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 SM그룹-에디슨 2파전 양상 속 인수 참여업체 11곳으로 늘어
11년 만에 쌍용차 인수 재도전하는 SM그룹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위클리서울 /쌍용차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위클리서울 /쌍용차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지난 4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1개 업체가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자금력을 갖춘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쌍용차 본입찰 마감 일자는 9월 15일로 정해졌으며,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오는 9월 말 쌍용차의 새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인수전 SM그룹-에디슨 2파전 양상 속 인수 참여업체 11곳으로 늘어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달아오르면서 매각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자산 재평가 이후 쌍용차 가치가 다시 오르면서 당초 9곳이었던 인수전 참여업체는 11곳으로 늘어났다.

인수 경쟁이 뜨거워진 이유는 쌍용차가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차 개발 비전을 보여준 데다, 자산 재평가 결과 자본잠식률이 기존 112%에서 98.8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9000억 원 대로 평가받아온 85만㎡ 규모 평택공장 부지를 지자체와 협업해 ‘미래 전기차 개발 기지’로 변경하면 가치가 1조5000억 원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 것도 한 요인이다.

이번 쌍용차 인수전의 최대 관심사는 인수에 투입될 자금 규모다. 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 공익채권 약 3,900억원과 앞으로 추가 투입될 비용을 포함해 실제 인수 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유력 인수 후보는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 카디널원모터스 등 3곳으로 압축되는데, 이 중 자금력을 갖춘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SM그룹은 국내 재계 순위 38위 대기업으로, 인수에 필요한 초도 자금은 물론 이후 운영자금을 포함한 1조원 가량을 ‘내부 자금’만으로 확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이에 비해 에디슨모터스·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1조원대 인수 자금’을 마련치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 사모펀드인 KCGI가 합류하면서 SM그룹과 대등한 후보군의 위치에 올라섰다.

ⓒ위클리서울 /각 사
ⓒ위클리서울 /각 사

11년 만에 쌍용차 인수 재도전하는 SM그룹 

SM그룹은 11년 만에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쌍용차의 유력 인수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SM그룹은 지난달 말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며 쌍용차 인수를 공식화했다. 

1988년 삼라건설을 시작으로 몸집을 불린 SM그룹은 제조, 해운, 미디어, 레저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대한해운, SM상선, 남선알미늄, SM우방, 경남기업, SM스틸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SM그룹은 올해 기준 자산규모 10조4,520억원으로 재계 38위의 기업집단이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원과 2,000억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SM그룹은 한때 계열사가 65개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M&A를 반복했는데 그룹 재무구조는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평가다.

SM그룹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우오현 회장은 “인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자체 보유 자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M그룹은 보유 현금만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반기 SM상선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PO 공모 규모는 상장 예정 주식(7,963만3,458주)의 30%다. 최근 해운업 호황기를 감안하면 기업 가치는 최대 3조원이 넘길 것으로 전망돼 쌍용차 인수 시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M그룹은 지난해 한진중공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또 지난달 골프장 옥스필드CC를 1,300억원에 매각하면서 현금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한편 SM그룹의 쌍용차 인수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0년 쌍용차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SM그룹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최종적으로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당시 인도 자동차회사 마힌드라가 최종 인수자로 낙점된 바 있다.

SM그룹은 이번 쌍용차 인수 재도전을 통해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남선알미늄은 차량 범퍼와 금형 제조를, 지난해 말 인수한 SM화진은 차량 내외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또 화학계열사 티케이케미칼 자동차 시트 등에 활용되는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쌍용차 차세대 SUV KR10 디자인 스케치 ⓒ위클리서울 /쌍용자동차
쌍용차 차세대 SUV KR10 디자인 스케치 ⓒ위클리서울 /쌍용자동차

컨소시엄 통해 인수자금 마련 성공한 에디슨모터스 

SM그룹의 경쟁 상대로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거론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1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98억원과 28억원 규모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속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가 먼저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을 밝히며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최근 KCGI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면서 쌍용차의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사모펀드 KCGI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전기버스 생산업체 에디슨모터스 등은 쌍용자동차 인수전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체적으로 4천억원 이상을 조달하고, 키스톤PE와 KCGI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천억원 가량을 투자받아 인수자금 8천억∼1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천700억원을 확보했고,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천5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 후에도 내연기관 생산을 유지하면서 차츰 전기자동차도 생산해 나갈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승용차에 적용해 쌍용차를 글로벌 전기차 생산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지난 10일 협약식에서 "쌍용차를 정상화시키고 회생시키기 위해 힘을 모았다"며 "몇 개월 전부터 KCGI에 함께 하자고 설득했다고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에디슨모터스 같이 작은 회사가 어떻게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느냐는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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