녀들을 취업청탁 받아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LG전자 인사 관련 전‧현직 임원 8명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가 법원에 의해 정식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22일 선고 공판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다음달 26일로 변경했다.

LG전자는 ‘GD(관리대상)리스트'를 통해 사회고위층의 청탁을 받아 자녀 등을 채용하고 조직적‧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이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GD는 ‘관리’와 ‘대상’의 첫 자음을 알파벳으로 표기한 약칭이다.

LG전자 전·현직 임원 8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LG전자 신입사원 선발과정에서 ‘GD 리스트’에 올라있는 인사들의 자녀 등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한 언론에 따르면, 해당 리스트에는 중앙부처 및 국세청, 조달청 등 고위 관계자, 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대 교수 등 40여 명의 명단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트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한 중앙부처 고위공직자의 딸은 LG전자 대외협력팀을 통해 LG전자에 채용됐다. 해당 공직자는 정보통신부의 핵심 보직을 거친 정통 기술 관료로, 딸의 입사를 전후해 통신정책을 담당한 것을 알려졌다.

국세청 간부는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청탁해 조카를 입사시켰고, 국세청 다른 간부도 LG전자 상무급에 아들의 취업을 청탁해 합격시켰다.

교육청 조달 관계자의 아들은 LG전자 부사장의 청탁으로, 조달청 국장의 딸은 LG전자 상무의 청탁으로 채용됐다.

현 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사장을 지낸 서울대 교수의 딸과 서울 한 지방법원에 재직 중인 부장판사의 동생도 이름이 올랐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사기업의 채용재량 측면에서 업무방해가 성립될 요인은 없다’는 주장이다.

광화문 LG생활건강 본사 ⓒ위클리서울 /LG생활건강
광화문 LG생활건강 본사 ⓒ위클리서울 /LG생활건강

한편, 상반기 매출 4조 581억원, 영업이익 7,063억원으로 사상최대 상반기 실적을 낸 LG생활건강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일 역대 최연소 임원으로 업계와 회사 내부에서 화제가 됐던 LG생활건강 A 상무(37)가 사내 막말 논란에 휩싸여 대기발령 조치됐다고 밝혔다.

A 상무는 2019년말 LG생활건강 인사에서 당시 35세 나이로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되며 업계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A 상무에 대한 대기발령조치는 익명 직장인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로부터 시작됐다. 블라인드 작성글에 따르면 A 상무는 ‘사람한테 대놓고 후지다, 바보냐, X신이냐, 모자라냐’ 등의 각종 인신공격성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위클리서울과의 통화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해당 임원은 조사 중 원활한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발령조치가 내려졌다”며 “해당 업무는 다른 임원이 대신 맡고 있다”고 밝혔다.

ⓒ위클리서울 /LG에너지솔루션
ⓒ위클리서울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앞두고 LG그룹 내부 잡음…하반기 공모 청약에 영향 갈까?

한편, 몸값만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장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LG전자, LG화학과 더불어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 전지를 주로 생산해 LG그룹의 미래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3조원 규모였으며 국내외 임직원 수는 약 2만 2000명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큰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심사와 공모주 청약을 거쳐 3분기(7∼9월)에 상장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100조원의 규모로 상장된다면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몸값이 비싼 기업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액은 무려 1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역대 최고 공모 규모다.

그러나 LG그룹의 잇따른 내부 논란으로 공모주 청약시장에서의 확실성이 불투명해질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 생기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금융 관계자는 "최근에 LG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내부 잡음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장 전까지 내부 잡음을 얼마나 많이 해소하는지가 또 하나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위클리서울은 LG그룹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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